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수출 한국’의 위상이 흔들린 지 오래다. 세계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중국과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어, 수출 부진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의 4분 1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대 최장기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액은 101억295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 줄었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16.5%를 기록한 이래 4월까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 1위 품목(수출금액 기준)인 반도체는 7월 18억8331만 달러를 수출하는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감소했다. 수출 2위인 평판디스플레이·센서(15억2714만 달러)의 감소폭도 -19.4%로 컸다.

심각한 것은 중국정부가 자국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데다 최근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 장벽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수출 실적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중국 경제구조 변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는 중국이 소비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바꿔감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부터 5년 동안 28조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우리 수출 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요청되는 대목이다. 대중 무역 흑자 감소를 막으려면 헬스 케어·정보기술(IT) 서비스·온라인 쇼핑 등 소비재 중심의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을 당초 시장 전망보다 양호한 6.7%로 발표했다. 그 가운데 소매판매는 10% 이상 늘어났지만 수출·수입은 감소했다.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소비재 비중은 2005년 4.1%에서 2014년 8.5%로 상승했지만 그 기간 중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소비재 비중은 2.4%에서 2.6%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의 구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덧붙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충분히 활용해 중국의 각종 비관세장벽(NTB)을 낮추는데 힘써야 한다. 수출활로를 여는데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겠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