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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는 해시계가 있습니다 소중한 날에는 아침에 부스스 일어나 울지요 손잡고 걸을 때도일하거나 잠잘 때도약속 시간을 기억합니다마음의 해시계가 풀려도하루는 잘 흘러갑니다시간이 약이라지만해시계도 멈출 때가 있겠지요일상의 시계는재깍재깍 소리를 내지만해시계는 늘 두근거립니다 2015 시등단(문학바탕), 2017 수필등단(신문예) 수원문인협회, 문학과 비평, 경기수필가협회 회원,재경 문우회 부회장시집⌜달팽이 배꼽」⌜존재의 온유」 「그대에게 꽂(花)히다」 산문집⌜겨울 은사시나무」가 있음나혜석 문학상 시부문 수상(2019) 시평詩評무심코 길을 가다 누군가 조용히 다가와 함께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은 외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다가와 편을 들어 줄 것만 같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모습으로 박준길 시인은 우리 회원들의 마음속에 조용히 다가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박준길 시인처럼 조용하고 점잖고 이해심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그는굳이 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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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길 시인
2023.01.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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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미국 동부를 여행하며 워싱턴에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케네디의 묘와 미군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도 다녀왔다. 그런데도 정작 대한민국 국립묘지는 참배하지 못해 죄를 지은 느낌이었다. 올림픽대로를 승용차를 몰고 지나갈 때나 지하철을 이용해 현충원 근처를 지나갈 때 바쁜 척 외면했던 내가 미웠다.케네디 묘를 참배하며/ 洙均 안희두(본인의 시)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 묘/ 참배하고 돌아가던 길/알링턴하우스 언덕 아래/잠시 쉬다이곳에 잠든 영혼 참 편한 것 같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미국의 자존심으로/미국의 영원한 불꽃으로(Eternal Flame)/자리 잡은 당신의 묘 앞에/다시 떠 올립니다/당신의 대통령 취임 연설문 일부를 쓴다.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당신이 꿈꾸는 위대한 미래/인류의 아름다운 미래/편안하십니까?※ 안희두 제7시집에 수록 / 알링턴 국립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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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두 수원문인협회 고문
2023.01.1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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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시인은 마음과 행동이 거의 천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마음이 아름다우면 저렇게 행동을 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 시인의 행동을 보면 한 번도 상대방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누군가 가시 같은 말로 그녀에게 표현을 해도 어느 상황에선 화를 낼 법도 한데 전혀 그런 내색이 없이 받아들인다. 얼마 전부터 그녀가 성당에를 나간다고 하며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거의 동시에 돌아가시는 과정 중이었는데 죽음까지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지 아주 정성을 다 해 모시고는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것이다. 요즘은 주일이면 성당에 나가서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한다. 시골이라 회원들이 얼마 안 되는데다 거의 노인들이라 미사 중 성서봉독도 안되어 그일 마저 도맡아 한다.그녀의 지난날은 거의 평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성자처럼 행동한다.지난해에는 수해가 나서 집이 온통 물바다가 되어 안방까지 진흙으로 덮여 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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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1.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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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을 더 먹으니 마음도 버겁고 작아져 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세월의 무게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감이라 생각된다.자신의 나잇값에 대해 사회생활에 비추어진 모습과 이런저런 연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해가 바뀐 설렘과 더불어 부담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되짚어 생각해 보면 그만큼 더 여유롭고, 마음이 가벼워 지는 것 같다.흐르는 세월에 순응하며 가진 것을 내어줄 수 있고,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새해 여러 가지 다짐과 뜻하는 일들 그리고 계획이 있겠지만 올해는 그저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었으면 좋겠다.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큼 행복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익숙해져 있다.행복은 외적인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에 있는 주관적인 것을 망각하면서 말이다.새해를 맞이하고 한 해를 살아가려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처해진 환경과 어떤 일에 대한 결과보다 스스로 순응하고 인정하려는 마음가짐이라 생각된다.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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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의 칼럼니스트
2023.01.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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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을 펴내기 위해서 오랜 진통의 시간을 보냈다.그리고 그 책을 회원들의 손에 쥐어 주기까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그날 문협에가서 배송작업을 해 놓은 봉투를 봉합하기 위해서 텅빈 문협 사무실에 혼자 앉아서 풀로 봉투를 붙이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봉투에 풀이 붙지를 않아서 여러번 반복해서 풀칠을 해 보았지만 접착제는 겉돌았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느니 우체국에 가서 천천히 봉투 봉함 작업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이 떠 올랐다.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붙혀서 택시를 타고 우체국까지 책을 갖어 가면 되겠지 하고 간단하게 생각한 나의 계산과는 달랐다.138권이나 되는 책을 집에서 갖어온 커다란 비닐 봉지에 2개 분량으로 담았다. 그리고 우체국으로 이동하려고 하니 골목길에서 택시도 안 잡히고 콜 택시도 안되었다.낙심한 표정으로 전전 긍긍 하던 차에 저 멀리서 구세주 같은 빈 택시 한 대가 오고 있었다.급하게 손짓을 해서 신호을 보냈더니 점심 먹으로 가는 중이여서 안 된다고 손을 흔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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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례 수필가
2023.01.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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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묵묵히 거리를 걷다보면 불현듯 세월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 있다. 아무 것도 생각지 못한 시간에 쿵쿵쿵 심장을 세차게 두드리며 다가왔다가는 슬며시 꼬리를 감추는 야릇함. 어쩌면 대상없는 그리움의 폭발인지 목마른 보헤미안의 기약 없는 외침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지지만 삭막한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는 어마어마하다. 그런 소리를 들으며 사막의 낙타처럼 외로이 걷는 길, 그 길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 겨울의 편지 같은 눈이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며 이유 없는 폭설로 산지사방에 내려앉는 것에 대하여 묘한 쾌감을 얻는다. 그런 폭설이 잔잔한 눈가루를 뿌리고 희뿌옇게 내려오는 눈발보다 더 강열하게 와 닿는 것은 상상속의 도피일지 모르지만 폭설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눈 내리는 날 아침 창문을 열면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 위에 무차별하게 내려 앉아 버젓이 무게감을 들어내는 눈덩어리가 보인다. 문득 심술 맞고 고집스런 한 사람이 생각난다. 그도 어렸을 때는 누군가의 사랑스런 아들이고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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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1.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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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는 다른 여느 해 보다 다사다난 했던 것 같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었고 사회적으로는 차마 글로써 형언하기조차 어려운 대형 참사가 있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이제 2023년 계묘(癸卯)년 토끼해가 밝았다. 토끼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며 순하고 영리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토끼는 달 속에서 방아를 찧는 상상의 동물로 신성시했으며 ‘토끼와 거북’, ‘토끼와 자라’ 등 구전 동화에도 자주 등장해 어린 시절 정서 함양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귀가 크고 쫑긋하여 주위의 작은 소리도 잘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사람을 토끼 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비유하기도 하며 현재의 정치행태가 미물의 토끼보다도 못한 불통의 국정운영과 불협화음의 정치로 치닫고 있어 올 한해가 심히 우려스럽기만 하다.이런 가운데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은 세계 경제를 위축 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예상치 못한 러시아와 우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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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2022.12.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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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들은 흰 뺨이란 영혼을 가졌네거미줄에 매달린 물방울에서 흰색까지 모두이 늪지에선 흔하디흔한 맑음의 비유지만또 흰색은 지느러미 달고 어디나 갸웃거리지흰뺨검둥오리가 퍼들껑 물을 박차고 비상할 때날개 소리는 내 몸속에서 먼저 들리네검은 부리의 새떼로 늪은 지금 부화 중,열 마리 스무 마리 흰뺨검둥오리가 날아오르면날개의 눈부신 흰색만으로 늪은 홀가분해져서장자를 읽지 않아도 새들은 십만 리쯤 치솟는다네흰뺨검둥오리가 떠메고 가는 것이 이 늪을 포함해서반쯤은 내 영혼이리라지금 늪은 산산조각나기 위해 팽팽한 거울,수면은 그 모든 것에 일일이 구겨지다가 반듯해지네 1955년 경북 영천출생,경북대학교를 졸업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 소월시문학상과 목월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기억들』 『진흙 얼굴』 『내간체內簡體를 얻다』 『날짜들』 『검은색』 『슬프다 풀 끗혜 이슬』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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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학 시인
2022.12.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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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는 지구인과 처음 대화를 해 봐서 서툴렀다. 공양을 하고 가라는데 잘 알아듣지 못해 자기 말만한 것이다. 시리우스는 범진에게 엄지 손톱만한 버튼을 주고 탐사선에 올랐다.“스노야, 가자.”“에잉, 더 놀고 싶은데.”“빨리 안 갈래?” 시리우스가 재촉하는데도 스노는 법당에서 내다보고 있는 은교와 마당에 내려와 있는 범진을 번갈아 보며 아쉬워했다.“말썽부리지 말고 또 놀러와.” 범진 스님이 스노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 주며 떠밀었다.■ 뿌려놓은 삶‘행복한 집’에서 미니버스가 출발하고 있었다.“지수야, 은혜하고 아이들 잘 돌보고 있어. 볼일 보고 오면 조금 늦을 거야.”“예, 이천에서 공연 요청 왔으니까 연극 연습하고 있을게요.” 마리아 원장은 등나무 아치문을 지나 동쪽으로 달렸다. 연락 줄 때까지 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사흘이 멀다 하고 은교가 보고 싶어 오늘도 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은혜와 지수가 언니 노릇하느라 아이들을 챙기고 연극 연습도 열심히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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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12.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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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심증이바다의 동공을 여닫는 밤 간 곳도온 곳도 남지 않은 바다금세 사라져버린 스키드마크처럼그 흔한 주저흔조차 없다 엉킨 실타래의 끝을 찾지 못해멈칫 거린 시간들이바다의 아가리를 벌리니딸려 올라온다 일 년 같던 그 하루의 끝발버둥 친 시간만큼고단했을까한때의 번성은 어디가고헛돌다 멈춰버린 운명처럼매달려있다 업고 온 파도를한바탕 울음으로 부려놓고남자가 끝내 도피한 곳은 깊은 바닷속이었다 속없이 웃는 아이의 눈망울그 위로 겹쳐지는 맑은 웃음소리무엇이 그들을 바다로 향하게 했을까 굳게 다문 차 문을 열면천진한 어린 딸의 웃음이콸콸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경기 화성 출생미래시학 등단미래시학 작가회 회원수원문인협회 회원 시평 詩評박시인의 바다에 대한 시는 강열하면서도 처절하다. 그래서 그녀의 바다는 얼마나 파도소리가 큰지 가늠할 수가 없다. 심정을 따라가 보니 주저흔조차 없을 정도라니. 그녀가 바라 본 어떤 풍경과 그 상황의 내면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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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시인
2022.12.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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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만의 가슴 속에 피는 꽃 무궁화.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울 밑에 봉선화.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속절없는 사랑의 나팔꽃.낮은 수줍어 밤이 되면 피어나는 분꽃.뒷동산 보름달이 밝게 미소 지을 때 녹색 치마에 너란 저고리를 입고 나타나는 기다림의 꽃 달맞이꽃.엄동설한 칼바람 속에서 의연히 피어나는 의리의 꽃 매화.임을 따라가다 해가 지면 돌아와 임을 기다리는 해바라기꽃 등등.이렇게 꽃들은 그 꽃에 얽힌 사연도 많고 의미 또한 다양하건만 호박꽃 하면 생각나는 것이 ‘호박꽃도 꽃이더냐 쿵짜작 짝짝’구호이다. 「호박꽃은 꽃이 아니다.」라는 말인데 나는 꽃이 아닌 이 호박꽃이야말로 우리 서민을 대표하는 꽃 중의 꽃이라고 말하고 싶다. 황무지 아무 곳에서나 심어만 두면 잘 자라는 호박. 시골 두엄더미 가장자리에서, 측간 옆 울 밑에서, 돼지우리 옆에서, 호박은 두엄 냄새, 분뇨 냄새 등 온갖 역겨운 냄새를 감내해 가며 자라나 두엄더미를 덮고 담장을 덮는다.꽃은 자웅동수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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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기 수필가
2022.12.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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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가는 길목에는 유난히 마지막을 두껍게 채색하는 12월의 중반이 들어 있다. 씁쓸하기도 하고 차가워 보이기도 하는 12월은 우리에게 내려놓음의 암시를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올 한 해는 보이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며 별들을 생각하고 별들에 대해서만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해댔던 것 같다. 너무 멀어서 잡을 수 없는 별들을 왜 무시로 생각하고 따라가 보려 했는지 스스로도 모르겠으나 자꾸만 별들의 손을 잡고 싶고 만지고 싶어 한 숨을 쉴 때가 종종 있었다. 어쩌면 거꾸로 그 별들이 가깝다는 착각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별들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는 엉뚱한 자신감과 어딘가로 무수히 내 닫는 별들의 욕망을 알아내고 싶은 두 가지의 마음은 늘 내 안에 도사리고 시시탐탐 애간장을 닳게 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는 마지막인 요즈음은 사실 내 안의 별들은 사라지고 그들이 보여 주었던 애잔한 불빛만 어슴푸레하게 남아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회의는 나락으로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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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12.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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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 전쟁에서 대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제 숲은 우리가 주인입니다!” 동물 연합군의 함성 소리는 천상의 찬가처럼 지상을 덮었다.“행궁 주인이신 눈빛보석 왕자님의 인사 말씀을 듣겠습니다.” 길대장이 봉수당 대청마루 단상에서 내려와 눈빛보석에게 올라가라고 정중한 예의를 갖추며 안내하는 자세를 보였다. 당황한 눈빛보석이 손을 저으며 사양했다.“눈빛보석.”, “눈빛보석.”, “눈빛보석.”궁궁이가 연호를 유도하자, 대두조가 동참했고 은바퀴와 청비둘기 한 쌍이 따라하자 수십만의 동물 연합군이 일제히 불러댔다. 눈빛보석은 하는 수 없이 단상으로 올라갔다. “우선 이번 전쟁으로 희생된 친구들을 위해 슬퍼하겠습니다.” 눈빛보석은 전쟁의 승리에 대한 축하 웃음보다 단상 아래로 눈물부터 떨구었다. 그러자 모두 숙연해지며 동료를 잃은 동물들이 여기저기서 애도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저는 죄인입니다. 저 때문에 팔달문 친구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고, 희생된 분들이 여러분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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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12.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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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맞으면 벼락이 떨어진 심장을 감싸고깨어난 새벽은 온통 검푸르다 대나무 사이로 진달래의 봄기운이새순을 앞다퉈 피워 겨울을 이겨냈지만봄은 아직 잠에서 묻혀있는 시간이다 밤의 적막이사방으로 생의 이면을 노래하다한 세상 떠난 사람들의 발길이혼령처럼 들리는 토문재에서바람부는 소리와 파도소리에깊고 갚은 장단으로 아우성 친다 해남의 흑석산과 달마산 바윗길이신라 경덕왕 일천삼백여 년 전달마고도의 산아래 사자포에 배 한척 떠 있어간사람 다시오지 않고오지 않는 사람 기다리는 여심들이속절없이 사미승과 향도들이몸을 닦고 정제한 새벽마다 노을이 아프다 달마고도의 아래 인추산에서아늑한 정적의 기운을 염원한 탓일까죽어가는 시간을 더 죽으라고 영혼가를 부른다 소가 쓰러져 울면서내는 곡조가 메아리치듯 달마산과 인추산은범이 토문재를 둘러싼 저녁마다 기도하는 여심들로황홀빛 노을을 붉게 떠오르고저만치 서 있는 쏠비치의 자태는다도해 풍경의 전설을 기억하고봄의소리 듣자니어머니 바위라는 송정리 포구에김발을 당기는 사
기고ㆍ서통여론
박병두 시인
2022.12.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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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아련한 어머니 손맛 대신배달의 민족이 다녀갔다어머니 지문으로 빚은 새알심불 때지 않은 빈방에서 양동이 그득 출렁이며혼자 헤벌쭉 웃고 있던…혀끝이 기억하는 맛은 아니었다그리움이라도 물컹물컹 씹어본다내일부터는 밤이 고개 수그리고봄이 한 움큼씩 수북해져나무는 눈들을 설레며 밀어올리겠다어깨가 근지러워 무작정 날아오르고 싶었던 유년의 날들은새알심 속으로 버무려지고팥죽 가게 앞줄을 선 긴 행렬은 모두날개를 사려고 몰려들었다 21년『미네르바』등단한국문인협회 회원수원문인협회 회원문학과 비평 회원한국문인협회 인성교육위원회 공로상 수상경기대사회복지대학원 시평 詩評 동지에 대한 시심은 상상의 한계가 없다. 신향순 시인이 쓴 시어들은 동지날 새처럼 비상한다. 그녀는 배달의 민족을 통해 동지를 느끼고 그리움에 물들었던 지난 날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물컹물컹한 그리움을 느껴본다. 그런 내일 유년의 날들을 앞세워 버무려진 꿈들을 찾아 날개를 사려 한다. 맑고 밝은 그녀의 내일이 기다려진다. 문득 궁금
기고ㆍ서통여론
신향순 시인
2022.12.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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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를 따라 겨울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다. 어쩌면 이 겨울비는 추운 한파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 그런 예측으로 겨울코트를 꺼내 마음 속 무장을 받치며 걸쳐 입는다. 살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난무한데 무슨 일이든 예측가능하다면 살아가는 자체가 재미없다는 생각을 무수히 했다. 오늘 일도 그렇다. 나이가 들고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재미없는 일들이 쌓이고 무료하며 밋밋한 날들에 대해 외면을 하고 싶은데 딱히 반전이 될 일들은 그다지 일어나고 있지 않다. 아침이 오기 전 밖은 짙은 무채색의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갑자기 눈을 뜬 내 시계 속은 세시 반쯤 되었을까. 아주 깊숙한 밤에 취해 사위는 고요한 잠 속에서 무사안일을 꿈꾸는 것 같았다. 일상의 다른 날과 달리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주방 앞에 섰다. 담가놓은 그릇 몇 개를 서둘러 설거지 하고 습관처럼 준비해 놓은 반찬 몇 접시를 위해 전기레인지 스위치를 켰다. 누가 시킨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하얀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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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기자
2022.12.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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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동문수학하는 학동이 있었다. 바로 옆집에 명수, 건너 편 집에 증이, 그리고 나를 묶어서 삼갱이라고 했다. 세 놈이 아침이면 누릉갱이를 들고 나와 자랑하며 먹었기 때문이다. 그 시대는 누룽갱이(누룽지)가 유일한 간식이었다.삼갱은 서당을 다녔다. 한문(漢文)을 배우면서 잘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눌은 밥. 훈장은 서서 먹고 학동은 앉아 잡수시네.’ 이건 서당에서 공부할 때에 훈장이 잠깐 바깥에 나가면 불러대었다. 훈장을 놀리는 재미가 있었고, 악동들의 심심풀이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전절(前節)은 절대 바꾸지 않았는데, 후절만은 여러 형태로 바꾸어 불렀다. ‘~ 훈장은 똥개, 우린 복술강아지.’라든지, ‘~ 득득 긁어서 우리만 먹어야지.’ 같은 거였다.명수와 증이는 벌써 학교에 입학을 하였다. 나는 이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엄마 치맛자락을 붙잡고 막 울어대었다. “나 학교 갈 거야!” 사실 나는 우리가 불렀던 ‘훈장은 똥개’가 듣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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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덩굴 시조시인
2022.12.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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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산이었다난폭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비틀거리는 잔가지들을 끌어안아잠재우는 맑은 경전이었다있으신 듯 없는 듯 세상사 거르는 필터도 없이썩은 사과 알처럼 까맣게 속이 타들어 가도무심하게 돋아난 의혹은 자라몸속에 아린 옹이 하나 키웠다그 의혹이 분열을 거듭하여마음 뜨락은 온통 바오바브나무 뿌리로황폐화되었지만우리는 뭉툭한 위로와가벼운 인사를귓전에 심었다세상사 귀 막고별을 심었다 1960년 경북 영주 출생, 영남대학교 공학대학원 컴퓨터공학과 석사를 졸업. 2003년 「시사사」로 등단, 시집 「도문」,「파도 소리에 귀를 걸고」공무원문예대전 시 부문 우수상 수상 시평(詩評)아버지의 강은 얼마나 넓고 깊을까. 아버지의 산은 얼마나 높고 장엄할까.어떤 세찬 바람이 불어오고 폭우가 쏟아져도 아버지는 어린 자식들을 가슴으로 안고 넓고 깊은 강을 건너고 비바람 몰아치는 어두운 저녁 무렵에도 높고 험한 산을 넘었다. 누가 소란을 피워도 아버지는 우리를 감싸 안으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맑은 경전 같은
기고ㆍ서통여론
엄혜숙 시인
2022.12.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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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야당 간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정국은 조선시대 중기의 훈구파와 사림파의 피비린내 나는 정쟁을 보는듯하다.이런 가운데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은 세계 경제를 위축 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예상치 못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풀릴 듯 하던 경제를 더욱 꼬이게 하여 경제 빙하기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경제 흐름의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 또한 고용 불안을 가져오고 있으며 하락하는 증시와 정점을 치닫는 물가상승률은 경제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급상승하는 미국의 달러화와 금리 인상, 이로 인한 원자재 값의 폭등으로 밥상 물가는 이미 7%를 넘어 선지 오래되었고 서민들의 체감 고통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분위기다.이럴 때에는 국가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이다.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 했다. 이러한 위기 극복 차원에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국가 지도자는 지난 9월 사임한 독일 메르켈 총리다. 그는 엄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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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2022.12.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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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청명한 가을, 하늘이 높아지고 거리에는 울긋불긋한 낙엽이 쌓이는 11월이 왔다. 밤낮으로 일교차가 크고 거리에는 두꺼운 겉옷을 꺼내 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기온이 높지만 습한 날씨로 화재발생의 위험이 보다 적은 여름철을 지나, 잦은 난방용품 사용과 건조한 날씨로 화재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겨울철을 대비해 소방서에서는 본격적인 월동기가 시작되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고 운영하고 있다.재산피해가 1,000억원 가량 발생한 ‘16년 대구서문시장 화재, 5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18년 수원 팔달구 상가화재 등 월동기에 들어서면서 발생했던 대형화재들을 되풀이 하지 않고, 크고 작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11월 한 달간 소방정책 홍보, 화재예방 교육, 안전점검 및 화재예방 캠페인 등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며, 겨울철 화재발생의 위험을 강조하며 알리고 있다.한 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화재의 위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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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기자
2022.11.23 0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