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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여기는 아무도 없어서 외롭다.” 왕눈깔이 뾰족한 수가 없는지 궁리하고 있는데 분화구 아래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거기 누구슈?”“그러는 댁은 누구쇼?” 왕눈깔이 날아서 내려갔다.“엥? 여섯그만 형님, 여기서 뭐하슈?”“아니? 아우가 나타나다니. 난 역시 운이 억수로 좋다니까.” 여섯그만에게는 왕눈깔을 만난 것이 망망대해를 표류하다 섬을 만난 것과 같은 기쁨이었고, 왕눈깔에게 여섯그만은 아는 척하기 싫은 질 나쁜 고향 선배 만난 기분이었다.“키드라 해적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이유가 뭐유?”“알려 줄 테니 이것 먼저 풀어 줄 수 있어? 나는 부리가 부러져서 말씀이야.” 여섯그만의 모습은 추해 보였다. 험한 인상인데다 애꾸눈에 털은 반쯤 깎였고, 부리도 이 빠진 것처럼 부러져 있다.“자, 이 만큼 풀어주었으니 얘기해 보슈.“어허, 어찌 반만 풀었어?”“에헤이, 한꺼번에 풀었다가 형님이 말 안 해 주면 나만 꽝되는 거 아니유?” 왕눈깔은 여섯그만을 의심하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3.08.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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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게 꿈이 있다이 땅의 소녀들은 피어나는 무지개이고이 땅의 여성들은새로운 삶의 모국어다불꽃같이 활활 타오르는꿈의 여정꽃과 나무들이 기지개를 펴며 모두 제 모양을 뽐내며자유롭게 자유롭게 허공을 날아다닌다이 땅의 사람들은 찡그리지도 말고싸우지도 말고조곤조곤 품위있게 대화 나눌 수 있는 지성의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올곧은 민족의 희망아직도 나는 그런 꿈을 잊지 않고 있다 약력시인.화가수원문인협회 고문(서양화개인전26회)한양대학교 예술철학박사과정수료경기대및대학원 외래교수수원문인협회장역임시집 "불꽃혼나혜석"외 3권 수원문학대상 나혜석문학대상대한민국예술인상대한민국 서양화비구상 심사위원장역임현) 한국예술문화 봉사단회장 시평 詩評수원문인협회 이순옥 고문은 시인이며 화가다. 열정과 노력은 이순옥 시인을 화가로 탄생 시켰고 시인으로 무장시켰다. 그녀의 가족사는 문인이 될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외가쪽으로 문물이 뛰어나다. 그녀는 박재삼시인의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입문했다. 곁에 앉아
기고ㆍ서통여론
이순옥 시인
2023.08.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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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에 장맛비라고 하며 한반도 중심을 관통하는 일기도를 보내고 있다. 이어서 후두둑 후두둑 빗줄기가 창문을 휘갈기며 장마의 시작을 알린다.어릴 적 장마에 대한 기억은 그저 뿌연 흙탕물이 찰랑찰랑 내가 살던 무심천 뚝방을 가득 채우며 느린 유속으로 흐르던 시간속으로 들어간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는 맑은 시냇물과 시냇가에 펼쳐진 금모래 은모래가 유난히 선명했던 기억이 함께 들어 있다. 마치 깨끗한 화폭에 유려하게 담겨진 그림 한 장 보듯한 추억의 시냇물일 뿐이었다. 맑은 물 속에 송사리떼랑 쉬리떼가 요리조리 살랑거리며 헤엄치는 것을 보며 잡지도 못하면서 꽃고무신을 들어 이리 건지고 저리 건지며 고무신 안에 물고기 떼가 잡혀 지기를 바랬었다. 한 마리도 못 잡으면서도 맑은 물결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저절로 내 안의 모든 좋지 않은 것들이 말갛게 씻겨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혼자서도 그 시냇가에 앉아 흘러가는 물결을 하염없이 바라볼 때도 있었다. 그런 날에는 어김없이 꿈을 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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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8.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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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등학교 선생님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일로 교권과 공교육의 붕괴라며 우려하고 있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학교폭력과 악성 민원으로 학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교권 추락과 학생 지도의 어려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학부모 민원 처리의 어려움으로 5년 미만 교사가 최근 600명 정도 학교를 떠났다.또 최근 5년간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도 600명이 넘는다는 기사를 보면, 정말 공교육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가정교육도 부재하고, 사회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학교에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토록 교육해야 하는 데 선생님들의 손발을 묶고서야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할까?6학년 담임 시절에 학생들 간의 다툼이 생겼다. 한 여학생을 여러 여학생이 때려서 만들어진 일이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다른 학생들을 전학시키라고 요구했지만, 피해 학생의 아버지 생각은 달랐다.“어차피 중학교 가서도 또 만날 친구들이죠.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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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원 작가
2023.08.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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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을 끝낸 의자들이탁자 위에 올라가 있다두 손 들고 벌서는 학생들 같다오늘도 성적이 부진했나보다주방 구석에 쭈그리고 있던어린 대걸레가열심히바닥을 닦는다문밖에문 닫는 하루가즐비하다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서랍 속의 사막', '하늘로 가는 혀','홀연, 선잠', ‘사과의 잠’ 등이 있으며 경희문학상을 수상했다. 시평(詩評)김정수 시인의 시집 『사과의 잠』에서 이 시를 접하는 순간, 지난 3년간 우리를 괴롭혀 왔던 코로나라는 감염병이 머릿속에서 생생하다. 물론 아직도 공식적으로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인들끼리는 서로 얼굴 맞대고 소통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된다. 코로나는 내수경기의 침체와 회식문화의 단절로 지역의 골목상권을 무참히 붕괴시키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흔들어 놓았다. 영세 식당업자들은 고가의 식자재 비용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야말로 의자를 탁자위에 올려놓고 두 손 번쩍 들었다. 이것은 어쩌면 약자들의 살아남기 위한 강자들에게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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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시인
2023.08.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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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뚜껑에 내장 드러낸 간재미가 누웠다바다는 뒤돌아보지 않고 이미 수평선으로 떠났다눈물은행복을 기억하고 있어야 흘릴 수 있는 거야세상으로 나온 속내들이 낮은 무덤 하나 이루었다목쉰 선장 부인이 목청을 높인다맛있어요 국물이 시원해요목숨은물려주고 물려받은 자리에 움이 돋는 거지사라지는 게 아니야 이어달리기야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내장 한 개씩 토해 먹이고마지막 몸을 내어주는 두미콜라 거미새끼들이 오글거리는 집목숨은 그렇게 피어나는구나노랑바래기버섯처럼불빛처럼때때로어판장을 흐느적거리다가 돌아 나오는 횟집 골목수족관 활어 꼬리가 내 지느러미를 툭 친다 김포출생, 2011년 문학시대로 문단에 나옴,「김포문학상」,「경기예술인상」,「계간문예작가상」,「청록문학상」,시집으로『반쪽만 닮은 나무 읽기』,『사막의 물은 숨어서 흐른다』,『좽이 던지는 당신에게』,『나무는 발바닥을 보여주지 않는다』등이 있으며, 인송문학촌 토문재에서 집필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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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월 시인
2023.08.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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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와 눈빛보석이 데네브와 기드로온이 되어 말하는 동안 우주 경비선은 북극문을 통해 지구으로 진입했다.“경도 127도를 유지하며 남쪽으로 이동해.”■ 무인도 이야기“조금 더 남쪽으로 비행해.” Nn11은 시리우스의 지시에 따라 수원성을 지나 남해안까지 우주 비행선을 이동시켰다.“아름다운 섬이야.” 은교가 우주 비행선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눈빛보석에게 말했다.“저 무인도에 착륙해 줘.” 사람이 살지 않는 파도와 바위와 나무와 풀꽃 그리고 갈매기들이 알을 품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저 멀리 가물가물한 섬들이 뭍을 그리워하며 떠다니는 것처럼 띄엄띄엄 놓여 있었다.“이곳에 왜 내린 거죠?”“너희들에게 안전한 곳으로는 이곳이 적당할 것 같아. 우주 전쟁이 끝나 평화로워질 때까지 여기서 지내 줄래?” 눈빛보석이 궁금해 하자 시리우스가 이유를 말하고 둘을 번갈아보며 의사를 물었다. “너만 좋다면.” 눈빛보석과 은교는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같은 말을 했다.“타!” 시리우스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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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7.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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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하루도 쉬지를않는 너어제도 딱딱오늘도 딱딱근데 친구는너의 입이 걱정이란다내 몸이 부서지더라도기어이 구멍을내겠다는 너집에 있는 새끼들도중요하지만친구야!난 너가걱정된단 말이지 담양 출신「아동문학세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동시집 「아기별 탄생」제9회 아름다운글문학상 수상(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이사한국문인협회 회원한국공무원문학협회 광주전남지부 부회장담양남초등학교, 담양중학교,광주석산고등학교,조선대학교 법학과,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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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아동문학가
2023.07.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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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바다는 왜 그렇게 울었는지저희끼리 뺨을 치며 큰 소리로 외쳤는데그래! 파도는 산을 깨우고 싶었을 게다밥솥 알람소리 설 잠깬 노모바다인 듯 숲인 듯 어지러히 도는 산천불꽃 연무 뒤엉킨 또 하나의 세상 앞에널뛰듯 어둠을 집어삼킨 불바다울어대던 파도의 예감이 적중했으리화마를 뒤엎는 침묵의 속울음어쩌다 까만 옷을 갈아입은 송이밭화기 품은 농막 이글이글 열을 품고쩌렁쩌렁 산맥 넘는 금강송 울음소리산 벚나무 갸웃갸웃 초록을 내미는데객지 나간 피붙이 모르게 다녀간 눈물노모 가슴팍 데인 상처 꾸덕꾸덕 아문다 약력시인충남 청양 출생경기도 수원거주수원문인협회 회원월간 국보문학회원 시평 詩評불과 몇 달 전 메마른 산하는 화마를 만나 까만 숲으로 변했을 적 우리의 노모는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고 싶었을 게다. 어쩌다 까만 옷을 갈아입은 송이밭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고, 화기 품은 농막에 솟아오른 이글이글한 열을 막을 재간조차 없는 자신이 허망했으리라. 어쩔 수 없어 포효하는 쩌렁쩌렁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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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하 시인
2023.07.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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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초등학생 손녀 셋이서 가까운 수원화성성곽길을 걷기로 했다. 화서문에 이르니 점심때이다. 성곽 옆 식당에서 돈가스를 먹고 나오니 도로변에 화서문 관광 안내소가 있다. '화성성곽길 스탬프 투어'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다. 화성성곽길을 돌며 10개소에 설치된 스탬프를 찍어 확인받으면 기념품을 준다고 한다. 용지를 받고 화서문으로 오니 앞쪽에 스탬프함이 있다. 손녀는 재빨리 스탬프를 찍는다.화서문 누각으로 올라갔다. 예전엔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던 장소이다. 마루로 되어있어 고향에서의 대청마루 같은 느낌이다. 화서문과 장안문 사이에는 장안공원이다. 지난 연말에는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사이에서 빛의 축제가 있었다. 정조 시대의 풍습을 빛으로 보여 주었다. 성곽을 걸어 장안문으로 향했다. 많은 시민들이 걷고 있다. 외국인도 할머니와 가족이 함께 걷고 있으니 보기 좋았다. 장안문 앞에는 화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대형자전거 모형이 어울렸다. 장안문이 열러있어 그 문을 통과하니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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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수필가
2023.07.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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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달빛이 늦은 저녁을 훑고 어둠 속에서 서기를 발하며 매혹적 미소를 흘리고 있다. 사위는 고요하고 늘어선 가로등 불빛만이 안개 속에서 부서지며 마치 사열하듯 달려온다. 그런 밤길, 차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은 아늑하다. 어쩌면 푸근하기까지 하다. 늦은 밤인데 왠 청승이냐고 물으면 전혀 상반된 답을 내 줄 수밖에. 아찔하면서도 짜릿한 밤을 즐기는 것은 외도와도 같은 쾌감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목적지는 있지만 과정은 언제나 외로움의 극한, 그 시간을 뚫고 점점 더 가까이 귀소의 길에 선다.언제부턴가 시야에 들어오는 물체들이 형상을 만들며 일어선다. 아니 살아나서 움직이는 것이다. 애써 눈길을 돌리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만 번번이 실패다. 아주 잠시지만 주위의 사물들은 교감이라도 하듯 살아있는 형상으로 눈길에 잡힌다.이젠 그것도 아무렇지도 않다. 섬찟하기도 하고 멋쩍기도 한 데 살아 움직이는 모습은 신비 그 자체다. 사람의 형상으로 보여지는 그 무채색의 풍경은 눈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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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3.07.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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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화두로 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챗GPT를 이용한 검색서비스의 활용방안을 보고 있으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느끼곤 한다.우리가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노동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첫째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토대로 한 인류의 진보를 예측하는 긍정적 시선이며, 두번째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그로 인한 대량실업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시선이다.2021년 OECD 23개국을 대상으로한 ‘인공지능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ᅟᅩᆷ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9년 사이에 거의 모든 직업군의 근로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분적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 및 부가가치를 기반으로 한 직업 구성으로 변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지난 1,2,3차 과학혁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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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기자
2023.07.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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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하루도 쉬지를않는 너어제도 딱딱오늘도 딱딱근데 친구는너의 입이 걱정이란다내 몸이 부서지더라도기어이 구멍을내겠다는 너집에 있는 새끼들도중요하지만친구야!난 너가걱정된단 말이지 담양 출신「아동문학세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동시집 「아기별 탄생」제9회 아름다운글문학상 수상(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이사한국문인협회 회원한국공무원문학협회 광주전남지부 부회장담양남초등학교, 담양중학교,광주석산고등학교,조선대학교 법학과,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석사) 졸업
기고ㆍ서통여론
강상구 아동문학가
2023.07.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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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라는 해적 두목의 체면은 없고 울상이 되어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부하들이 다 죽게 된 일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하델이 부탁한 것도 못 들어 주게 생겼데이.”■ 24개의 달“가장 나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시리우스가 고민만 하고 있는 키드라 앞에 앉아서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오르트가 서쪽 협곡의 저지를 뚫기만 하면 해왕성을 휩쓸고 천왕성을 초토화시키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토성과 목성까지 갉아먹으면 동쪽 협곡까지 오는데 사흘 낮밤도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지구로 들어가면 살 수 있을까요?”“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어요.” 시리우스의 말에 생사를 묻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키드라도 알고 있다. 알면서도 키드라가 매달리는 것은 실패할지 모르는 두려움의 고통을 덜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그럼 뒷날 이 날의 이야기를 잊지나 말아 주십시오.”“도르르르르.” 협상장에서 굳은 결심을 하고 키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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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기자
2023.07.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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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기다림과 그리움하얗게 읽어 내리던 목련나무중력과 낯선 바람에 몸살 앓는다달빛아래 활짝활짝 피어나는백로들의 춤사위어둠 속 환히 빛나던 꽃이 지고 있다지면(地面) 위에 널려 있는 꽃 울음한쪽 귀 내어주고 말없이 듣는다찬바람이 나무를 훑고 지나간다후두둑 후두둑 꽃이 빗방울처럼 떨어진다나무는 어제처럼 꽃길 만들어 놓고환하게 웃고 서 있다비는 내리고 꽃은 떨어지고무슨 할 말 있는 듯하여 나는나무 아래 서 있다 약력수원문학 신인상열린시학 한국동시조 신인작품상경기수필신인문학상수상시집 동시조집 한국문인협회수원문인협회 사무차장 시평詩評사람을 이르자면 그의 됨됨이를 우선 말하게 된다. 김애숙 시조인은 그 부분에서 귀품이 있다. 종교적 색채를 띤 조용한 성품으로 누가 뭐래도 그녀는 시인이다. 그동안 문단에서 바라본 그녀의 족적은 충분히 사색적이며 아름다운 품결을 갖고 있다. 그 성향이 배경으로 나타난 것이 시조다. 가히 김애숙 시조시인의 시는 감상하기에 으뜸
기고ㆍ서통여론
김애숙 시인
2023.07.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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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며 문 열고 들어오는 딸아이가 선물이라며 무릎 아래에 종이봉투를 놓았다. 생신 축하드려요 하며 웃으면서 방문을 나선다. 솔직히 말로는 뭘 이렇게 돈을 쓰냐고 한마디 했지만 입이 귀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운동화다. 며칠 전 집사람이 배가 요즘 돋보인다며 타박한 것이 영향을 미쳤나 보다. 운동을 하긴 하지만 건너뛰는 날이 많아 스스로 생각해도 효과가 있을까 의심이 가긴 한다. 그러나 어쨋건 간에 역시 딸을 키우는 맛이 이것이라는 넉넉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생일 아침상은 당연히 미역국이다. 먹을 때마다 국 중의 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각인 효과는 동물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오남매 맏이인 나는 동생들이 태어날 때마다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느꼈을 미각과 후각이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강하게 되살아나는 듯하다. 거기에 더해서 아내가 끓여 주는 미역국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는 새삼 고맙다는 느낌이 든다.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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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석 시조시인/수필가
2023.07.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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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벨의 원래 의미는 생계를 위한 일, 건강한 가족과 훌륭한 부모가 되는 일, 개인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일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젊은 세대들에게 요구하는 한정된 이슈라고 생각하는 워라벨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두고 추구해야 할 과업임이 분명하다.돈 버는 활동에 머물지 않고 종교활동을 필두로 자원봉사활동, 취미활동, 친구 관계처럼 시간을 보람 있고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이 워라벨의 조건 중 ‘나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배려 사이에 조화’를 꾀하는 것도 성숙한 삶으로 가는 길 중 하나일 것이다.탑차를 끌고 다니며 여러 가지 식품을 파는 J는 젊은 날 큰 건축업을 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이름도 잘 알려진 어느 아파트 공사를 맡아 구두계약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데 최종 계약에서 불발되었다. 이미 자재비를 계산하여 선 납품할 자재를 사다 싸 두었고 함께 일할 사람을 조직하여 시작할 날을 계산하고 있었는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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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7.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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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트 대제가 왜 데네브에 대해 물었지?”“데네브 공주가 오르트 대제의 딸이랍니다요.”“뭐?” 시리우스와 Nn11과 Nn12와는 동시에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헤헤, 이렇게 좋은 정보를 알려주었는데 저를 풀어 주시는 것이 도리 아닐까요?”“안 돼, 임마. 도리를 아는 놈이 나쁜 짓만 골라서 해?” Nn12가 여섯그만의 한 쪽 다리를 쇠줄로 기둥에 묶었다.“그럼 먹을 것이라도 주십지요. 한참 날아왔더니 배고픕니다요.”“그자식, 뻔뻔하기는.” Nn12가 한 대 쥐어박으며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다.“이모, 저렇게 많은 군대는 처음 봤어.” 스노가 신기해서 왔다 갔다 어리둥절하는 동안 우주 경비선은 우주 3군단 모선으로 들어갔다.“시리우스 교수, 어서 오시오.”“진척이 있나요?”“제자리걸음입니다. 교수께서 속히 뚫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미자르 군단장이 시리우스를 맞이하며 상황실로 안내했다.“알마크 총사령관께서는 어디까지 알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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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6.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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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사춘기'라는 말에 빗대어 '사추기(思秋期)'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단어에서 느껴지듯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과 성공의 기회가 가을날의 낙엽처럼 훌쩍 떠나 가버린 듯한 허무감을 안겨준다.짙푸른 녹음을 자랑하던 거목이 어쩌면 생기를 잃고 삶의 내리막길, 혹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마저 준다.사추기라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 것은 며칠 전, 남동생을 만나고 난 이후다. 동생이 늘 분주한 일상을 보내왔기에 명퇴나 퇴직은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는데 그날 만난 동생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너무 그런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제법 안정된 공기업 고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생의 삶을 크게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동생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득 영원불변은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동생이 말했다. 나이 55세가 되면 현재의 근무처에서 전문위원이라는 명칭으로 월급의 10프로를 감액한 금액을 받고, 아무런 직책이 없이 생활해야 한다며, 그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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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수필가
2023.06.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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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장단 평야 어디쯤이었으리일제의 공출에 가마니 짜 대느라주린 배 졸라가면서 새끼줄을 꼬던 곳손가락 핏물이 봉선화로 다시 펴도꽃물 대신 눈물 매단 물 한 사발 들이켜던내 엄마 유년 시절이 보릿고개 넘던 곳무상한 세월의 뒤안길 따라서독개다리 건너며 엄마 고향 그려 보니빈들의 망초 무리만 바람결에 날리고어스름 해넘이에 재우치는 귀갓길마음 길게 세워둔 붉노을 그 너머로엄마의 보름달 같은 얼굴 둥실 떠오네 2009년 월간 모던포엠 시 등단, 월간문학 시조 등단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수원문인협회 이사대통령 표창, 수원시 문화상, 수원시 여성상, 경기문학인 대상,모던포엠문학상, 홍재문학상 수상 외시집 『오후의 한 때를 바라보다』, 『물의 독백을 적다』 어머니에 대한 속 깊은 마음을 애절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적감각으로 표현해낸 시인의 『엄마생각』 시가 오늘따라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김순천 시인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듯 그녀의 삶마저도 내밀한 부분까지 성
기고ㆍ서통여론
김순천 시인
2023.06.23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