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세계의 공장이자 소비처’인 중국의 경제 불황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가 직면한 최대 위협은 중국 경제 ‘경착륙(hard landing)’이라고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케네스 로고프가 진단했다.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인 로고프는 세계 경제 주요 성장 엔진 가운데 하나인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가계부채 비율과 이 비율의 장기추세 간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 갭이 30.1%로 1995년 자료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BIS는 격차가 10% 이상이면 위험수위로 보는데, 중국의 수치는 이의 3배에 달한다. BIS 신용갭 지표는 그간의 중국 경제 성장 붐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신용 버블에 기반을 뒀다는 우려를 보여준다.

중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글로벌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와 10%에 달한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접국인 한국 경제가 겪는 어려움은 각별하다. 한국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 경제 부진의 핵심 요인의 하나다. 대중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쳐도 일본 2.7%, 미국 0.7%, 브라질 1.7% 등에 비해 한국은 10.3%에 이른다. 태국의 6.1%보다도 훨씬 높다. 그러니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한국 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선 대중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에 불과한 미국 경제는 중국의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중국 경제 부진으로 브라질 같은 1차 영향국들의 경제가 부진해지면 이들 나라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는 2차 영향을 감안할 때 미국이 받는 영향은 훨씬 커진다. 실제로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미국 성장률도 0.1~0.5%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2016년 미국 성장률 전망이 2.0~2.5%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매우 큰 수치다.

중국의 부진이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직·간접 영향을 모두 감안할 때 한국이 받는 악영향은 최소한 이중 구조다. 당장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직접적 타격을 입는다. 그리고 중국의 악영향으로 성장 둔화를 겪게 된 다른 대중국 수출국들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인다.

우리 수출 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요청되는 대목이다. 대중 무역 흑자 감소를 막으려면 헬스 케어·정보기술(IT) 서비스·온라인 쇼핑 등 소비재 중심의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을 당초 시장 전망보다 양호한 6.7%로 발표했다. 그 가운데 소매판매는 10% 이상 늘어났지만 수출·수입은 감소했다.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소비재 비중은 2005년 4.1%에서 2014년 8.5%로 상승했지만 그 기간 중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소비재 비중은 2.4%에서 2.6%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의 구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덧붙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충분히 활용해 중국의 각종 비관세장벽(NTB)을 낮추는데 힘써야 한다. 수출활로를 여는데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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