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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봄비가 내리더니 마냥 좋아하던 벚꽃잎도 스르르 녹아서 언제 그렇게 화려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사라져 버렸다.여기저기 뾰족뾰족 고개를 내민 새싹들은 앙징스런 모습에서 연둣빛 볼웃음을 띠고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이 산 저 산 철쭉과 진달래는 고운 단장을 하고 연지곤지 찍듯 산과 들을 새악시 볼처럼 발그레하게 물들이고, 그 사이 햇두릅, 방풍나물, 달래, 냉이 씀바귀들이 쑥쑥 자라 입맛을 돋우고 있다.밥상 위에 올려진 햇나물들이 조물조물 무쳐져 식탁 위에 함초롬히 놓여 있으면 저절로 힘이 나고 밥맛이 살아난다. 환희의 봄이다.일요일 아지랑이 가득한 들판과 소물소물 속삭이듯 들려 오는 듯한 봄 풍경이 눈에 어려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주변 청소를 해 놓고 도저히 집안에만 있기엔 몸이 근질거려 주섬주섬 봄옷을 차려 입었다.불현듯 오랜 친구였던 ‘재’를 만나러 간다. 봄빛보다 더 포근한 친구다. 아무 때나 불쑥 그녀를 만나러 가면 그녀는 언제나 한결같이 반갑게 맞
기고ㆍ서통여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4.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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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은 줄기마다 밝은 붓질을 하며 달려가다그 끝에 푸른색 물감을 뚝 떨어뜨린다그러면 산은솜털이 뽀얗게 번져 있는갓난아기의 귓등처럼 밝아진다푸른색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마른 가지마다 새순들은눈부신 연두색의 등(燈)으로 그려지고물살은 소란스럽게도얼굴을 파묻고 있던 돌들에게봄칠을 해댄다산 아래 능선의 끝자락엔 진달래며 산벚꽃이 벌써봄 준비를 마쳤고산어깨에 걸린 햇살은물감을 풀은 듯 붉게 번지고 있다. 1957년 강원도 강릉 출생, 1996년 신춘문예 등단, 시집 『아침시집』 『나를 오른다』 『크레바스』 『설산 아래에 서서』 등, 한국시문학상, 경기문학상, 바움작품상을 수상했다.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국제PEN한국본부 심의위원장과 감사역임 시평(詩評)「문안산 물감빛」을 최영규시인의 산악시집 『설산 아래에 서서』에서 만났다. 문안산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소재한 53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시인은 산을 모르며 능선과 산줄기, 계곡의 풍경들을 스케치하여 한 편의 서정적 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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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규 시인
2023.04.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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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 옛말에 몸이 100냥이면 눈이 90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체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지대하다. 그러나 외부적·환경적 요인으로 시야가 제한된다면 어떨까?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안개다. 안개는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발생을 하는데, 보통 해상에서의 안개를 ‘해무’라고 부르며 보다 짙은 안개를 ‘농무’라고 한다.일반적으로 농무기는 3월부터 7월까지를 말하며 초여름인 6월에 ‘농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바다는 육지와는 달리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신호등이나 기준선이 없고, 농무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을 경우, 방향을 잃거나 선박끼리 충돌 · 좌초하는 등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실제로 지난 3월 10일부터 3월 12일까지 여수·광양항에 짙은 해무로 도선 운항이 중단되어 약 100여 척이 넘는 선박이 발이 묶이고, 부두 접안에 어려움을 겪어 투묘하거나 외항에서 대기하는 등 항만 물류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되었다.항세에 익숙한 선박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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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항VTS 순경 정보원
2023.04.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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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는 찾았는데 또 한 개는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징그럽지만 은교가 주워서 알박이의 손에 쥐어 주었다.“복 받으실 겁니다. 예쁜 아가씨.” 알박이는 받은 눈알을 자신의 입 안에 넣고 혀로 굴려 싹싹 닦아 빈 눈 속에 집어넣었다.“너 때문에 지체되었잖아. 빨리 가!” 키드라는 알박이의 엉덩이를 차 앞장세우고 은교와 함께 눈빛보석이 있는 별로 이동했다. 은교에게 깜짝 놀랄만한 기쁨을 주기 위해 키드라는 손님이 누구인지를 계속 알려주지 않았다.“찌라시, 앞으로 나한테 부제독이라고 불러.”“너부터 찌라시라고 부르지 마.” 알박이가 어깨에 힘주고 들어가며 문 앞에 서 있는 찌라시에게 자신이 승진한 것을 알려주었다.“창피해 죽겠네. 저것들 데리고 우주 군단과 협상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키드라는 티격태격하는 알박이와 찌라시를 보며 달려가 차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하루 전만 해도 그러고 남았을 것이다. 체면과 체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옷 같은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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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4.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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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바닷물에 손 담그면잉크빛깔 물들여 질까미역 톳 세모가사리가 몸을 헹구고전복이 다시마를 답삭이는포구는 잠잠하다물길도 멀리 가슴 띄운 섬낮은 지붕을 감싼 돌담마다대를 이은 옛 얘기 소곤대는데물질 나간 빈집에는검은 염소 울음 소리겨울바람도유채 잎 파랗게 엎드려 꽃대를 기다리고구들장 다락논 벼 그루터기는눈물 찰랑 그때 그 물방개를 기다린다어디선가맺으며 풀어 대는 복 장단 앞세워애절한 판소리 고갯길 넘어오면바닷물도 울컥울컥 추임새다자갈밭 한구석에 초분이 누워 있다 1992년 『문학예술』로, 1995년 『문예사조』로 나옴한국문인협회·수원문인협회 회원시집: 『헛된 기다림』 『동백꽃 붉은 입술』 『비에 젖은 강』 등2023 『청산도 바람』시집 : 월간문학 출판부 시평(詩評)2023년 정홍도 시인의 시집 『청산도 바람』속에서 시 한 편을 꺼내 들었다. 못내 잊지 못할 청산도를 그리며 시인이 운을 뗀다. ‘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라 바람, 구름, 빗소리가 쓴 것이라고, 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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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도 시인
2023.04.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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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바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라는 말이다. “아∼그러세요.”라고 대답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본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문득 다른 사람들 눈에 많이 본것처럼 느껴지는 내 앞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본다.긍정적으로 보면, 평범하고 크게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어려서부터 본래 말이 없는 편이라 친밀감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상대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모습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보면, 평범하다는 것은 개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대는 개성의 시대라는데, 좀 더 톡톡 튀는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사람은 누구나 겉이 보이는 앞모습과 속이 보이는 뒷모습이 있다. 두 모습 중 어느 것이 중요한지는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다. 우선 당장은 쉽게 눈에 띄는 앞모습이 중요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처음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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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수필가
2023.04.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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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공연히 뒤숭숭하다. 이 걸 할까 저 걸 할까 생각하기도 벅찬 느낌이 온몸을 엄습한다. 몸도 마음도 무거워 심호흡을 해도 안정이 안 된다. 괜스레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과 실없는 농담을 하다가 무언가 제대로 할 시간을 놓쳐 버렸다. 잘 잡히지 않는 해야할 일들, 그런 시간 속에서 얼마나 나는 어디로 흘러왔던가.한 주 일정을 보니 할 일이 겹겹이 쌓여 있다. 셋째 날 넷째 날 감사 준비, 여섯 번째 날 정관개정위원회, 일곱째 날 여덟째 날 00공원 바자회 등등. 그 다음 주로 넘어가니 산소가기, 셋 모임 그리고 또 감사. 일이라고 하면 밥먹는 일도 일이고 세수하는 일, 화장하는 일도 다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되다니. 한심한 마음이 들어 한숨을 훅 뱉는다.몇 해 동안 조그만 사업 하나 해 보려고 여기저기 쏘다닐 적 말없이 따라와 준 이 관장이 전화를 하며 만나자고 한다. 그는 한 번도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조차도 한 적이 없다. 무척 교과서적인 남자다. 생활 자체도 어쩌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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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4.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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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불청객 부주의 화재]봄철은 따듯한 기온, 강한 바람, 낮은 습도 등 화재 발생의 최적 조건이 형성되는 기후적 요인과,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지역축제 등 시민참여 행사 개최가 많은 만큼 부주의에 의한 화재 발생 비율 또한 높다.최근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최근 5년간 봄철 화재가 59,742건으로 전체 28.4%를 차지하고 있다. 봄철 화재의 원인으로 부주의 33,487건으로 가장 많았다.봄철에는 건조하고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작은 불씨가 대형화재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계절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주의 화재의 요인들을 살펴보면 담배꽁초로 인한 산불화재, 음식물 조리중 발생하는 주택화재, 쓰레기 소각 중 발생하는 화재 등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부주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담배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 피우고 담배꽁초를 버릴 때는 불씨가 남아있는지 재차 확인하도록 한다. 또한 산행 중에는 라이터 등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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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안전과소방사 정승현
2023.04.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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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마약 청정국이란 말이 무색할만큼 지금 대한민국은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손쉽게 마약을 구할수 있을 뿐만아니라 점점 그 규모가 조직적으로 커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최근 우유에 필로폰을 섞어 학원 근처에서 학생들에게 나누워 준 이른바‘마약 음료’사건도 서울 강남 학원가 한복판에서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약이 귀한 시절 배앓이를 할 때 민간요법으로 사용하던 양귀비는 천연마약으로 분류되는 식물로 열매에서 아편을 추출해 모르핀을 비롯한 해로인, 코데인 등 강력한 마약으로 가공이 가능하다.경찰은 유관기관과 합동하여 양귀비 개화와 대마 수확기가 다가옴에 따라 7월 말까지 마약류에 대한 특별단속기간을 실시한다. 밀경작 우려가 있는 섬지역 뿐만 아니라 야산의 비닐하우스, 텃밭, 정원등의 장소에서 재배가 불법으로 끊임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무인헬기(드론)을 이용한 단속을 하고 있다.양귀비 및 대마 취급 자격이나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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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3.04.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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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를 수석 부두목으로 임명한다. 하모니카 앞으로 나와.”“옥수수 이빨, 이 새끼 빨리 안 나와!” 하모니카가 보이지 않자 하델은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엉엉.”“어떤 새끼가 우는 거야?” 하델은 광선총을 빼어 들고 소리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확 쏴 죽인다. 나 우는 소리 겁나게 싫어하는 거 알지?”“하모니카님이 우리를 살리고 대신 전사했어요.” 우는 부하 멱살을 거머쥐고 머리에 총을 겨누자 그렇게 대답했다.“훌쩍훌쩍.” 여기저기 우는 소리가 더 나기 시작하더니 수천 군데가 되었다.“이 새끼들아, 뚝 안 그쳐!”퓽퓽퓽! 하델의 광선총이 허공을 향해 불을 뿜었다. 그러자 우는 소리들이 진정되었다.“하모니카 이 새끼가 해적답게 뒈질 일이지, 멋을 부리고 지랄이야.” 하델은 럼주를 벌컥벌컥 마셔 댔다.“우리 중에는 오르트와 싸우다 죽어 줄 놈들이 필요하다. 멋있게 뒈질 놈들 앞으로 나와.” 처음에는 머뭇거리더니 울던 부하들 대부분이 앞으로 나왔다. 부두목 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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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4.0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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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바쳐 무엇을 이루려 했던가해질녘이면 초조해진다북으로 떠나는 철새의 바장이는 소리저녁 해풍에 갈잎 칼 가는 소리석양에 건배를 제의한다저 굳건한 수평의 무심함 더불어일찍이 숙명처럼 길들어진 허기짐을 위하여 경기시조시인협회회장, 한국문인협회,한국경기시인협회,수원시인협회회원수원시인상,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작품상, 경기문학인상 수상시집『내 강물의 거주지를 위하여』,『혼자 여행은 이따금 까닭 모르는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삶이 사랑이고 사랑이 삶이라고』 등 시평(詩評)이 시(詩)는 이경렬 시인의 시집 『산객(山客)』에 수록된 시다. 궁평낙조(宮坪落照)는 화성시에 소재한 화성 팔경의 하나다. 수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궁평항은 멀리 다문다문 보이는 섬과 백사장, 붉게 피는 해당화 꽃, 백여 년 된 해송군락지와 산책로, 그리고 아름답고 황홀한 낙조 풍경을 보기 위해 연간 약 백여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수도권의 대표적 관광지다. 특히 매년 12월 31일 오후에는 한 해를 보내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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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렬 시인
2023.03.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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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색 빛 빈 하늘부러질 듯 휘어진 청록빛 솔가지에소복소복 피어난 아미(蛾眉)의 설화에메랄드빛 눈부신 풍경몇 날을 내리고 또 내리는나목들 꽃 피우기 분망한 시간대지의 파헤쳐진 흉터 벗겨진 상처도모두 감싸 안아 넘치는 풍광강아지랑 뛰어 뒹굴고 싶은 벅찬 마음하얀 숲 베어 길 내지 말아요아무도 오가지 않은 그 하얀 드레우리 둘만이 마주 보는 은하의 사랑하루 이틀쯤 그대로 두어요뜰에 차오른 이 설경을 우리 생에오늘처럼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을까요옥빛으로 피워낸 우리의 순결한 꽃 수원 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과 비평 회원시 낭송가화성시 문협 전국 시 낭송대회 최우수상한국문예 전국 시 낭송대회 금상수상 시평 詩評조영희 시인은 내적 시심이 깊다. 그는 늘 단정함과 반듯함을 좌우명으로 새겨 둔 듯하다. 삶에도 순종하고 겸허한 자세로 사는 사람다운 사람이다. 오랜 연륜으로 시를 쓰고 시낭송을 하는 조영희란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숭고하다. 긴 아픔을 무릅쓰고 의연히 살아가는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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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희 시인
2023.03.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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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가 지나니 봄기운이 완연하다. 계절의 변화는 참으로 신비롭다. 올해부터는 코로나로 멈추었던 섬진강 매화 축제가 다시 열린다고 한다. 성질 급한 사람들은 그새를 못 참고 2월 중순부터 매화가 피었다는 남녘으로 달려가 사진에 담아와서 자랑이다. 아직 바람 끝에 매운맛이 살짝 남아 있지만 기르는 개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요 며칠 사이 부쩍 늘었다. 호칭까지 아빠 엄마라 부르니 언뜻 들으면 영락없는 가족의 모습이다. 하긴 반려견이라 부르니 가족이 맞긴 하다.구에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에는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이들이 넘쳐난다. 한때는 아이들 대신 유모차에 올라앉아 선글라스 너머로 세상을 내려다보던 반려견들이다. 이제는 정해진 시간 내에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면 폐기물로 처리될 신세이다. 키우던 동물에 흥미가 사라지고 보살피는 것이 귀찮아지자 가족으로부터 가차 없이 버려진 생명들이다. 자신의 신분과시를 위한 살아있는 액세서리였을 뿐인 위장 가족이었다. 반려견이 아니고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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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준 수필가
2023.03.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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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고향은 온천으로 유명한 수안보에서 가까운 신풍리란 이름의 작은 마을이다. 그곳에서 태어나 4살까지 살았고 그 후 부모님을 따라 청주란 곳으로 이사를 했다.성장해서 그곳을 지나갈 때면 내 머릿속엔 하얀 자갈길이 환하게 보이고 달빛이 유난히 밝았던 어느 날만 뚜렷하게 떠오른다. 마치 앞으로 내가 살아갈 시간 들에 대한 무언의 암시를 주는 느낌이 들어 나에겐 고향마저도 신비한 배경으로 남아 있다, 남들은 고향에서 자연스러운 일들을 경험하고 자연 속에서 뒹굴며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는데 너무 어렸을 적 일이라 그런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려서 담을 것이 없는 무채색의 상상 속 고향만 떠오른다.그런데 여행을 갈 때면 여행지에서 수시로 고향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남들처럼 고향에서 겪지 못한 일들을 그곳에서 찾게 되는 것처럼 여행지 속의 오래된 모습을 보며 고향을 떠올리는 것이다.이번 여행에서도 그랬었다.올해 새봄이 온다고 들뜬 소꿉친구들이 무작정 기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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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3.3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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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지난 11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지리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이 91㏊에 이르는 막대한 산림피해를 입히고 진화되었다.산불 진화를 위해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특수·전문진화대 및 공무원 등 2천270명을 투입하였으며, 산불진화헬기 59대, 소방차·산불진화차 등 104대를 투입하여, 23시간 만에 진화를 완료하였다최근 전국 각지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각 지자체는 산불 예방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이에 전국적으로 3월6일부터 4월30일까지 ‘산불특별대책기간’을 지정하였다.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시키는 무서운 재난으로 다시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산불은 생활폐기물 소각, 논·밭두렁 및 농산부산물 소각,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부족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사소한 부주의와 방심으로 발생된 산불은 소중한 삶의 터전과 생명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어, 항상 산불이 발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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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3.03.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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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소방서 영암119안전센터장 장홍석]코로나-19 바이러스롤 3년 간 쓰던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이제는 꽃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봄이 되었다. 하지만 향긋한 봄의 이면에는 항상 화재라는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 그중 주택화재는 인명피해에 직결되어 가장 큰 걱정거리다.최근 5년간 화재현황을 보면 주택화재가 전체 화재건수의 21%를 차지하는 반면 사망자의 비율은 57%를 차지해 주택화재가 인명피해와 직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주택화재는 대부분 우리가 잠든 심야에 발생하며, 다량의 유독가스와 함께 빠르게 연소 확대되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 간다.우리 지역에도 주택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도 지난 2월 학산면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화재경보기의 경보를 듣고 잠에서 깬 어르신이 귀중한 목숨을 구하는 사례가 있어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었다.영암군과 영암소방서는 전년도 영암군민을 대상으로 가가호호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하였지만 주택용 화재경보기를 받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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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소방서 영암119안전센터장 장홍석
2023.03.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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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주민복지과장 오병찬]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일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유공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과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보훈 정책도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된다.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국가보훈대상자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립묘지를 조성은 그 가운데 기본이 되는 일이다. 유공자들을 생후에 편안히 안장하고, 그들의 충의와 위훈 정신을 후대에 전수하는 역사적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다.우리나라는 서울 등 현충원 2곳, 경북ㆍ영천 등 호국원 6곳, 서울 4.19 등 민주묘지 3곳 등 총 11곳의 국립묘지가 권역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변화 등으로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가 확대됨에 따라 안장 여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현재 정부는 현충원과 호국원 각 1개소를 신설 중이며, 기존 호국원 3개소를 증설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광주·전남권 보훈가족이 국립묘지로 60% 이상 활용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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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주민복지과장 오병찬
2023.03.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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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국경 수색대는 해적들을 지구 밖으로 몰아내고 수원성 상공에서 사라졌다.“어서 내려가 봐.” 시리우스는 두 우주 전사에게 지시했다. Nn11은 북문으로 Nn12는 팔달산 동굴로 즉시 비행선을 타고 내려갔다.“안 보입니다.” 지상에서 보내는 두 전사의 보고에 시리우스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해적들이 눈빛보석과 은교를 데리고 빠져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적들이 데리고 빠져나가기를 바라며 세워 놓은 계획이 있었는데 구조 장비를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다(고성능 전파 교란 장치로 눈빛보석과 은교를 납치한 해적선을 우주 미아로 만들어놓고 구조할 계획이었다.). “삐리리리리.” 그때 화상 통화 신호음이 울렸다.“시리우스 교수, 안녕하시오?” 아틀란티스 우주 박물관장이었다.“나도 왔습니다.” 박물관장 뒤에 서 있던 카노푸스가 따라서 아는 척을 했다.“도착했군요. 카니스 의장에게 연락은 받았습니다.” 시리우스는 내키지 않았지만 공식 임무를 띠고 나타난 그들에게 인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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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3.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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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이가 태어난 그날은 팔월 염천이었다. 생일은 약 이틀 앞당겨서 그 애 에미는 참다못해 기어코 제왕절개를 하고 말았다. 눈이 돌아가고 통증이 너무 심한 모습을 본 애비는 기어코 제왕절개에 손을 들고 그다음의 아기는 생각하기도 싫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를 가진 지 6개월쯤부터 아기는 엄마 뱃속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여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들락거렸다. 병원에서는 아기의 탈출을 막기 위해 약물을 투여했고 입 퇴원을 수 차례 하면서 간신히 산달까지 갔는데 이번에는 제때에 나오지 않아 가족들을 애태우게 했다. 의술은 발달하여 병원에서는 시간대로 아이의 상황을 부부에게 알려 주었는데 차라리 그것이 독이 되었다. 그것이 제왕절개의 단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출산일이 지나면서 아이는 거침없이 뱃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 감지되었다. 결국은 산모만 힘들어져 어쩔 수 없이 태어나는 날짜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시부모님은 걱정을 태산같이 하다가 태어날 날짜와 시를 잡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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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3.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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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것 오는 것 붐비는 2월짧아도 가득한 冬春路매화 꽃잎에 매어달린 작은 꽃신 한 켤레서쪽으로 지는 동백과 동쪽에서 오는 매향가장 늦게 핀 꽃과 처음 피어 수줍은 꽃아직 언 손에도 봄눈은 간지럼을 탄다 약력문학과 비평, 경수문학, 수원여류문학수원문학에서 작가활동1997년 홍재백일장 시부문 장원2018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입선2018년 수원문학 신인상 시평 詩評깔끔한 시어의 행간을 따라 수줍기도 한 봄이 달리는 겨울과 봄의 사이에 원순자 시인의 눈길이 닿았다. 서쪽으로 지는 동백과 동쪽에서 다가오는 매향이 만나는 그 길은 필연이었지만 설레임 가득한 만남도 함께 한다. 어찌 보면 시인의 마음도 봄을 기다리고 있지만 떠나는 겨울에 대한 연민도 있음을 내포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잔잔하면서도 마음이 고아해 보이는 그녀가 쓰는 시 속에서 우리는 깊은 시적 내공을 발견하며 정갈한 삶의 한 면을 엿본다는 것 또한 즐겁다. 서서히 다가오는 봄, 그 길에서 어쩌면 기억 속의 눈발이라도 한 움큼 뿌
기고ㆍ서통여론
원순자 시인
2023.03.16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