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 보철과 전문의 박고운 (서울부부치과 대표원장)

【서울뉴스통신】보통 ‘풍치’라고도 불리는 잇몸병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 흔히들 갖게 되는 질병이다.

우리 치과에 온 어느 환자는 매일 하루에 3번씩 열심히 양치질을 하는데, 할 때마다 피가 나온다며 걱정을 했다. 입 안을 살펴보니 잇몸이 부분적으로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치아의 씹는 면과 보이는 부분은 잘 닦여 있지만 잇몸과 가까운 부위는 대체적으로 치면세균막(플라그)로 덮여 있었고, 치아 사이사이 치석도 살짝 보였다.

특정약물이나 전신질환, 구내염 등의 원인으로 피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칫솔질과 같이 가벼운 자극에도 피가 난다면 잇몸에 염증이 있기 때문이다. 잇몸에 염증이 생긴 이유는 대부분 치아에 붙어있는 치면세균막과 치면세균막이 돌처럼 단단하게 굳은 치석 때문이며, 조금 더 정확히는 치면세균막과 치석에 서식하며 활동하고 있는 세균들 때문이다. 더러는 음식물이 끼어있는 경우에도 쉽게 피가 난다.

세균이 잇몸에 침투하거나 자극을 주게 되면, 우리 몸은 세균을 물리치기 위한 면역 반응으로 백혈구가 포함된 피를 세균이 있는 곳으로 보내 방어작용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잇몸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민감해져 칫솔 등으로 조금만 건드려도 피가 잘 나게 되는 것이다.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난다면, 이것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로 보면 된다. ‘여기에서 세균과 치열하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라고 알려주는 초기 신호로. 그러므로 피가 나는 부분을 피해서 닦지 말고 오히려 꼼꼼히 칫솔질을 해서 세균이 활동하고 있는 치면세균막을 제거해줘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잇몸에 피가 나는 것은 세균을 제거해달라는 잇몸의 눈물로 보면 될 것 같다. 제거를 해야 한다고 칫솔질을 세게 한다면, 칫솔로 인해 잇몸에 상처가 날 수 있으니 부드러운 칫솔로 여러 번 세심하게 닦아주시는 것이 좋다. 또한 치아 사이의 치면세균막은 치실이나 치간 칫솔로 제거가 가능하다.

꼼꼼히 칫솔질을 하더라도, 당장 피가 멈추지는 않는다. 치면세균막이 깨끗이 제거되고 잇몸이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일 칫솔질도 꼼꼼히 하고 치실도 사용하는데 10일 이상이 지났는데도 계속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그 때는 치과에 내원하시는 것이 좋다. 치면세균막은 칫솔질로 제거가 되지만, 치석은 제거가 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치석의 양, 범위에 따라 스케일링이나 잇몸치료를 해줘야한다. 아니면 본인도 모르는 놓치는 부위가 있을 수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고, 본인 칫솔질 습관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면, 치료는 당연해 해주어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거울을 통해 잇몸의 상태도 확인하고, 소중한 내 치아와 잇몸을 위해 조금 더 꼼꼼하게 칫솔질을 해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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