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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부쩍 다가와 어깨를 어루만지는 느낌은 끈끈하고 질척했던 여름의 열기가 꼬리를 감추고 어느새 시원한 바람을 살갗에 느끼기 시작할 때부터다.바쁜 일상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피장파장인 일일 텐데 가끔은 혼자만이 그런 상황을 혼자만 겪는 양 축 처질 때가 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몰아친 일들이 서서히 마무리 될 무렵은 저녁이 어둑어둑해질때였다. 다른 날에 비해 너무 일찍 정리 되는 것 같아 안도의 마음을 내리 쉬면서도 무언가 숨찰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조바심이 났다. 다행인 것은 언제나 곁에서 도와주는 B가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된다.사랑스런 그녀는 언제나 내 곁에서 의연하다. 아마도 그녀의 생활이 어릴 적부터 책임감을 짊어지고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인내한 덕분이리라. 그녀가 있을 때는 아무리 바빠도 힘이 나고 기분이 좋다. 그녀만의 노하우가 전수되는 순간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자기 삶에서 최우선을 여백에 둔다. 그녀는 그렇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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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09.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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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봅니다가을이 마흔 번을 넘게 지나갔습니다댓잎처럼 서걱거리며잠 못 들던 바람도만월 아래 자지러지던풀벌레들 성애소리도푸른 비늘뚝뚝 떨어지던 하늘도문득,시시해 졌습니다 약력수원문인협회 이사한비문학 작가상미당서정주 시회 문학상『맹자외 서』번역서 및 시집 다수 시평詩評시인의 마음을 불현듯 건드린 가을이 주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산국이 피는 시간 멀리 물안개를 품은 강가에서 서걱이는 갈대소리를 들어 본적 있나요?묵묵한 낙엽의 저물어 가는 탄식을 들으려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느낄 형체 없는 무위의 시간 위에서 시린 날들에 대한 물음표의 향방을 당연히 물어 보리라 여겨집니다.오늘 김운기 시인의 시어 한 자락이 쿵 하고 심금을 울립니다. 뜨겁게 사랑하고 격렬하게 부딪쳤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명분들이 다 무엇인지요. 불현 듯 생각해 보니 시시할 수 밖에 없는 일상과 소중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던 이러저러한 일들이 가을이란 또 하나의 계절을 넘어가며 가슴에 멍 자욱 하나 남겨 놓습니다.당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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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기 시인
2022.09.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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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박정진 기자 =정부는 2021년 전국 89곳의 기초자치단체를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하였고 그 중 전남은 22개 시‧군중 16개가 해당된다. 해마다 농촌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재정은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정치권에서는 수 년 동안 많은 논의를 거듭하여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을 2021년 10월 19일 제정하였고, 2022년 9월 13일 동법 시행령을 제정하였다. 현재 전국의 지자체는 조례제정을 추진중이다.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별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자기 거주지역이 아닌 기초 및 광역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자에게는 기부금액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의 혜택을 준다. 또한 기부금액의 30%범위 내에서 지역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기부금은 기금 설치를 통해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에 사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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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 기자
2022.09.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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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성묘, 등산, 캠핑 등 야외활동 증가와 함께 가을철 열성질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3급 법정감염병 중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과 같은 감염병들은 가을철 야외활동으로 원인균이 몸속에 들어와 발생하는 발열성 질환이므로 이 시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세 종의 감염병들을 살펴보면 첫째,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발생하며 잠복기를 거친 후에 급성으로 발현됩니다. 1~2주 잠복기를 거쳐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고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가피(검은딱지)가 형성됩니다. 진단은 임상양상과 가피 확인으로 할 수 있으며, 환자를 격리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까지 백신이 없으므로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둘째,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들쥐와 같은 설치류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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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2.09.2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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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은교를 이곳에 두어야 안전할 것 같아.”“무슨 얘기야? 데려가야지.” 범진의 말을 동의할 수 없다며 마리아가 팔을 저으며 말했다.“혹시 요즘에 집 주위에 모르던 새들이 보이지 않았어?”“전에는 없던 올빼미와 까치들이 많았어. 그러고 보니 까치?” 말을 하다 말고 마리아가 놀라는 표정으로 중단했다.“새들이 처음부터 은교를 납치하려 한 것 같아. 어쩐지 이상해서 너만 오라고 한 거야. 오면서 따라오는 새들은 없었어?”“못 봤어.” 범진이 절로 직접 오게 하지 않고 퇴촌에 와서 전화하라고 했던 것은 혹시나 해서였다. 그리고 절까지 오는 도중에도 미니버스를 따라오는 누가 있을지 몰라 사이드 밀러를 보며 자꾸 살폈던 것이다.“그 새들은 그냥 새가 아닌 게 분명해. 은교가 안전해질 때까지 이곳에서 지내야 할 것 같아.”“여기 있으면 안전할까?”“장담할 수 없지만 서대문보다는 나을 거야.” 범진 스님이 은교의 맥을 짚으며 말할 때 은교가 깨어나려는지 눈을 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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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09.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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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지난 주 2박 3일 진도에 있는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운림산방은 진도에 자리 잡고 있다. 단아하게 가꾸어 놓은 전경이 안온한 느낌이었다. 배롱나무꽃은 그런 풍경에 화사함을 주었다. 수원문협 정명희 회장과 사무국 일행들이 의기투합하여 자동차로 5시간 걸리는 곳을 운전하고 다녀왔다. 수원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고 거리였다. 내비게이션에서는 운림산방에 가는 거리를 313km라고 나왔다. 일단은 들이대고 보는 성격이고 보면 겁도 없이 갔다 온 듯하였다.Ⅱ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남종화 대가인 소치小癡 허련許鍊(1809-1892)이 기거하던 곳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남종화에 대한 이해를 구한다면 화풍에 대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역을 남북으로 나눠 부른 남종화 북종화는 자료를 찾아보니 명나라 말기에 당나라 시대에 불교의 한 파인 선종禪宗의 남북분파에 착안해 산수화를 출신과 성분과 그리고 화풍에 따라 남북으로 구분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이를 남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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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기자
2022.09.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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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바람에도 길 따라 흩날리는그는 살아 있다아직도 반이나 남은 몸다 못 주어 남은 몸마저 베풀고자바스락바스락 기도 소리 아니겠는가?한여름 하늘땅을 다 덮을 듯푸르른 우주였던 시절어느 미물이 배고파 구걸할 때아무 말 없이 제 몸의 반쪽을 내주고그 상처를 안고 살아온 풍상너와 나 단 한 번이라도반쪽 몸을 내주고 그 고통으로 산적 있던가?보라! 할 일 다 한 성자의 몸을이제 가장 낮은 땅 윤회의 길에 들어서도성한 몸이 상처 입은 곳을 감싸 안은 사랑! 약력수원 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과 비평 회원화성시 문협 전국 시 낭송대회 최우수상(사)한국공연문화예술원 전국 시 낭송대회 동상 시평 詩評삶의 방식에 있어 외형이나 내형이나 반듯하게 살려는 사람을 보면 존경스러워진다. 단정한 복장에 시인은 자료를 수집하려는지 서류가방을 꼭 들고 곁눈질 하나 안한 채 길을 간다. 누구에게도 허튼 농담하나 하지 않는다. 그런 시인을 보면 괜히 말문이 막힌다. 바른 생활을 하지 않는 행동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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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희 시인
2022.09.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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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걷다보면 눈에 잘 띄는 풀이 있다. 바람이 조용하고 햇볕이 따사로운 날에는 가지런하게 빗으로 내려 빗은 듯한 푸르고 긴 머리칼 같은 풀이 나무그늘 밑에 보인다. 함초롬하면서도 단아하고 새촘해 보이기까지 한 이 풀은 첫봄이 올 때는 색깔 때문인지 그저 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예쁜 들꽃에 가려 내 눈 속에는 들어오지 않던 풀이기도 한데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되었다.「가는잎그늘사초」를 자세히 알게 된 것은 들꽃에 관심이 많은 y선생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보도 블럭에 낀 작은 풀꽃까지 이름 하나하나를 알고 있는 y선생은 자칭 타칭 자연인이라고 부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어찌 보면 경이롭고 대단한 사람이다.그 선생을 만날 때 쯤 무언가를 외우고 기억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나는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다. 그저 머리가 무겁고 빡빡해진 느낌이 자주 들어 혼자 있을 때는 눈을 감고 얼마간을 쉬어야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의식에 무게가 더 해진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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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09.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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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다 이경화시를 쓰면헤라클레스보다더 큰 힘을 가진다칼로 물을 벨 수 있고바람을 가르는 힘광활한 눈빛가슴으로 헤집고 들어와사물이 하나둘씩머리에 접혀든다푸른 하늘을삼원색으로무지개를 띄우고백합에 가시를 달아넝쿨 속에 띄우고장미를 패랭이꽃과난장이를 피운다넓은 바다를 검게 만들어온갖 색깔 집어 삼켜도원색을 한올 한올 뽑아생각이 현실이 되는 마법이런 행동을 보면서머리 위로 손가락이휘휘 돌아가는맨날 구름을 걷는 나 2013년 《수원문학》 시 부문 신인상, 경기도 한마음 백일장 대상《한국시학》 시 부문 신인상, 《수원문학》 자랑스러운 문학인상 수상경기문학인상 수상, 시집 『고목나무에 핀 새순』 홍재문학상 수상 시평(詩評)9월은 절기상 시 쓰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시인은 ‘시를 쓰면 헤라클레스보다더 큰 힘을 가진다‘ 했다. 헤라클레스는 문학과 예술의 관점에서 보면 키는 보통이지만 힘이 엄청 세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헤라클레스보다 더 큰 힘을 가진다니 시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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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시인
2022.09.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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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우승희 영암군수는 3년간 계속되는 코로나19와 45년만에 최저치로 폭락한 쌀값 하락속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군민들께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힘들수록 따뜻한 정으로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는 살랑과 나눔이 가득한 명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특히,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에서 온가족이 함께 모여 명절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으나 고향을 찾지 못하는 향우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관내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구 등 한가위를 외로이 보낼 주민들의 안부를 직접 살피고 있다.민선 8기가 시작되고 지난 두 달간 영암군은 작지만 의미있는 정책들로 영암의 미래를 위한 대장정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소통 강조. 목요대화 운영지난 30년은 행정이 주도하던 권위주의를 벗어나는 지방 자치시대 였다면 이제는 주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주민 정부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첫시도는 지난7. 28일부터 시작된 목요대화였다.청년이 있어야 군의 미래가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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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2.09.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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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 그간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던 그리움이 컸던 만큼 이번 추석은 여느 때와 다르게 고향을 방문하거나 모처럼 긴 연휴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며 장기간 집을 비워두는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명절기간 집주인이 부재한 경우 빈집을 표적으로하여 집안의 금품을 갈취하는 일명 빈집털이 범죄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명절 연휴기간 빈집털이 범죄는 평소보다 약 20%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그렇다면 장기간 집을 비워두는 일이 생기는 경우 어떻게 해야 빈집털이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첫째, 문단속을 철저히 하도록 하자.집안으로 통하는 현관문, 창문 등을 2중 잠금장치를 이용하여 철저히 시건조치 하는 것이 좋으며, 현관문에 우유통이 있는 경우라면 우유통을 막아두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 또한 도어락이 설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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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2.09.0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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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119구급대원은 응급, 비응급 상황을 망라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도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감염병의 위험에서도 최선을 다해 응급처치와 이송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구급대원 폭행 피해사례가 지속되고 있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구급대원 폭행 사고는 647건으로, 이 중 주취 상태의 가해자가 554명에 달했다.이처럼 구급대원이 당하는 폭행 대부분이 주취자에 의한 폭행이었으며, 과거에는 심신 미약을 주장해 감형 받은 사례가 많았다.이로 인해 국회에서는 지난해 10월 '소방기본법' 제54조의2(형법상 감경규정에 관한 특례)를 신설해 음주 또는 약물로 말미암은 심신장애 상태에서 소방공무원에게 소방 활동 방해, 폭행 등 죄를 범할 때는 감형 사유가 적용되지 않게 법령을 개정했다.위와 같은 법률·제도 정비도 중요하지만, 구급대원 폭행은 다른 누군가의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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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2.08.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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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는 눈빛보석을 등에 태우고 껑충껑충 산을 뛰어넘듯 달려갔다.서울의 야경은 은하 한 무더기를 모아서 한 군데에 폭삭 쏟아놓은 것처럼 보였다.“불도 꺼져 있고 조용해.” 올빼미도 까치도 보이지 않고 어른거리던 해적들의 그림자도 눈에 띠지 않았다.“내가 들어갔다 올게.” 백구가 껑충 뛰더니 ‘행복한 집’ 마당에 착지해서 둘러보고 바로 눈빛보석에게 고개를 가로 저으며 돌아왔다.“은교 봤어?”“이상해. 아무도 없어.” 눈빛보석은 주위를 살피며 합목이 있는 곳으로 갔다.‘‘행복한 집’ 가족 모두 어디 갔는지 알아?’ 눈빛보석이 전음으로 물었다.“이곳에는 아무도 없어. 너희 둘뿐이야.”“어? 등나무가 말을 하네?” 합목이 전음을 풀고 말하자 백구가 듣고 신기해하였다.“눈빛보석의 친구니까 믿고 말하는 거야.”“고마워.” 백구는 꼬리를 흔들며 혀로 합목을 핥아주었다.“아이 더러워,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마.” 합목은 질색을 하며 백구의 친근한 인사를 사양했다.“은교가 어디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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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08.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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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쏟아지는 빗줄기가 한낮이 지나도록 그칠 기세가 아니다. 점점 창밖으로 빗소리가 거세진다. 칠월이 되면서 늦장마가 어느 해보다 더 잦다. 비를 맞으며, 몇 가지 반찬거리를 샀다. 그리고 꽃핀 화분 한 개를 사려고 동네 시장 골목까지 돌았으나 오랫동안 거래하던 꽃집이 주변 공사로 없어졌다.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오늘이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3주기가 되는 날이어서 어느 때 같으면 벌써 시골 시댁에 가 있을 시간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3년째 그냥 각자의 집에서 고인을 생각하며 가족끼리 모여 예배를 드린다. 얼마 전부터 코로나19가 많이 진정되어 남편과 같이 지금은 환갑나이가 된 큰조카 부부가 사는 시댁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시댁에 사정이 생겨 올해도 집에서 추모예배를 드리게 되었다.농사일이 다른 집보다 유별나게 많은 데다가 남편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 젖소를 여러 마리 키우는 목장을 하게 되어 결혼 후에 바로 시댁에서 살게 되었다. 매일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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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순 수필가
2022.08.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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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인조잔디밭을 구르는빨갛고 하얀 열 개의 공허리쯤 높은 티자 스틱이세 개의 게이트와 *골 폴을 향해공을 타격한다게이트 통과를 저지해야 하는양 팀의 치밀함투타의 기회를 잡아 유리한 판세를이끌려는 순발력들빨간 공은 하얀 공을하얀 공은 빨간 공을라인 밖으로 쳐내는 쾌감은 팀원들의또 다른 희열이다삼십 분의 시간상대 팀보다 빨리게이트를 통과 골 폴 하려는 앞선 마음들은게이트볼을 즐기는 지긋한 장년들의건강한 즐거움이요 매력이다.*골 폴 : 코트의 중심에 세워진 게임 완료 막대. 전북 군산 출생,《문학공간》시 등단시집『노을 앞에 서면』외 1권 ,공저『자전거를 타고 온 봄』외 다수, 문학공간 신인상,경기도문학상 우수상, 수원문학인상 수상,수원문인협회 사무국장, 시낭송분과장, 감사, 수원문인협회이사 역임, 시샘문학회회장 역임,용주사 템플스테이 (2006∼11)진행,정조대왕문화진흥원교육연구소 실장역임, 한국문인협회.경기도문인협회회원. 시평詩評시인이면서 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철수 시인은 수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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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시인
2022.08.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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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등불이란 아호를 가진 천등(天燈) 이진호 선생님은 아동문학가, 시인, 문학박사로 한국문단의 거목이시다.어릴 적 나는 그 분을 스승으로 모셨다.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글짓기 반에서 인연이 되었다. 어린마음에도 선생님은 당당하셨고 자신감이 넘치셨다. 목소리는 카랑카랑하셨으며 예지로운 모습에 남다른 열정을 품고 계셨다. 글짓기 반 생활이 무르익던 어느 날 선생님은 과제를 하나 주시면서 집에서 동시를 써 오라고 하셨다. 어렸지만 글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넘쳤던 나는 나름대로 집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담아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써 갔다. 다른 친구들은 과제를 해 오지 않았는지 조용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쭐한 마음에 몇 분 되지 않아 집에서 써 온 시를 겁도 없이 벌떡 일어나 보여 드렸더니 좀 더 생각해서 다시 써 보라고 하셨다.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한 번에 다시 써보라고 하신 말씀에 무척 부끄러웠던 생각이 난다. 생각해 보면 선생님의 지도법은 남달라서 문장을 수정해 주시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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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08.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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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 쉰다식탁에서 쇼파로 쇼파에서 리모콘으로 옮겨 다니며부풀 대로 부푼 난 팝콘과 같다남자와 마른오징어는 일단 씹고 본다영화나 보러 갈래?한 번씩 먹어줘야 하는 우리는 콜라다중독성이 강해 매번이 이번만이다영화가 꼭 너 같아 기대를 잔뜩 하고 갔다 나올 땐 본전 생각나게 하거든이 말은 노굿이어서 컷!다시 갑시다레디 엑션!후다다탁과 질겅질겅과 꺼어억이 사방에서 입체적으로시작은 로맨스였다 잡음이 없는전쟁같이 싸우고도 쉽게 배는 고파 포개진 접시를 보고 우린 겹치곤 했는데따따부따반쪽짜리 어깨를 맞대고 앉아 이를 쑤신다어금니에 낀 오징어를 빼겠다고 * 시사사 2012년 신인상* 2020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2021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시집 『껌 좀 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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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희 시인
2022.08.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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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폭염과 폭우 등 기상악화가 우리 식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종 식자재 값이 오르고 있으며 양파도 그 중 하나이다.양파하면 문득 떠오르는 출동 건이 있어 말해보려 한다.지난 4월의 어느 날, 가슴통증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출동했고 주택에서 50대 남성 한분이 가슴에 손을 올리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급히 상태를 파악하고 의료지도를 받아 니트로글리세린을 1정 설하 투여 하였고 안정이 된 후 병원 이송을 진행하려하자 호전되었다며 병원이송을 거부하였다. 병원 이송 여부 필요성을 재차 설명하였으나 환자는 평소 양파즙을 마시면 통증이 사라졌지만 오늘은 마시지 못해서 그랬다며 이송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여 이송거절·거부확인서에 서명을 받았다.응급증상이 발생하면 119에 재신고 하도록 안내하고 환자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결해주고 싶어 평소 구매한다는 건강원에 대신 전화 하였다. 하지만 양파즙을 구하진 못하고 환자분께 아쉬운 마음만 전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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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2.08.18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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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앗!” Nn11과 Nn12가 키드라의 행동대장을 발견하고 광선총을 퍼부어 사살했다. 그 사이 은교를 안은 스노가 숲 속으로 추락했다. 어둠 속이라도 흰 유니콘은 발광체가 있어 쉽게 찾아 Nn11이 우주 경비선으로 급히 옮겼다. 그러나 Nn12가 적외선 투시기까지 이용하여 살폈지만 떨어지며 어디로 굴렀는지 은교를 찾지 못했다.“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어.” 시리우스가 스노의 상처를 응급처치하며 말하자, 두 전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주에서 천 년에 한 번 태어나는 유니콘을 잃었더라면 지키지 못한 불명예를 평생 가지고 살 뻔했던 것이다.“그나저나 은교라는 여자아이를 꼭 찾아야 할 것 같은데.”“다시 내려가 찾아보겠습니다.” Nn12가 땅으로 내려가려 했다.“아니야, 스노는 안정만 취하면 깨어날 거야. 내가 내려갔다올게.” 시리우스는 작은 탐사선을 타고 숲 속으로 내려갔다. 스노가 추락한 지점에서 흙과 풀들의 성분과 공기 조합의 변화를 역으로 계산하였다.“이쪽으로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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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08.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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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찾아왔다 헛걸음칠까오백년 그 자리란다.나는 문득 저 사랑이 부럽다. -시작노트-예산에 갔다가 온양으로 넘어오는 길에서 오백년 수령의 고목을 만났다. 누가 찾아올까 오백년 기다리는 누가 찾아와 허탕치고 갈까 오백년 기다리는 그것이 바로 사랑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했다. 경북 포항에서 출생.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꿈의 체인점〉으로 당선. 시집으로 『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 『슬픔도 진화한다』,『말달리자 아버지』,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중독』, 『그리운 파란만장』,『사진속의 바다』,『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게릴라』 『리아스식 사랑』,『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이별 그 후의 날들』『도대체 이 안개들이란』『아담이 오고 있다』등이 있음. 2003년 제8회 한국해양문학대상, 2006년 제7회 박인환 문학상, 2008 년 제3회 지리산 문학상, 2016년 제2회 디카시 작품상, 2016년 수원문학대상, 제6회 풀꽃 문학상, 2018년 제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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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시인
2022.08.12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