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뉴스통신】류재복 기자 = 이달 들어 한중 합작영화가 잇따라 중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면서 한중 합작영화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광저우(广州) 지역신문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는 영화 '바운티 헌터스(赏金猎人)',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所以和黑粉结婚了, 이하 안티팬)'의 흥행몰이를 계기로 한중 합작영화의 과거를 되짚고 향후 전망을 분석하는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민호 주연의 영화 '바운티 헌터스'는 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누적 흥행수입이 1억3000만 위안(226억원)에 달했으며 엑소 찬열 주연의 영화 '안티팬'은 6263만 위안(108억8000만원)을 기록했다.이는 이전의 한중 합작영화와 비교하면 돋보이는 흥행 성적이다. 초창기 한중합작 영화인 '위험한 관계'의 경우 최종 흥행성적이 6천271만 위안(108억9천460만원)에 그쳤으며 곽재용 감독이 연출한 '미스 히스테리(我的早更女友)'는 1억6천1백만 위안(280억원)이었다. 이들 작품의 경우 장쯔이(章子怡), 장바이즈(张柏芝), 저우쉰(周迅) 등 중국 톱스타가 출연했음에도 흥행 성적은 시원치 않았으며 평점도 5~6점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20세여 다시 한번(重返20岁)'이 중국 현지에서 뜨거운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한중 합작영화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당시 누적흥행수입은 3억6천만위안(625억7천만원)으로 한중 합작영화 중 최고 흥행성적을 기록했으며 평점도 7점대를 기록했다.신문은 이에 대해 "한중합작 영화는 한국 감독이 중국 각본을 맡아 연출했던 초기 합작 모델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를 중국식으로 각색하고 한국 내에서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감독을 섭외해 연출을 맡기는 등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안상훈 감독의 중국판 '블라인드'인 '나는 증인이다(我是证人)'와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分手合约)' 등은 중국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한국 감독의 상업적 연출력을 증명했다. 여기에 '바운티 헌터스'와 '안티팬'은 이민호, 엑소 찬열 등 중국 내 대규모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배우가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감독이 많다보니 한 작품을 실패하면 다음 작품을 투자받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은 감독은 자연스럽게 한중합작 영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가성비 역시 중요한 요소인데 한국 감독의 연출료는 한 작품이라도 연출한 중국 감독보다도 낮으며 배우의 경우에도 중국에서는 최고 제작비의 50% 이상 차지하는 반면 한국 배우는 2~30%에 불과하다"며 "영화 '암살'의 경우에도 배우 출연료가 3천6백만 위안(62억5천만원)을 넘지 않았는데 이민호, 찬열의 출연료가 하정우, 전지현보다 높은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신문은 다만 "이번 영화는 이민호, 찬열의 팬덤에 기댄 탓에 스토리, 3D 등 영화 완성도 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류재복 중국전문기자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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