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굵은 가을의 선물, 밤나무 - 2 -

【서울뉴스통신】 기존 한반도에서 자생하던 밤나무의 열매는 일본과 중국에 비해 알이 굵은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밤이 더 단맛이 있어 요즘 재배되는 밤은 토종 한국 밤과 일본 밤을 개량한 품종이라고 한다.

밤나무의 열매는 견과류 중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다른 견과류들이 크기에 비해 지방 함유가 많은 것에 비해 밤은 칼로리를 높이는 지방 성분이 적은 반면 탄수화물인 전분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는 밤이 훌륭한 비상식량이 되어왔다. 단순 포만감만 주는 것이 아니라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밤에는 카로티노이드라는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어 피로회복과 소화기 계통의 건강 그리고 면역력 강화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밤에는 칼륨 성분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시킨다. 음식을 짜게 먹어 고혈압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각종 성인병 예방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밥에 한두 개씩 넣어 같이 먹으면 일부러 챙겨서 먹지 않아도 적정량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밤은 그 자체로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은 음식이 아니다. 게다가 그 크기에 비해 탄수화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도 하지만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피해야 할 음식이다.

밤은 그 성분으로도 우리 몸에 좋은 점이 많지만 그 상징성에서도 의미가 있다. 씨가 썩지 않고 뿌리에 달려 다시 열매를 맺기 때문에 조상과의 연결을 뜻해서 제수음식으로 올리기도 하지만 같은 이유로 또 다른 시작인 결혼식의 폐백에 올린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밤송이의 앙상하고도 날카로운 가시는 내유외강의 기운을 상징하고, 밤의 단단한 껍질은 앞으로 인생의 풍파에 잘 견디라는 의미가 있다. 껍질 속의 포근한 털은 부모로서의 한 가정을 감싸 안으라는 뜻이며, 속껍질의 떫은맛은 살면서 닥칠 수 있는 힘든 일을 의미해 이를 극복할 인내력을 가르치고 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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