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초·중·고생들의 수학여행 취지가 퇴색됐다. 학교 간 경비의 과도한 차이로 학생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정상화가 시급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5년 수학여행 실시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시된 수학여행 중 학생 1인당 경비가 100만원이 넘는 건수는 74개교 114건이었다. 수학여행 경비 최고금액은 광주의 자율형사립고인 A고등학교로 9일 동안 미서부로 간 금액이 401만원에 달했다.

또한 경기도의 B고등학교는 2학년 수학여행 선택지 11곳 중 10곳을 미주·유럽·일본·싱가폴 등 해외여행지로 선정하여 학생 정원 380명 중 국내 여행지를 선택한 28명을 제외한 352명이 해외 수학여행에 참여했다.
수학여행지가 학부모와 학교의 합의를 거쳐 해외로 선정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고액 수학여행이 학생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학교는 과도한 비용의 해외수학여행을 제한하고, 정부 차원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경비 지원을 확대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수학여행이 수학(修學)여행이 아니다. 수학여행의 의미는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감성을 키우며 집단생활로 배울 수 있는 일체감이다. 그런데 이처럼 고액 경비로 인해 위화감이 생기는 것은 비교육적이다. 수학여행이 한 학교에서 같이 몸을 부비며 생활한 친구들이 함께 여행지에서 추억을 만들고 서로간의 정을 쌓는 것인데 오히려 친구들을 갈라놓는 여행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소외감과 위화감으로 기분 나쁜 추억을 갖게 하는 수학여행이 되고 있다. 돈 때문에 따로 가는 수학여행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비싸고 화려한 여행이 꼭 좋은 여행은 아니다. 즐거움과 설렘의 수학여행이 근심과 울분의 여행이 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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