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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팔달문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집합!” 길대장의 명령으로 작은 동물 연합군이 방화수류정으로 집결하여 눈빛보석과 함께 그물을 가닥가닥 끊어버렸다. 이 장면을 지구 밖에서 우주 쌍안경으로 알테어 우주 국경 수색 대장이 살피다가 그물 끈을 오르트의 대장 군관 고로콤과 황금여우가 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위반이다!” 알테어는 알마크 총사령관에게 보고했다.“콰과과과 쾅!”“퓨퓨퓨퓨!”“퓨슝, 퓨슝!”“위험해, 조심해서 날아.” 시리우스와 유니콘 모자가 우주 협곡에 들어서자 다시 전쟁 중이었다.“재가를 받았는데, 어찌 된 일이에요?” 급히 알마크에게 달려간 시리우스가 물었다.“오르트가 규정을 위반했소!” 알마크는 규정 위반에 대한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시리우스에게 설명해 주었다.“기드로온 왕자가 저를 살려주었군요.”“무슨 말씀이오?” 시리우스는 절대자에게 1급 기밀 표시를 지켜 주겠다고 한 약속을 알려 주며, 그물을 끊은 작은 동물들이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3.12.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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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호르륵 까치밥을 물고 가는 채 덜 여문 겨울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입에 묻은 홍시 물을 가지 끝에 닦는 홍새의 앙증스런 몸짓에서 작은 여유를 봅니다.아듀! 2023년의 작별은 어디서부턴지 가물거리며 와서 서슴없이 멀어집니다.언제나 달력 한 장 남아 이리저리 흔들리며 천덕꾸러기가 된 날들, 특별하게 올해는 더 애틋하게 가슴에 남는 것 같습니다.“이제 어떻게 살 예정인가요?”오며 가며 만나는 사람들이 묻습니다. 나는 이대로 있는데 자꾸만 내가 어디로 떠나가는 모양입니다. 사실 몇 년 동안 너무 분주해서 어느 누구하고도 반듯한 눈인사 한번 해 보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런 어리숙하고 변변찮은 나를 확인하기란 더욱 쉽지 않지요. 왜냐하면 그들이 나를 모르는데 난들 어떻게 알겠습니까. 어쩌다 거울을 보면 낯선 얼굴이 저만치 있습니다. 어느새 초로의 여인은 돌아가신 어머니 같기도 하고 이웃 할머니 같은 모습으로 거울 속에서 저를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철렁거리는 심장을 가다듬고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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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 회장 정명희
2023.12.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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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이란, 잊고 산 걸한 통 꺼내 간 보는 것 흙에 묻힌 엄니 생각뽑아 들고 헹구다가눈물 그,노란 속 잎에그리움을 칠하는 것 약력공학박사청청학당 관장수원문인협회 편집주간22.11.중앙일보시조차하23.9.중앙일보 시조차상시낭송CD3집(시낭송의 힐링과 감동) 시평 (詩評)사람이 살다 보면 우연히 만나는 사람 중에 보석 같은 인연을 만날 때가 있다. 바로 윤영화 시인이 그 중 한 사람이다. 한 해를 거듭해서 만날 때마다 배가 되는 인연, 그리고 기대고 싶은 작은 거인이 바로 윤영화 시인이다.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는 그녀의 정신과 내재 되어 있는 내공은 과연 얼마나 깊은 것인가. 그녀의 족적을 거슬러 올라가면 무엇하나 공들지 않은 시간이 없다. 하나를 해도 최대한의 노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품고 사는 여자. 그런 그녀가 김장을 통해 엄니를 생각하고 노란 속잎에 눈물 한 방울 떨구며 펑펑 울어야만 풀릴 순간들을 잘 절임하고 있다. 마지막 행에서 그리움을 붓칠한다며 절제미로 시의 품격을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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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화 시인
2023.12.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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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 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양귀자님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내가 처음으로 읽은 양귀자 작가님의 글은 ‘원미동 사람들’이다. 부천시 원미동이라는 실제 존재하는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도심의 한복판에서 밀려난 어려운 사람들의 생의 애환을 그렸다기에 더 정감이 갔다. 그리고 님의 문장력에 반했다.님은 상당히 밀착감 있고 간결한 문체로 읽는 이의 마음을 사색의 바다에 빠뜨린다. 달리 표현하면 님의 글엔 숨을 쉴 여유조차 주지 않는 흡인력이 있다. 어쨌거나 나는 원미동 사람들을 통하여 작가의 작품에 빠져들기 시작한 이후, ‘나는 소망 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과 ‘천년의 사랑’ 등도 연이어 읽었다.최근에는 ‘한계령’을 읽었다. 이 글을 읽기 전 나는 가수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이라는 노래가 주는 적막하고 청량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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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기자
2023.12.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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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님을 위해서는 잘 된 일이지요.”“무슨 뜻이오?” 오르트 대제는 귀가 솔깃했다.“그들도 할 얘기가 있더군요.”“좀도둑 같은 놈들이 무슨 할 말이 있겠소?”“알마크 대총독님은 양지만 있었기 때문에 음지의 이야기를 들을 줄 모릅니다. 대제께서는 양지와 음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해적들을 무시하던 대제는 시리우스의 말을 듣더니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 모습에 힘을 얻었는지 시리우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서로에게 닫힌 귀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면 이 엄청난 죽음을 멈출 수 있지 않을까요?”“교수는 우주에서 내가 살육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유일한 분인 것 같소. 지금 나를 나약하게 만들려고 오셨다면 돌아가 주시오.” 오르트 대제는 우주의 별들을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등을 돌리고 말했다.“대제께서는 한때 우주에서 알마크 대총독님보다 더 존경을 받았어요. 저 역시도 신의 편보다 별의 편이던 대제를 존경했지요.”“쾅!” 홱, 대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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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12.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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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은 ‘민들레 학교’ 비즈 강의가 있어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구운 중학교 앞 버스 정류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학생들이 하교 시간이라 몰려나오고 있다. 아이들 틈에 한 남학생이 담 밑으로 고개를 숙이며 혼자 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보았는데 학생이 비닐봉지에 무엇을 넣고 있었다.그 학생을 불러 물어보니 매일 집에 갈 때는 재미있어서 줍고 간다고 한다. 너무 신기한 보석을 발견한 것 같아 무언가는 작은 보상이라도 하고 싶어 마침 오늘 수업한 핸드폰 고리를 주었다.“이거 할머니가 만든 핸드폰 걸이야 받아. 학생이 너무 착해서 주는 거야.”의외라는 듯 머뭇거리더니 “감사합니다.” 받고 씽긋 웃으며 여전히 쓰레기를 주우며 가고 있다. 거리에서 보석을 발견한 것 같이 마음이 흐뭇하여 멀어지는 학생을 바라보았다.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먼 거리도 아닌데 걷기가 힘들어 쉬었다 가려고 아파트 입구 의자에 앉았다. 나뭇길 사이로 젊은 부부와 다섯 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가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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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자 수필가
2023.12.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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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하고도 예순 날 습관처럼 제이는 그곳에 머물렀다.섬이기도 하고 허공이기도 한 그곳은 사람이 몇 명 살지 않는 산자락에 자리를 잡은 형체 없는 오두막 집이었다.몇 년 전 부터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상상 속으로 수도 없이 짓고 부시고 하더니 기어코 자기만의 집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었다.그리곤 혼자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고게 여기까지는 못 올 거야’ 그 생각만 하면 뻔한 해답인데도 웬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고것이 알면 아마도 ‘너 당해 봐라’ 산천이 울릴 정도로 천둥같은 메아리를 치며 날뛸 텐데 그렇게 되돌아와 상처를 내주는 그 맛도 쏠쏠하니 좋다. 너무 편한 것은 좋은 게 아님을 이미 터득한 뒤라서 이 일로 인해 가슴이 아프고 속상해 할 일은 없다. 누군가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될 생각을 하면 저절로 반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완전히 제이는 심술 단지다.제이의 지론은 적당히 심술 맞은 생각을 하면서 가장 가까운 누구에게 자극을 준다면 도리어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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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3.12.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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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가 짧고 하체가 길어미인이라는 동지녀는차가운 표정 때문에 연인이 없었다모두 옷깃을 여밀뿐마음을 열어주는 이가 없어하늘과 땅에 스쳐 지나가는 평행선오늘도 하늘과 땅은 어울리지 못했다하늘은 내려보고 있고땅은 홀로 하늘을 잡겠다고산이라는 팔을 펼쳐위로 올리고 올렸건만끝내 잡지 못하고석양의 노을 속에 쏟아내는 눈물붉게 타오르다 팥이 되어 버렸다올해도 동지 팥죽을 끓인다하늘과 땅이 만들어준 팥을 넣고어머니의 애끓는 한으로 불을 피워휘휘 젓는 주걱 사이로 죽을 돌린다도는것이끓는것이어디 혼자이겠냐면서 약력방송통신대학교국어국문학과 졸업수원대 미술대학원 조형학과 졸업,2000년 월간문학 등단,현)서화작가협회 이사,현)수원문협 회원 시평(詩評)연륜 묻어나는 문장으로 절기 중 하나인 동지를 생각하며 최지윤 시인이 시 한편을 생성해 냈다. 계절에 맞는 시이기도 하려니와 동지와 관련된 스토리를 수준 높은 감각으로 펼쳐 냈다. 바로 이 맛이다. 시 한수를 읽고 나니 그동안의 사연들이 생각나고 절기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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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시인
2023.12.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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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둘이 같은 말을 하며 빨개진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엄마한테 어떻게 말씀 드리지?” 은교는 눈빛보석의 반지 낀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마리아 원장이 보관하고 있는 자신의 반지를 돌려달라고 말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이것을 끼고 있어.” 눈빛보석은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를 빼어 은교의 손가락에 끼워 주었다. ■ 다른 방눈빛보석과 은교와 백구가 관음사에서 점심 공양을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오고 있을 때 팔달산 동굴에서는 왕눈깔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이 새끼!”“으악!” 여섯그만이 나타나 큰날개로 왕눈깔을 후려친 것이다. 왕눈깔은 느닷없이 당하고 나뒹굴어졌다.“죽여버리겠어! 사기와 배신을 한꺼번에 해?”“악! 으악! 자잠깐, 잠깐만.” 이번에는 왼쪽 날개로 후려치고 두 발로 마구 짓밟았다. 여섯그만은 달에서 왕눈깔이 묶인 줄을 반만 풀어 주고 가버린 뒤 부러진 부리로 풀어내느라 심한 고생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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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11.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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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얍!”“얍, 얍!” 아무리 회를 거듭해가며 싸워도 두 우주 최고수의 결투는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우주 군단이 오르트들을 밀어붙여 지구를 압박해갔다.“다음에 보자.” 오르트 대제가 결투를 중단하고 지구를 향해 달려갔다.“지구를 빼앗기지 마라!” 오르트들은 밀리면서도 지구를 둘러싼 채 목숨 걸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으으윽!” 대제가 지구 주위를 사납게 돌며 접근해 오는 우주 군단 병사들을 광선검으로 풀 베듯 쓰러뜨렸다.“그만 두지 못할까?” 알마크가 호령을 하며 달려가 또 한바탕 지구 위에서 대제와 신기의 무용 실력으로 다투었다. 우주 협곡 안에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지구를 중심으로 서쪽 지역은 우주 군단이 차지하고, 동쪽 지역은 오르트가 차지한 것처럼 대치하게 되었다. 양쪽이 서로 포위된 형태였다. 동쪽 협곡 밖에는 빛의 천체로 우주 5군단이 지키고 있어 오르트들이 좁은 입구로 나가다가는 앞뒤에서 공격을 받게 되어 있었다. 서쪽 협곡 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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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11.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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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흔드는 건 번민 터는 몸짓이다시린 세월 옹이마다 고단함이 묻어나고민둥산겯고 튼 뿌리거친 삶의 흔적이랴.허기진 그리움은 산등성을 오르내리며놀 빛에 젖은 가슴 갈바람을 부른다,은백색출렁이는 파도별꽃 향기 그리며갈바람 달빛 세사細絲밀었다 당기면서구시월 음계 사이 은빛 언어 흩뿌리고저만치세월 끝자락에갈색 사연 띄운다. 약력(사) 한국시조협회 시조사랑 제8호 ;풍물굿‘ 신인문학상(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수원문인협회』 회원저서 : 시조집 『삶의 여울』 시평(詩評)장금렬 시조시인의 세계는 경건하면서도 그윽한 여염집 뒷마당의 정자에 앉아 있는 깊은 맛이 고즈넉함과 함께 들어 있다. 그의 시조는 결이 곱고 문장의 깊이가 우수하다. 내공이 꽉 차서 겸손한 걸까, 판단력과 의지력, 주위에 대한 포용심이 넓고 크다. 오늘은 이 가을을 추스르는 시조 한 편 『억새바람』이 눈길에 와 닿는다. 문장 자체가 서정의 결이 녹아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바탕을 잘 이끌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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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렬 시조시인
2023.11.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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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방문하지 않은 어느 날 아침, 바람은 밤새워 놀다 간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 두었다.갈색으로 퇴색된 감잎은 파스스한 얼굴로 유년의 여린 기억을 새롭게 되짚으며 어디 보란 듯이 종횡무진했다. 어찌 보면 조롱거리를 수집하듯 빈정상하기 딱 좋은 몸짓이었다. 삶이 망가지는 과정을 마당에서 체득하다니 고개를 돌리려다 그것 가지곤 안 되겠다 싶어 아예 기억의 잔뿌리라도 도려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누군가처럼 독한 것이 독한게 아니라 피하고 싶은 강한 부정의 표현일 뿐이라며 스스로를 추스르며 마음을 깨물었다.하지만, 딱히 그렇게만 단정지어 버릴 수도 없는 것이 이미 말라버린 몸에는 상흔들이 무수히 생겨나 있었다. 부서지고 긁혀지고 달아 없어질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으니, 만지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 것만 같은 조급한 상태여서 측은한 감이 배가 되었다. 아아, 그 감잎들.그런 조락에 대한 상념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열한 번째의 달을 넘기고 있다.바로 몇 달 전쯤만 해도 연한 어린 감잎들이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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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3.11.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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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노래방에 갈 때가 있다. 친구들과 가볍게 소주 한 잔을 마시고 난 후 여흥을 즐기기 위해 가기도 하고 부모님과 가기도 한다. 그런데 노래방에서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가 바로 정지용의 시를 노래로 만든 ‘향수’이다.이 노래는 언제 불러도 정감이 가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친구들의 의견은 다르다. 노래방에서 여럿이 흥에 겨울때 왜 하필이면 향수를 불러 분위기를 가라앉히느냐는 핀잔을 준다.한 마디로 싫증도 나고 향수라는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 수도 없으니 그만 부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음정을 맞추기가 곤란한 노래이니 내 실력엔 맞지 않는다는 일침도 놓는다.하지만 나는 다른 일에 대해 고집이 있는 성격은 아니지만 노래방에서 향수를 부르는 일에 대해서만은 고수해왔다. 어떤 면에서는 동행한 사람들의 취향을 배려하지 않은 행동일지라도 한동안 그랬었다. ‘향수’를 좋아하다 보니 이 시를 지은 정지용 님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며칠 전엔 인사동에 있는 고서점 ‘통문관’에 갔다가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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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영 수필가
2023.11.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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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수십년 아니 수백년 전부터 구리시는 주변 도시에 큰 영향을 받아오며 주도적인 성장을 해오지 못했다. 한때 소비경제의 중심축이었으나 그나마 인근 도시에 뒤처져서 이제는 재정자립도가 경기도 하위에 머무르고 최근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도시가 되었다.인구 20만이 채 되지도 않고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좁은 도시가 현재의 구리시다.많은 정치인들이 구리시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해왔으나 이런 저런 이유와 정쟁에 휘말려 동력이 상실되어 그야말로 완전 정체되어 있는 도시이다.베드타운 구리시. 사람이 떠나는 구리시.서울시로 출퇴근 인구 대비 경기도 4위.엄청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2023년 드디어 구리시의 대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탈출구의 문이 열리고 있다.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구리시가 함께 타고갈 버스인 것이다.국민의힘에서는 2023년 11월 16일에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김포시 역시 지역 발전이 둔화되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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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삼 기자
2023.11.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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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부패와 비리 관련 사고는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실제 행정안전부가 16개 시·도와 합동으로 ‘공직부패 100일 특별감찰’을 실시한 결과 지역 토착 비리 등 총 290건의 공직부패를 적발했다.특히 지자체에서 근절되지 않고 있는 지위를 이용한 각종 이권 개입 비리, 불공정 특혜 제공 등 지역 토착 비리, 소극행정 등 공직기강 해이 행위 등을 중점으로 감찰했다.이 결과 행안부는 총 28건을 적발해 86명에 대해 중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고, 16개 시·도는 총 262건을 적발하고 245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이처럼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자치법에 근거해 법률행위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지위를 가지며, 주요 정책결정권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운영을 위한 예산편성권과 소속조직에 대한 인사권은 물론 각종 사업의 인·허가권을 가지는 등 모든 역량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때문에
기고ㆍ서통여론
이철수 기자
2023.11.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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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상으로아슬아슬 조심조심오체투지 배밀이수행의 길 멀어도고요히 낮은 자세로나를 찾는 중입니다 새벽 숲 돌고 돌아 계곡을 건너가면물소리엔 물이 되고 새소리엔 새가 되어어느새 나를 보는 나거기, 한 점 미물입니다 외로운 목을 빼고순간을 살아내는느릿한 민달팽이밑바닥 생을 기어마침내 알몸의 촉수그 해탈에 듭니다 약력- 199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1년 『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 당선- 『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 『바람의 뼈를 읽다』 현대시조100인선 『블루 마운틴』- 『돌아보면 다 꽃입니다』 『익명의 첫 숨』- 가람시조문학상, 《문학과 비평》 시 부문 문학대상, 한국시조시인협회 본상, 수원예술대상, 윤동주문학상, 올해의시조집상, 시조시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경기문학인상, 수원문학상 작품상 등 수상 시평(詩評)진순분 시조시인은 강산도 십 년이면 변한다는데 서른 몇 해를 오로지 시조를 위해 한 길을 걸어 온 시조계의 거목이다. 해가 갈수록 깊어 가는 그녀의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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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분 시조시인
2023.11.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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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돈다.몸속에 천연 고분자인 아미노산이라 불리는 단백질이 사냥감이다. 줄을 칠 때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한 군데 자리 잡은 후, 원하는 목표물에 실을 늘어뜨린다. 또는 먹잇감을 잡기 위해 거미줄을 아예 치지 않는 거미도 있다. 이것이 거미가 살아가는 생존방식이다. 이러한 거미줄에 착안하여, 합성섬유인 나일론이나 방탄조끼의 안을 만들고 수술 봉합용 실도 만드는 등 다양하다. 거미줄로 인해 많은 것을 개발하고 있지만 그 강도만큼은 거미줄만큼 강하지는 않다.이렇듯 살기 위한 편법을 자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 속을 들여다보면 어두운 부분이 눈에 띈다. 덫을 놓고 기다리는 보이스피싱이다. 그들의 수법은 지능화되고 있어, 악랄하기 이를 데가 없다. 가족, 지인들을 사칭하여 고령층은 물론이고, 젊은이들까지 당하고 만다. 그 피해액이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조직 또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여 해킹 앱 설치로 개인정보유출도 쉽게 털린다. 이러한 전산망이 좋은 의미로 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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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아 수필가
2023.11.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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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푸른 눈썹이 밤 깊도록 치켜세우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면을 불러일으키는 요소 몇 가지가 서서히 발동을 걸고 있다. 밖에는 소리 없이 은행잎이 지는데.거리를 배회하고 싶은 욕망이 잠들기 전 잃어버렸던 기억을 들추어 내기 시작한다. 슬며시 그가 있던 침대를 훔쳐보다 고개를 떨구고 베개 같지 않은 오목 쿠션에 얼굴을 기댄다. 기침이 쇳소리를 내며 잠시 들려간다. 언제나 그렇듯이 서먹서먹한 느낌의 시간과 낯설음이 못 견딜 만하면 울려대는 반응 그것은 차라리 해소기침이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병원이라도 같텐데. 스스로 추측하기에 내 몸에 올라탄 기침은 분명 알레르기의 이부 변종이다.아무 때나 반응을 하는 데는 명수다. 그것도 잊어버릴 만하면 뭉기적 대며 비비고 들어온다.신기하게도 첫 방문을 하는 순간 장소의 변화나 공기의 변화를 어쩌면 그렇게도 민감하게 채취하는지 영락없이 쇳소리를 내며 기관지를 긁어댄다. 때로는 헛기침으로 성대가 부풀어 올라 쩔쩔맬 때도 있다. 후두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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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 회장 정명희
2023.11.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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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태양은 갈대밭 벌판에 놓인 큰 불덩어리 같았고, 오르트들은 벌판을 가득 메우고 휩쓸며 지나가는 들쥐 떼처럼 보였다.두려움을 모르는 좀비들처럼 오르트들은 태양을 넘어가며 타죽었다. 오히려 부나비처럼 마치 타 죽는 희열을 맛보려는 듯 태양을 향해 몰려들어 전열이 흐트러지고 있었다.“이 놈들아, 동쪽으로 가란 말이다!” 퓨퓨퓽! 이케로가 광선총을 쏘아대도 오르트들은 꾸역꾸역 태양으로 달라붙었다.“대제 전하, 큰일났습니다. 이러다 부하들이 모두 태양에 타 죽을 것 같습니다.”“멍청한 놈!” 오르트 대제는 울상이 된 이케다의 보고를 받자 유니콘의 엉덩이를 후려갈기며 달려갔다.“비켜!” 대제는 순식간에 태양 앞에 나타나 벼락같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불빛에 최면 걸린 듯이 달라붙고 타 죽는 부하들을 막지 못했다. 오르트 대제는 장갑을 끼고 투구로 얼굴까지 가렸다. “이럇” 흑빛 유니콘의 고삐를 감아쥔 대제는 빛보다 빠르게 태양 한가운데로 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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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11.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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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 대화를 나누면 어떤 심정일까? 설마, 그런 일이. 가당키나 한 일이야? 반문할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1980년부터 22년 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가 tvN에서 ‘회장님네 사람들’로 소환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배우들은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으며 반갑게 웃었다.그중에는 고인이 된 분이 몇 분 계신다. ”응삼이“역을 맡았던 박윤배 배우도 그중 한 사람이다. 빔 스튜디오가 비엠리얼 솔루션 디지털 휴먼 기법으로 그를 복원시켰다. “우리 전원일기 식구들 잘 지내셨죠?” 능청스러운 첫인사에 배우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람, 신기함, 반가움, 그리움의 감정에 출연자들 눈가가 촉촉해졌다.“응삼아, 나 알아?” 김수미 배우가 물었다. 그러자 “아휴. 일용 엄니를 왜 몰라유?” 하는데 망자가 아니라 꼭 살아 있는 사람과 영상통화를 하는 듯했다. 딥페이크 솔루션이 상용화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준비 없이 보낸 이들의 마음 치유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 싶었다요즘 뜨거운 소
기고ㆍ서통여론
임수진 수필가
2023.10.27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