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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바쁜 아침 출근길. 앞에서 자동차학원 도로연수 노란 차가 신경을 건드린다. “왜 하필 아침 출근시간에 도로에서 민폐를 끼치나 하는 짜증나는 마음에 클랙슨 한번 누르려다 불현듯 나의 40년 전 면허증 땄던 그 시절이 떠올라 슬며시 혼자 웃었다. 필기시험은 한 번에 만점을 받고 의기양양하게 합격했는데 실기시험은 몇 번 떨어져 필기시험도 다시 보고 전라도 전주까지 가서 겨우 합격했었다. 도로연수 처음 나간 날 옆자리 강사한테 지적당하며 핸들 잡아준다며 가슴에 와 닿는 불쾌한 접촉도 참으면서 수원에서 인덕원 사거리까지 운전해서 도착하고는 아들한테 전화를 걸어 ”엄마가 운전해서 인덕원까지 왔다" 소리쳐 알렸다. 나도 웃고 아들도 웃으며 엄마 장하다고 했었다. 그때 느낀 희열과 감동은 설렘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던 듯 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생각해보니 초보의 입장으로 시작하는 일이 어디 운전뿐이겠는가, 운전은 극히 사소한 생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기고ㆍ서통여론
한희숙 수필가
2024.04.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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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외롭게 피었어도햇살이 안아주고바람이 쓰다듬고산새들 노래 부르고별빛이 눈 맞춰주니절대로 외롭지 않아단지하냥 두려울 뿐이야 바람에여린 꽃잎 떨어지면잊힐까 봐 약력2015년 풍경문학 등단2022년 수원문인협회 회원2023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 시평(詩評) 시인의 눈빛에서 우리는 무시로 시를 읽는다. 슬프거나 외롭거나 우울할 때, 시인의 마음이 우리에게 와 닿는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박재성 시인은 시가 무엇인지를 알고 시를 쓰는 우리 수원문인협회의 보물이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그는 자신의 시를 묵묵히 쓰고 있다. 그리고 까페에 아무렇지도 않게 글을 올린다. 그 만의 글 쓰는 방식이다. 혹자는 시를 써 놓고도 누구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만 보는 것은 독자에 대한 결례라고도 한다. 그 부분에 동감하고 찬성한다. 시를 읽고 싶으면 서점에 가라는 말이 있듯이 박재성 시인의 시를 읽으려면 수원문협에 들어오라. 문협까페에 들리면 언제든지 그의 시가 보인다. 이번 박재성시인의 시는 「바람
기고ㆍ서통여론
마루 박재성 시인
2024.04.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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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거실이 안방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거실은 답답하지 않아서 좋았다. 밖이 환히 보이는 느낌을 혼자만이 간직한다는 것만 해도 저절로 입 꼬리가 올라가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건 아주 자랑스럽고 은밀한 비밀이다.그는 커튼 치는 것을 싫어했다 커튼에 관해서 이야기 하려면 집을 짓는 일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결혼 한지 몇 개월도 안 돼서 우리는 토개공에서 분양하는 땅을 운 좋게도 추첨을 받았다. 그 일은 지금 생각해도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었다. 머릿속에는 누구의 노래처럼 ‘집짓고 꽃 심고 살림 차려서 세우자 새나라’ 하며 꿈같은 집을 그리고 있었다. 그 일은 현실이 되었고 곧바로 일 년도 안 돼서 우리는 집을 지었다. 집 설계는 그가 혼자서 밤마다 끙끙거리며 구도를 잡았다.그는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제일가는 건축가에게 직접 찾아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조언을 받았다. 그리곤 이루지 못한 그만의 꿈이었던 건축가가 되어서 이리 저리 꼼꼼하게 설계를 하더니 직영으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시인,수필가, 수원문인협회 명예회장
2024.04.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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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용접은 고열과 강한 빛을 발산하여 주변에 화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작업이다. 따라서 용접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용접 작업 중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소방청 자료에 의하면 공사장 화재는 10건 중 4건이 용접작업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 2014년 고양시 종합터미널 화재, 2020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원인 역시 용접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하였다.용접으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은 첫째로, 용접 작업 시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이 그 위험을 증가시킨다. 용접 작업은 환기가 잘 되고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낮은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나 가스관 등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둘째로, 용접 작업 중 안전규정을 따르지 않는 것은 큰 위험이 따른다. 안전 고글, 보호복, 화재 진압 장비 등의 안전 장비를 착용 및 사용해야 한다. 또한, 현장에 소화기를 비치하
기고ㆍ서통여론
이철수 기자
2024.04.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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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차량 운전은 많은 책임을 수반한다. 운전자는 자신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중 하나가 차량용 소화기의 설치이다. 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운전자는 차량용 소화기 설치를 의무로 여겨야 한다.많은 국가에서는 차량용 소화기 설치를 법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운전자가 긴급 상화에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이다. 소화기를 보유하지 않는 경우 벌금이나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운전자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차량용 소화기의 설치는 운전자의 긴급 대응 능력을 강화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소화기를 보유하고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운전자의 안전 뿐만 아니라 주변 차량 및 보행자의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차량용 소화기의 설치는 운전자의 사회적 책임을 반영한다.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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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4.04.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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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재빨리 몸을 움칫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짓이겨질 거였으면 때를 알고 기다렸어야 했는데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계산으론 일어 날 수 없는 일이었다.그동안 나무가 많아 살기 좋았던 이 집에 조경사들이 들이 닥치며 목장갑을 낀 손으로 마당의 이곳저곳을 분주히 가리키고 있었다. 이내 요란한 기계음과 함께 튀어나온 가지와 무성한 잎이 거침없이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역시 그랬구나. 이럴 리가 없는데 웬일인가 싶었다. 망쳐진 거미줄은 축 쳐진 가는 끈 한 오라기를 힘없이 늘어뜨린 채 바람에 덜그렁덜그렁 그네타기를 하고 있었다. 거미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이끌며 나무꼭대기를 향해 기어 올라갔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마당 한구석에 나사가 헐거워진 낡은 바람개비가 힘겹게 돌아가는 게 보였다.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아침에 거미줄에 걸린 선녀벌레와 날파리를 포식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이 희뿌옇게 보였다. 그저 내 방식대로 높은 곳에 기어올라 몸을 던지며 가지마다 엮은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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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선 수필가
2024.03.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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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침묵은 늘 아슬했습니다돌아보면아무것도 잡지 못한 창백한 손무수한 생각만이 분주했던 길 시간의 고요는 늘 아득했습니다돌아보면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빈 그림자무수한 사념만이 소란했던 길 방향 모를 이정표촉수 낮은 더듬이 아! 세상에! 이제사 눈에 드느니 이순의 언덕저기 들판을 피고 지는풀꽃 같은 한 생애 순리의 생각이면 족한 것을저기 샛강을 흘러가는강물 같은 한 생애 겸손의 사념이면 족한 것을흔쾌히 그 길 걸어가야만 하겠다 가슴에 새겨보는 내밀한 다짐 약력2016년 수원시의회 사무처장 명예퇴직(지방 이사관)대한행정사회 초대 경기남부지부장 역임(2022,2,7-2023,6,9)한국문인협회회원. 수원문인협회수석부회장역임(현,이사),인사동시인협회회원바람의 통로 등 시집 6권출간 시평(詩評)‘풀꽃 같은 한 생애’와 ‘저기 샛강을 흘러가는 강물 같은 한 생애’의 시말이 눈길을 끌고 있다.이어 ‘겸손의 사념이면 족한 것을/흔쾌히 그 길 걸어가야만 하겠다’며, ‘가슴에 새겨보는 내밀한 다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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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담 시인
2024.03.2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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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마침표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그 존재의 개수는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개수와 상관없이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온다. 예를 들면 어떤 일을 마치고 난 후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거나 과대망상증에 사로 잡혀 주위사람들을 괴롭히기도 한다.일상의 마침표는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제일 먼저 만난 처음의 마침표는 현재보다 조금 젊었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오랜 시간의 마감으로 예견된 일이었다. 옆도 보지 않고 스스로의 삶에 함몰된 세월이라 그다지 서글프거나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되어질까 봐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준비라면 어색할지 모르는 많은 꿈을 꾸었다. 일종의 자격증도 여러 장 챙겨 두었고, 창밖으로 나가는 첫 단추라고 생각하며 설레이기도 했다. 사무실도 차리고 싶었고 좋아하는 취미생활도 할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그 보다는 했던 일의 연장에 무게를 두었다. 혹자는 너무 오랫동안 직업을 가지는 것은 앞으로 나가는 일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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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시인,수필가, 수원문인협회 명예회장
2024.03.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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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기사보내기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톡(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모든 일에 대해 계획을 세우며 상상력이 풍부한 전략가”... 내가 그렇다고?? 얼마 전 심심풀이로 해본 MBTI*라는 검사가 내 성격이 그렇다고 알려준다. 결과에 의하면 나의 성격유형은 INTJ-T이다. 친절하게도 이 검사는 나와 잘 어울리는 성격과 정반대인 성격유형까지도 안내해준다. 이제부터 사람을 만나면 성격유형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저와 잘 어울리는 성격유형이라니 반갑습니다. 죄송하지만 저와는 성격이 상극이라니 만나지 맙시다. 이래야 하나? 하긴 예전에도 과학적 근거나 신뢰성이 빈약한 ABO 혈액형으로 성격을 넘겨짚던 시절이 있었다.나의 결혼 적령기였던 80년대까지만 해도 흔했던 중매쟁이는 꼭 남녀의 혈액형을 먼저 물어보았다. 특정 혈액형과는 궁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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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준 수필가
2024.03.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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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의 하나인 경칩이 봄의 문턱을 넘어 산과 들의 만물을 깨우느라 야단이다. 그 소리 요란해서 어디 잠을 잘 수가 있느냐고 아우성인건 사람뿐이려나. 우수와 춘분 사이의 절기로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하는 중요한 절기이다.잠자던 개구리도 놀라서 튀어 나온다는 경칩에 아침부터 설레이거나 놀람은 커녕 무료함 덕분에 느긋하고 길게 엎드려 있으려니 슬슬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묵직하고 무언가 걸린 느낌이 있는가 하면 메스꺼운 징조가 내리앉을 정도로 기분이 썩 좋지 않다.하는 수 없이 소화제 한 알을 입에 넣고 떱떠름하게 물을 마신다. ‘벌써 이렇게 맥이 풀려서 어쩐다?’ 속으로 꼬시래기 같은 생각이 훅 솟구친다.그러면 메스꺼움도 해소 시킬 겸 보통리 호숫가를 몇 년 만에 걸어 보기로 했다. 핸폰을 갈아 작동법도 정확히 잘 모르는데 며칠 전 보아 두었던 앱을 얼른 찾아 열어 본다. 만보기다.‘그럼 그렇지, 오늘부터 대차게 걷기운동부터 하고 차츰 요가, 수영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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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4.03.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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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기다림과 그리움하얗게 읽어 내리던 목련나무중력과 낯선 바람에 몸살 않는다 달빛아래 활짝활짝 피어나는백로들의 춤사위 어둠속 환히 빛나던 꽃이 지고 있다지면(地面) 위에 널려 있는 꽃 울음한쪽 귀 내어주고 말없이 듣는다 찬바람이 나무를 훑고 지나간다후두둑 후두둑 꽃이 빗방울처럼 떨어진다나무는 어제처럼 꽃길 만들어 놓고환하게 웃고 서 있다 비는 내리고 꽃은 떨어지고무슨 할 말 있는 듯하여 나는나무 아래 서 있다 약력수원문인협회 회원열린시학 신인작품상 수상시집『그래도 꽃이다』동시조집 시평(詩評)아직은 이른 봄 문득 김애숙 시조시인의 시 ‘목련나무 아래서’를 수원문인협회 까페 신문투고 원고 방에서 찾았다. 그의 시조집 『발가락이 꼬물꼬물』을 가지고 학교 문학 강의를 나간 적이 있었다. 어린 학생들에게 딱 맞는 명문장의 시어들이 그녀의 고운 마음속에서 창작의 문장으로 탄생한 것을 느끼며. 특별히 계절로 보면 이른 감이 없지 않은 ‘목련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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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숙 시조시인
2024.03.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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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아래 머리 채 툭 떨어져도님 향한 붉은 순정 영원히 변치 않네첫날밤 하얀 이불 위에앵혈鶯血로 맺은 언약 눈보라 사납게 치던 밤 꽃피운 사랑이승과 저승도 갈라놓지 못하네동백꽃 백설에 깨어붉은 이슬 맺혔네 2014년 대한 문학세계 등단한국문인협회 회원수원문인협회 회원이든 문학회 부회장시와 늪 문인협회 이사저서 : 『고래와 달』 『살아있는 것은 왜 뜨거운가』동인시집 : 16인의 사색노트, 문학 어울림시와 늪 작가상 수상제6회 홍재 문학상(대상) 수상 시평(詩評)아침에 눈을 뜨니 기대하지 않던 함박눈이 하얗게 쌓여 환희를 부르고 있다. 작년도에 약속했던 기억이 뜨겁게 솟아오르는 순간이다. 마치 너의 기억을 되살려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라는 것처럼. 지난 가을 김세홍 시인의 시 ‘동백꽃’을 받아 놓고 게재하는 시기를 놓쳤었다. 문득 하얀 눈 속에 순수의 경이를 가지고 온 오늘 다시 ‘동백꽃’ 시가 피어나는 걸 느꼈다. 그의 시집 『살아있는 것은 왜 뜨거운가』 탄생의 축복처럼. 두 번째
기고ㆍ서통여론
김세홍 시인
2024.02.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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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의 교육공무원생활을 하다가 퇴직했다. 그저 여유롭게 마음은 놀고 싶었다. 하지만, 한가하면 떠난 친구가 생각나 견딜 수가 없다.바쁜 일상이 내게는 최고의 약이라 생각된다. 다시 계약직으로 8년 째 출근한다. 아침에는 여행 가는 듯 분주히 일어나 버스를 탄다. 오가는 차들과 나날이 변하는 가로수와 도심의 풍경들을 구경한다. 퇴근 때는 관광을 다녀오는 기분으로 집으로 온다. 항상 이어폰을 끼고 강의를 듣고, 저녁 시간은 교재와 동영상을 들으며 공부한다.오늘도 출근하여 꽃들의 전당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따르릉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택배전화다.“서울 스튜디오 쉼표에서 보낸 착불 우편물인데, 집에 계시는 지요?”“아닙니다. 직장이니 집 아래 슈퍼에 맡겨 주세요. 요금도 슈퍼에서 받아 가세요.돈 드리라고 전화하겠습니다.”오전 10시쯤 전화를 받고 온종일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예쁘게 잘 수정해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나왔을까?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래층 슈퍼에서 우편물을 찾아 개봉했다
기고ㆍ서통여론
권점늠 수필가
2024.02.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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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 봄을 재촉하는 빗소리가 지난밤을 예고편으로 축축한 한나절을 보내게 하고 있다.가끔 약간의 눈발도 함께 섞여져 찔끔찔끔 보챈다. 무엇을, 어쩌라고, 물음표를 점잖게 마음 한편으로 밀어 두고 어제의 약속에 끌려서 밖으로 향한다.그녀는 H증권의 사원인데 이재에 밝지 못한 주위사람들에게 세금계산이나 연말정산에 보탬이 되는 정보를 전해 준다. 늘씬한 키에 미모 또한 빠지지 않는 그녀는 외형에서 오는 매력보다 내면의 심성이 가히 일품이다. 잃어버릴 만하면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보험수가나 계약관계까지 확인도 해 준다.옛날 그녀는 잘나가는 금융계 세일즈 우먼이었다. 그녀의 말로는 겉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일에 신물이 나서 모든 걸 접고 증권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지만 잘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주변에 금융계 관련 사람들을 잘 알고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갈 수 있는 일이다. 오늘도 점심을 먹자며 그녀가 불렀다. 이번에도 분명 무언가를 제의하고 약간의 혜택을 주려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수원문인협회 명예회장
2024.02.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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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10월 10일 새벽 1시 조금 넘은 시각, 고요하던 방안에 남편의 전화벨이 울린다. 아버님으로부터 온 전화는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떨리고 두렵고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 소리는 천지마저 흔들어 놓았다. “큰일 났어, 네 엄마가 숨을 쉬지 않아…” 깜깜한 밤은 온통 샛노랗게 변하고 바닥은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흔들거려 주저앉고 말았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 어느 날 갑자기 한밤중에 홀연 듯이 찾아온 것이다. 대충 짐을 챙기고 혼자 사는 둘째 아들에게 전화 걸고 아들 집을 경유하여 세종여주병원으로 달렸다. 어머니는 심폐소생술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끊어진 숨이 잠시 돌아왔다가 다시 끊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병원에서도 이제는 보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숨이 막히고 피를 토하고 가슴에 압박을 느끼고 잠시 멎었다가 다시 핏덩어리가 나오면서 어머니는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제 심장도 제 기능을 다한 듯 다시 뛰지 않는다.병원에 도착, 어머니는 이미 하얀 포에 덮여 있었다
기고ㆍ서통여론
정다겸 시인, 시낭송가, 방송인
2024.02.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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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많은 세상 언제든지 내 맘대로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그런 곳이 아닙니다 사람이 오고 가는 그 길은 신들의 영역빈손 맨발로 왔다가 산전수전 겪으며만리장성 쌓아놓고 아침 이슬처럼 살아지는 초로 인생길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세상에서가장 소중한 사람 사랑이란 이름으로 뿌리내린 지구촌 피어난단 한 송이 필 때도 질 때도 향기 그윽한젖과 꿀이 흐르는 꽃 중의 꽃입니다 약력2016년 『문파문학』 등단동남문학회 회장 역임수원문인협회 회원제 14회 동남 문학상 수상저서 『언어의 그림』 『달빛 체온』 시평(詩評)가끔 문협에서 만나는 원경상 시인은 시인이기 전에 온전한 봉사활동가다. 흔희 말하는 봉사정신이 영혼 속에 깃들어 있는 꿋꿋한 의식이 살아있는 시인이다. 그는 결코 자기를 내세우는 법이 없고 묵묵히 세상일에 순종하는 성자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남들이 느끼지 않는 자기만의 시선으로 시의 소재를 잡는다. 이번 시에서도 그만이 갖고 있는 당신이란 삼인칭으로 세상의 사람
기고ㆍ서통여론
원경상 시인
2024.02.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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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요일 아침은 묵직하지 않아서 좋고 할 일이 없어서 좋아”거울을 지그시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따뜻한 침대 속으로 다시 들어가 눕는다.얼마만인가? 스스로를 얽매어 놓고 부풀어 버린 배를 감싸 안으며 시간을 붙잡지 못해 안달하던 날들, 이제 그 시간은 저만치 물러서 한가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내가 쉬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 순간이다.거슬러 올라가면 어느새 이십여 년이 흘렀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올라서기를 하던 시간, 그리고 그 올라서기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맴돌던 날들, 그 순간들은 그저 허구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내가 없었으니까. 무언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고 그것들은 오로지 책임이란 굴레로 억지의 습성을 총총 감아쥐고 흔들었다. 남들이 다 가버린 사무실에서 젖은 솜처럼 무거워진 몸을 주체 못해 삼십여 분씩은 누워있어야만 했다. 나중에 가서야 갑상선 항진증으로 그렇게 무기력하고 힘들었음을 알게 된 것은 이미 만신창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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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4.02.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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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가 첫 번째 다룬 안건은 키드라 해적을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으로 인정해 준 것이었다.“우리의 이름은 새 출발하는 뜻으로 ‘네오9’로 짓겠다.” 태평양 깊은 바닷속에서 용왕처럼 군림하던 키드라는 23개의 위성과 해적별을 이끌고 태양계의 끝자리로 가 하델의 소원을 대신 이루었다(‘9’는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라는 뜻이다.).시리우스의 두 번째 안건은 왕자라 하더라도 몸속에 여럿이 아닌 하나의 몸만 넣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번의 정회 끝에 가까스로 통과되었는데 100일의 공고 기간을 거쳐 선포되는 것으로 했다.“고맙소, 시리우스 의장.” 알마크 대총독은 3군단을 재가 없이 움직인 일로 절대자로부터 경고를 받았으나 직위는 유지되었다. 시리우스 덕택으로 구명 탄원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아들아, 네가 또 나를 감동시켰구나. 그만큼 내 권위가 도전받는 것 같아 우울하다.” 절대자는 오르트 대제를 개과천선시킨 것을 감동하면서도, 괘씸한 것을 벌하지 못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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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4.01.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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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는 바이오껌을 두 개 받더니 한 개는 제 입에 넣고 한 개는 백구에게 주고는 하늘로 솟구쳐 날아올라갔다. 시리우스의 생각은 어미 유니콘에 눈빛보석과 은교를 태우려 했던 것이다.“흙에서 돋는 봄빛이 어쩜 저토록 고울까?” 눈빛보석과 은교는 시리우스가 풀밭을 걷고 싶어 하여 정자에서 내려가 연못가를 함께 걸었다. 시리우스는 이 일이 어떻게 결말이 나려는지 마음이 답답해 한군데 서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금잔디 밭에 보드라운 연두색 풀들이 물감 배어든 듯 색감을 더욱 선명히 하고 있었다. 아지랑이 따라 춤추며 날아다니는 노랑나비와 흰나비를 백구가 쫓아다니며 재미있어 하는 평온한 풍경이었다.“멍멍.” 초조한 시간이 얼마쯤 흐르자 나비를 따라다니던 백구가 하늘을 향해 짖었다.“따그닥! 따그닥!” 잠시 후, 하늘에서 유니콘 발굽 소리가 들렸다.“아니?” 셋은 소리 나는 곳을 올려다보고 하나같이 놀란 얼굴을 했다.흰 유니콘을 탄 알마크 대총독과 흑빛 유니콘을 탄 오르트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4.01.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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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함께 흐른다고 했다 그녀의 방에 어둠에 익숙한 그림자 산8번지 축대築臺에 누워있다바닥까지 내려온 지붕을 열고 그녀가 들어선다굳게 다문 이빨로이곳까지 바다를 물고 와 내려놓는다머리를 세우고 헤엄을 치던 때부터물살을 갈랐던 등지느러미 꺾고흐르고 싶은 곳으로 향한다낮은 창 아래나 축대를 내려와넓고 깊은 신작로에 이르러 물 밖 세상을 본다은백색 피부가 가볍지 않다꽉 다문 입꼬리 실처럼 살랑이고풀잎처럼 가느다란 몸이 숨탄것이라고모래 진흙을 헤집어놓는다무딘 날을 세우며 이빨 자국을 남긴다 물속으로 뛰어 든다길게 드리운 그림자차도에 누운 사금파리다물길에서 인 바람머리를 세우고 밀려든다페달을 밟는다 등지러미 일으켜 부등깃을 세운다*풀치: 갈치의 새끼 약력2002년 지구문학 등단수원문인협회 편집국장시집 비처럼 내리고 싶다남자의 방 시평(詩評)신경숙 시인의 시를 읽노라면 그녀의 세계는 얼마만큼의 깊이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그만큼 그녀의 시세계를 알고 싶은 욕구가 차오른다. 시가 아
기고ㆍ서통여론
신경숙 시인
2024.01.19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