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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사르르 내려앉는 어느 가을 날, 아무도 남지 않은 행궁 안으로 들어가 본 적 있는가.한옥의 풍광과 곁들여진 고운 등불이 한옥의 추녀자락을 밟고 다소곳이 불 밝히는 따스한 분위기의 그 곳, 어느 누구와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기분은 또한 무엇일까.이날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의 날이었다.수원의 일기예보에 대해서 그리도 민감해 본 적이 없는 내게 얼마 전부터 정확한 일기예보를 찾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하루하루를 체크할 수 밖에 없었던 긴박감, 그리고 걱정거리. 그런 날들은 하루하루를 심장 뛰게 하는 결과를 낳았었다. 조금이라도 비가 오면 전시되었던 작가들의 시화작품이 젖어서 망가질지도 모르니까. 물론 방수는 잘 되었다고 하지만 만에 하나 시화들이 젖게 되면 낭패를 몰고 오기 때문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그날도 역시 70%의 비가 온다는 예보에 아침부터 걱정이 태산이 되었다. 언제 어느 시점에서 비닐을 씌워야 하는 걸까. 시간을 보고 또 보고. 하늘을 몇 번 씩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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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10.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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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화성의 성곽 따라군락을 이루면서무심한 세월 지나담담히 마주 서며한세상 잠시 살다 간시인들의 이야기꽃은회색 머금고서바람에 서걱인다시 한 줄 풀어내고다시금 일어서고바람결 행간을 읽는시인들의 비망록 시평(詩評)시인의 정신은 무엇으로부터 나오는가? 가끔 주위의 시인들에게 가슴으로 묻고 싶다. 시인들을 매료시키는 시의 정신은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스럽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시의 세계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춤을 추고 행복해한다. 서기석 시인도 그렇다. 차분히 내면의 세계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는 그를 보면 옛 선비가 고즈넉한 정자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시혼을 불러 시를 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의 시는 정갈하면서도 담백하고 맛깔진 정서가 담뿍 들어 있다.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자기가 쓴 시를 탐색하고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화전이나 시를 모아 놓은 어느 장소에서 시인들의 마음을 탐색해 보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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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석 시인
2023.10.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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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을 통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집회의 자유를 가지며 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집회는 신고 방법과 주최자 및 참가자의 준수사항 등의 규정이 있고 금지나 제한 사유가 없으면 허가가 아닌 신고를 통해 누구나 집회를 할 수 있다. 평화적인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방해 금지 조항 또한 규정함으로써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보호해 주고 있다.다만, 그 전제는 적법하고 평화적인 집회·시위에 한해서다.작년 대불산단에서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가 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자유가 있으나 이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희망의 함성으로 시작된 집회·시위가 원망의 소음으로 변질 됐고,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빼앗는 불법집회·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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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3.10.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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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오르트에게 쫓기던 태양훈육관장과 수비대가 숨이 턱에 닿도록 달아나 겨우 목성으로 들어갔다.“미자르 장군, 미안합니다.”“아닙니다. 이만큼 막아 내시느라 많이 힘드셨습니다. 치료부터 받으십시오.” 3군단장은 진 구축 상황을 재촉하며 점검하는 중이었다.“10사단은 대적점으로 이동 완료했나?”“폭풍이 심한 곳이라 진지 구축이 늦어지고 있습니다.”“공병단을 보내서 지원해.” 부관의 보고를 받으며 엄청난 병력으로 목성을 향해 밀고 오는 적들을 우주 망원경으로 관찰하고 있었다.“남극과 북극점의 자기장을 높여서 놈들 신호 체계에 혼란을 주도록 조정 완료했습니다!” 1사단장이 자기장을 높이자 앞쪽에서 달려오던 오르트들이 심한 자극을 받아 두통을 일으키는지 머리를 쥐고 서로 부딪치며 넘어졌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뒤에서 밀고 오는 오르트들에게 짓밟히며 깔려버렸다.“오르트들이 500km 주위까지 접근했습니다!”“3군단 전투태세 발동!” 미자르 장군은 속이 탔다. 십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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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10.1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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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열어 본다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고요히 잠들어 계신 엄마의 모습이제멀리 떠나신 서늘한 방기운콧날이 시큰거린다다시 볼 수 없을 그 웃는 얼굴액자 속 사진에서만잔잔한 미소 지으며앉아 계신다그 허전함떠남에 대하여방은 묻고 있다 약력경기 화성 출생계간 『수원문학』 신인상수원문인협회 회원행복한 글쓰기 회원수원시 팔달구 거주 시평詩評밝음을 대표하는 시인의 긍정적 사고는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빛이 난다. 그런 정서의 시인이 엄마의 떠남에 대하여 잔잔한 이별을 시로 쓰고 있다. 고요히 잠들어 계신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시인은 엄마의 일생에 대하여 침묵한다. 사람이기에 이별은 더욱 슬픔으로 다가온다. 죽음 앞에서 엄마는 그 아무 것도 아니다. 단지 한 생애를 살아간 여인일 뿐이다. 이제 엄마는 액자속에서만 웃고 계실 뿐 가두어진 엄마의 나라에서 자식들을 내려다보실 뿐이다.이성란시인은 엄마의 추억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을까. 저렇게 잔잔히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 보시는 사진 속 엄마만 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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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란 시인
2023.10.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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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도 바다에서 몸을 씻고 올라온 달님이 향긋한 머릿결로 산허리를 휘감고 잿빛 바위에 앉아 있습니다. 떡갈나무 숲 작은 바위 아래 고라니 남매가 잠을 자는 얼굴을 조용히 들여다봅니다. 낮 동안 내린 가을비로 초록빛 진한 풀내음에 달님은 얼굴을 가져다 대봅니다.반딧불이가 긴 동그라미를 그리며 잿빛 바위를 날아다닙니다. 돌돌돌 계곡의 물소리가 소나무 숲에서 우~~ 소리를 내며 부는 바람소리랑 어우러집니다.달님은 눈을 감고 조용한 행복에 잠겨듭니다.산자락 호숫가 풀숲에서 달맞이꽃이 가슴을 두근거립니다. 처음 가슴을 두근거린 날 언제였는지 까마득 오래인데, 달님을 향한 달맞이꽃의 두근거림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언제나 금방 목욕을 끝낸 것처럼 해맑은 얼굴에 보일락 말락 하얀 그리움을 담은 미소로 말없이 산마루에 걸터앉아 밤새 숲을 보듬는 달님의 아늑한 가슴, 모두가 잠이 든 숲, 산이 만들어내는 보드라운 선율에 달님은 살포시 눈을 감고 하얀 그리움으로 행복해합니다. 누군가 서러움으로 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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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권 시인
2023.10.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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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일을 몰두해서 하다 보면 훌쩍 시간이 흐른 걸 피부로 느낀다.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하지 못한 자신이 약간은 섬뜩하고 겸연쩍어 서둘러 마음을 추스르며 시간을 확인한다.정말 늦은 시간이다. 그 전 같으면 일분일초의 시간도 아까워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시계를 보겠지만 이제는 느린 정신 탓인지 다 마무리하고 점검을 하기에는 과부하가 걸린다.서글픈 일이라고나 할까. 칠분의 육까지 쓸 대로 다 써버린 지금 집중보다는 느림의 미덕을 지향하고픈 마음이 절실하다. 그러나 그 생각도 잠시 해야 할 일에 빠져 허덕인다.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순간, 시집을 펼치다 칼라사진 한 장이 눈에 걸린다. 문득 마음에 걸려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어쩜 내가 아는 김 선생님이다. 가끔 언니라고 부르는 그 분이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수년째다. 시집 속의 그녀는 소녀처럼 밝은 표정으로 열대과일 아래서 함박 같은 미소로 웃고 있다. 그녀를 그리워하는 시집 주인공은 인생은 하룻밤 일장춘몽이라며 한 편의 시에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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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10.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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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으로 흐르는 급류 우주 경비선이 시베리아 흰 벌판을 내려다보며 북상하고 있었다.“열어 줘.”“못 나가게 문을 단단히 잠가.” 스노가 눈밭을 보자 뛰어나가고 싶어 떼를 부렸다. 시리우스는 키드라와 통화를 끝낸 뒤 그동안 지구에서 활동한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수색 대장입니다. 지구에서 속히 나오셔야겠습니다. 천왕성도 함락되고 지금 토성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오르트들에게 견디지 못할 것 같습니다.” 보고서와 개인 자료를 따로 분리하고 있을 때 알테어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주 3군단은 어디까지 진군했어?”“목성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곳이 1차 저지선인 것 같습니다.” Nn11이 비행 속도를 광속 이상으로 높이자 무음으로 날던 우주 경비선이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북극문을 빠져 나갔다.“이번에는 대총독이십니다.”“시리우스 교수, 지구는 위험 지역이니 어서 나오시오.”“드릴 말씀이 없어 미안하군요.” 알마크나 시리우스는 착잡한 얼굴로 서로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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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9.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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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해 그런다는 것을 안 눈빛보석은 범진 스님에게 조심스럽게 운을 떼었던 것이었다.“옮겨 심으러 가자.” 낮시간 교통이라 더 많이 길이 막혀 두 시간 넘게 걸려 서대문에 도착하였다. 마리아가 서대문 구청에 가서 허락을 받고서야 합목은 미니버스로 옮겨졌다.“자, 출발.” 승용차와 미니버스에 오른 일행은 관음사로 향했다.“대웅전이 바라보이는 이곳이 좋겠어. 일주문으로 삼아야 하니까.” 햇빛 잘 들고 바람 소리 시원한 정문에 등나무가 심어졌다.‘고마워.’ 전음으로 합목이 눈빛보석과 은교에게 마음을 전했다.“스님, 감사해요.”“내 마음이 더 기쁘다.” 은교와 눈빛보석이 고마워하자 범진은 도리어 합장하며 좋아했다.“인석아, 침 냄새 나.” 백구가 합목을 이리저리 혀로 핥아 주자 범진이 못하게 말렸다. 합목은 살았다는 표시로 끔찍한 백구의 혀로부터 벗어나게 해 준 범진 스님에게 합장하듯 허리를 숙였다가 폈다(범진은 바람이 한 번 휘어지게 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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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9.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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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절추절 내리는 어느 늦은 밤 빼곡하게 들어선 주차 차량 사이로 웬 떡인가 싶게 한 개의 주차 자리가 비어 있었다.이상하다 싶었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에서 내려 이중 주차한 차들을 낑낑대며 밀어내고 차량이 들어갈 공간을 마련했다.판단이 미숙했는지 앞 뒤 차를 밀어두었으니 이제는 차를 잘 댈 수 있겠다 싶어 좌회전으로 핸들을 돌렸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뒷 공간이 얼비치고 조절이 잘 안된다 싶어 차문을 내리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차에서 내려보니 앞뒤로 밀어 놓은 차간 공간이 적었던지 세워 둔 차량 앞 번호판을 보기 좋게 떨어뜨려 한쪽으로 기울어진 게 보였다.비 오는 것도 아랑곳않고 번호판에서 떨어진 너트를 이리저리 맞추어 보았지만 번호판은 잘 붙지가 않고 계속 떨어져 흔들거렸다.속상해도 어쩔수 없다 싶어 앞 창문에 붙은 전화번호를 돌렸다. 분명히 남자분일거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돌렸는데 어쩜 잠결에 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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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9.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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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새벽에 남한산성 제2 남옹성치를 다녀왔다. 병자호란의 아픈 기억만 알려진 남한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쌓은 산성으로 유서 깊고, 외세에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다고 한다.어두운 새벽에 산을 오르니 앞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 일출 회원들과 함께 오르니 힘들지 않았다. 제2 남옹성치는 동서남북이 확 트였다. 그래서 새벽 일출 보기엔 안성맞춤이다. 우리는 일출을 기다렸다. 이제나저제나 해가 솟아오길 기다리자, 드디어 동쪽에서 붉은 여명이 조금 비치더니 손톱만 한 붉은 해가 조금씩 조금씩 고개를 내밀었다. 순간,“와아-”사람들의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오래간만에 보는 일출과 산바람은 시원했다. 성남과 서울 도심의 불빛도 보이고 사람들은 일출 사진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나도 모처럼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일출 사진을 찍고 가족들에게 카톡으로 전송했다.‘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에 감동적인 장면이 있다. 사진작가인 숀이 히말라야에서 눈표범 사진을 찍기 위해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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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원 아동문학가
2023.09.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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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항상모자를 쓰고 다닌다화가처럼, 뮤지컬 배우처럼모델처럼 우아하다한때는 부러움이던 그녀이젠 육십 고개에서지난날을 떠올리며슬픔에 잠긴다그녀를 닮아가듯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을 때모자는 자신감이다시인으로 보이고화가로 보이기도 한다젊은 날 부러움이었던그녀 나를 부러워한다지난 날의 내가지금의 나를 올려본다모자 챙이 슬쩍 손짓한다 약력국제펜 회원, 경기펜 총무국장 남명문학 부회장경기문협, 『문학과 비평』 사무국장, 수원문협회원, 『신정문학』회원경기문학인협회 공로상수상,『문학과 비평』 작품상, 『신정문학』 수필부문 우수상, 애지중지 행시 짓기 대상제2회 남명문화제 작품상 영상시 신춘문예 우수상, 『문학과 비평』 공로상 수상, 문학신문 주최 제27회 윤동주 별 문학상 수상저서; 레스피아에서 선녀를 만나다 시평(詩評)소탈하고 포근하고 감성이 넘치는 이승해 시인의 시를 보노라면 시적 내공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다. 시인을 보면 활력이 넘치고 긍정적이며 사교적인 심성이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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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해 시조시인
2023.09.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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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높은 가을하늘바람이 실어다 준찬란한 오색 단풍잠시 머문 가을사랑 한껏 받으며교태를 떨더니가을바람에 실려쓸쓸히 떠나간다.머물지 못하고이별하는 운명 앞에허무를 삼키며붙잡아 보지만아름다움은영원하지 않다고자연 따라 떠나는가을이 머문 자리 약력1937년생 수도여자사범대학국어국문학과 졸업 1990년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수원문학상, 백봉문학상 수상, 경기수필가협회장.저서 수필집 시집 외 다수 시평 詩評시집 의 저자 강양옥 시인은 수원문인협회 원로로서 수원문학 대상을 받은 작가다. 시인은 수필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시에는 부드러운 내성과 강인함이 묻어있다. 그녀의 강건한 정신세계는 시와 수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녀는 “하늘이 의연한데 눈앞에 다가온 황혼이 세월을 재촉한다”고 말한다. 더 늦기 전에 “마음속 심연에 고인 시들을 건져 올려 은유
기고ㆍ서통여론
강양옥 시인
2023.09.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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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로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온 국민이 수재민을 돕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의 저력을 볼 수 있어 흐뭇했다.장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불행한 일이 해마다 반복되어 안타깝다.챗GPT 초거대 AI 시대에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예방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예로부터 ‘오뉴월 장마’라는 말이 있다. 양력 6월과 7월에 한 달 정도 내리는 ‘지루한 비’를 장마라고 한다.올해는 장마 초기에는 국지적 폭우와 불볕더위가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 형태를 보이다가 특정 지역에 ‘극한 호우’가 지속하여 피해가 컸다.사람들은 기상이변이라며,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지키려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했다.지루한 장마 피해 소식을 듣자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내가 태어난 곳은 남한강 상류 산골 마을이었다. 그러다 보니 산불이 아니면, 물난리를 겪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중학교에 가려면 십 리를 걸어서 하진 강 나루터에 도착하면, 나룻배로 강을 건너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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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원 아동문학가
2023.09.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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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소슬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온다. 어제저녁 늦은 시간에 선풍기를 켜 놓고 잔 덕분에 아침엔 온도가 내려간 기운과 합쳐 추워서 이불을 끌어 당겼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 싸한 분위기가 아침을 덮는다.그는 그렇게 바람이라 칭하면서 이른 새벽에 몇 개의 짐을 챙겨 나가 버렸다.“차 속에서 꺼낼 것 없지?” 그게 다였다. 아침이면 몸이 무거운 나는 잘가라는 인사도 못하고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 나를 바라보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가끔 나는 그의 생각 언저리를 훑고 있다.사실 그렇게 살아가는 그가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날들이 부쩍 많아진 요즘 느닷없이 충주에 땅을 샀다고 해서 또 속이 상했다. ‘나이가 몇인데 이제야 땅을 사다니 말도 안 돼’ 속으로 생각하면서 눈물이 글썽했다. 오죽했으면 집에서 먼 그곳에 땅을 샀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또렷한 답이 안 나오지만 어찌 생각해 보면 그 나름대로 무던히 생각한 게 있을 것이라는 추측뿐이었다. 과묵하기 이를 데 없는 그가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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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9.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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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며 새어나간지상의 시간변태(變態)의 통증을 견디며또 하나의 생(生)을 벗는다빗나간기억의 진액을 뽑아바람 속에서 직조해 낸천상의 날개옷 한 벌상현달 걸린 허공황홀하게 훔쳐내고오래된 우주를하나씩 삼킨다 본명 홍성열, 제주시 애월읍 출생, 아주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수료, 1998년 《한국시학》으로 등단, 시집 『정박 혹은 출항』, 『어떤 혹성을 위하여』, 『사막의 달』, 『지상낙원』, 『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 『나비의 시간』 전영택문학상, 한국시학상, 수원시인상, 경기시인상 등을 수상, 현재 《한국시학》 편집주간이며 한국경기시인협회 부이사장임. 시평(詩評)나비는 주로 낮에 활동하는 곤충이다.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나비를 소재로 한 동화 혹은 노래, 이야기가 넘쳐난다. 어찌 보면 벌레의 한 종류임에도 기피하지 않고 오히려 나비를 찾아다니는 어린이들을 보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비는 변태를 거치는 곤충으로써 알과 애벌레, 번데기의
기고ㆍ서통여론
임애월 시인
2023.09.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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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조와 은바퀴가 주고받는 이야기다.“혹시, 눈빛보석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궁궁이가 그냥친구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조금만 기다려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으니까.”“뭐어?” 팔달문 친구들은 눈들이 휘둥그레졌다.“문으로 가 보자. 마중해야지.” 그냥친구는 친구들을 데리고 본당 큰문 앞으로 가더니 문을 열었다.“눈빛보석! 은교!”“백구 너 어디 갔나 했더니.” 기드로온과 데네브가 다정히 손잡고 백구와 함께 문 쪽으로 오고 있었다.“친구들!” 눈빛보석은 팔달문 식구들을 모두 안았다.“어서 와.” 그냥친구도 눈빛보석과 서로 안았다.“은교라는 배우 맞네?” 길대장이 데네브를 알아보았다.“맞다, 맞아.” 다른 친구들도 옆 건물인 소극장에서 연기했던 은교의 얼굴을 알아보았다.“은교도 너희들 모두 알고 있어.”“어떻게?”“내가 너희들에 대해 열 번도 더 말해 주었으니까.” 눈빛보석은 웃으며 은교를 소개했다.“이제 우리랑 살 거야?”“희망을 가지고 방법을 찾는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3.08.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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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데... 이러한 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서로의 관계 회복을 위하여 사용하는 말들이다.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오해로 인하거나 서로의 의사가 일치되지 않을 경우 생기는 사과의 말은 새로운 인간관계의 출발이 될 수 있다.특히 처음 해보는 업무나 모든 행동은 잘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과의 말을 자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배우는 과정에서 누구나 저지르는 실수나 잘못은 큰 잘못이 아닌 건 물론 이를 기회로 새로움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 친구이거나 이웃이거나 친척일때 생기는 인간관계에서 어떠한 도덕적 일탈행동이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비웃거나. 모멸감을 주는 그러한 행동이나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말을 했을경우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끼는 감정은 배신감. 모멸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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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봉수 수필가
2023.08.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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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도 꽃은 꽃입니다죽어서도 꽃은 꽃입니다가슴속에 가득사랑의 온기 자욱한 이 땅향기 있어도 꽃은 꽃입니다향기 없어도 꽃은 꽃입니다가슴속에 가득사랑의 향기 자욱한 이 시간모름지기 저마다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삶이 시간을 딛고 살아가는 삶가슴속에 가득꽃같은 온기 밀물지는꽃같은 향기 밀물지는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썰물처럼 온기를 잃어 가는썰물처럼 향기를 잃어 가는이 땅, 이 시간오오! 우크라이나여! 한상담(1957년) 파주출생,1993년 월간 문예사조 시 부문 신인상 수상2012년 에스프리문학상 , 매월당문학상, 경기도문학상 수상2013년 부원문학상, 에피토도문학상 수상현)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저서: 덫의 사화(1994년), 내 그림자의 그대(1995년), 그대의 영혼 속에(1998년),바람의 통로(2009년), 가로등(2012년), 다시 가로등(2020년) 시평詩評어느 날 한상담 시인이 문학인의 집에 왔다. 시인의 표정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어쩌면
기고ㆍ서통여론
한상담 시인
2023.08.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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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갑다 못해 화상을 입을 것만 같은 여름 한낮을 간신히 견딘 날, 밤은 더 익어서 뭉그러진다. 훅훅 찌는 밤은 너무도 야속하여 원망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얄미워지고. 속옷에 배인 땀방울들이 밤에도 무슨 할 일이 있는 양 스물스물 젖어 나오더니 이제는 참지 못하고 몇 번의 샤워를 하게 한다. 에어콘을 틀어 더위를 식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니 콧속이 말라오고 기침이 나와 문명의 이기 속에서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음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언제부턴가 마른기침이 시작되고 간질거리는 피부가 신경 쓰이게 되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연회장이나 공연장에 가게 되면 앞자리에 앉을 수가 없다. 기침은 자리에 앉는 순간 거침없이 튀어나와 주위를 의식하게 한다. 살아있다는 징표라고 생각하지만 수시로 창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주위에서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병원에 가 보라고 한다.추운 겨울날 이었다. 그날도 행사 관계로 연수장에 가게 되었는데 기침 때문에 도저히 겁이 나서 자리에 앉을 수가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3.08.25 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