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은행나무

【서울뉴스통신】 가을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푸르고 높은 하늘, 황금빛으로 물든 논, 코스모스와 잠자리 등 가을을 상징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울긋불긋 물든 가을 산일 것이다. 가을 단풍이 지는 나무들이 많이 있지만 현대인들의 가을 일상에서 가장 익숙한 나무라고 하면 단연 은행나무를 꼽을 수 있다.

은행나무는 씨의 겉이 살구 같고 속은 은빛이 난다는 뜻의 이름이며 압각수 또는 공손수 라고도 불린다. 또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생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생존해 온 가장 역사가 오래된 식물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장수목 중에서는 느티나무 다음으로 그 개체수가 많다.

은행나무는 수형이 크고 깨끗하며 병충해에도 매우 강하고 수명이 길다. 또한 가을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장점이 있다. 또한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능력이 좋고 코르크질의 껍질은 화재에 강한 특징이 있어 가로수나 풍치수로 전국에서 심어 기르고 있다.

잎의 모양은 부채모양으로 긴 가지의 것은 가운데가 오목 한 것도 있다. 개화시기는 4~5월이며 꽃가루에는 꼬리가 달려있어 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운동성 정자는 홀씨식물의 특징으로 은행나무가 홀씨식물과 종자식물의 중간 고리라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은행은 10~11월에 황색으로 익으며 지름 2~3.5cm의 구형이다. 열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밖으로 드러난 밑씨가 발달한 것으로 씨로 볼 수 있다. 겉씨껍질과 중간씨껍질, 속씨껍질로 구성되며 속씨껍질 안의 부드러운 부분을 식용한다. 은행은 암나무에서만 열리며 겉씨껍질의 육질부분에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이라는 성분이 있어 고약한 특유의 냄새를 가지고 있다. 가로수로 이용하는 은행나무의 경우 수나무를 이용하게 되면 은행나무 특유의 장점은 가져가면서 은행냄새로 인한 보행자들의 불편을 막을 수 있다.

과거 중생대 시절 은행나무가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했던 시기가 있었다. 훨씬 크고 잎도 많이 갈라진 '바이에라(Baiera)' 종이 대부분이었지만 쥐라기에서 백악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멸종했고 현재의 은행나무인 '빌로바(Biloba)' 종이 번성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1987년 중국 저장성의 천목산에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기른 것이 아닌 은행나무의 자생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영겁의 시간동안 지구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은행나무... 다양한 환경변화를 모두 이겨내고 적응하는 그 모습은 오늘날의 우리가 본받아야 할 면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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