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지동<사진=수원시청 제공>

【수원=서울뉴스통신】 최영석 기자 = 수원시의 낙후지역 중 한 곳이었던 지동이 아름답고 안전한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담장에는 색색의 벽화가 그려지고, 쓰레기가 쌓였던 후미진 곳은 작은 정원으로 바뀌고 있다. 골목 구석구석에는 CCTV가 설치되고, 밤길을 밝히는 조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동, 한국에서 가장 큰 벽화마을
2011년 창룡문로89번길 389m 구간에서 시작된 벽화골목 조성사업은 올해까지 이어진다. 6년 동안 4㎞ 구간에 벽화가 그려졌고, 올해 1.8㎞ 구간이 더해져 총연장 5.8㎞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 길이의 벽화 골목이 완성된다. 지동에 가면 ‘생태! 골목에 심다’, ‘동심! 골목에 펼치다’, ‘추억, 골목과 만나다’ 등 7가지 주제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

벽화가 덧입혀지기 전 담장은 무척 우중충했다. 때가 잔뜩 끼어있었고, 페인트칠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낯 뜨거운 낙서로 가득 찬 담장도 있었다. 벽화골목 조성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담장에 나무, 귀여운 아이들, 동물 등을 그려 넣었다. 그동안 벽화 그리기에 참여한 연인원이 2만 명에 이른다.

벽화 밑그림을 그린 유순혜(한신대 초빙교수) 작가는 “벽화가 그려진 후 쓰레기 무단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낙서하는 사람도 없어졌다”며 “처음에는 반대하는 주민도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 집 담장에는 언제 그리느냐?’고 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동은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 주택재개발 사업 지연 등으로 인해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 건축물 중 1960~70년대 지어진 낡은 건축물이 59.4%이고, 공가·폐가가 54채나 된다. 좁은 골목도 많아 몇 년 전만 해도 “밤길 다니기가 겁난다”는 주민이 적지 않았다.

수원시는 2014년부터 ‘안전 불빛 밝히기’ 사업을 펼쳐 지동의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환하게 만들었다. 안전 불빛 밝히기 사업은 도로명 주소 번호판을 야간에 밝은 빛을 내는 태양광 LED 번호판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또 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 5년 동안 좁은 골목 곳곳에 방범용 CCTV 204대를 설치했다. 현재 지동에 설치된 CCTV는 219대에 이른다.

수원 지동<사진=수원시청 제공>

▲환경개선 사업으로 더 밝고, 더 안전하게
수원시는 2018년까지 대대적인 환경개선 사업을 펼쳐 지동을 ‘밝고 안전한 마을’로 조성한다. ‘2016년 국민안전처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모델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비 30억여 원을 지원받는 수원시는 지난달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하반기 시작되는 환경개선사업은 안전사고와 범죄 예방, 노후화된 시설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거리를 환하게 밝히는 디자인 가로등 112개가 세워지고, 조명 벤치 65대가 설치된다. 디자인 벽부등(벽에 다는 조명)은 525개가 설치된다.

좁고 복잡한 골목길 곳곳에는 종합안내판(8개소)과 방향안내판(64개소)이 세워지고, 막다른 골목 진입로 바닥과 벽면에는 ‘막다른 길’이라는 것을 알리는 조명 블록을 설치한다. 공가·폐가에는 출입금지 안내판을 붙여 노숙인 등의 출입을 방지한다.

방범용 CCTV는 10대를 더 설치하고, 오래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CCTV 14대는 보수한다. CCTV 설치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은 62개를 설치한다. 범죄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시는 안전마을 사업을 진행할 때 주민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동에 30년 넘게 사는 10통장 남궁미선 씨(49)는 “최근 몇 년 동안 동네가 눈에 띄게 밝고 깨끗해져 주민들이 만족해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밤길을 두려워하는 주민들이 많았는데,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주관하는 ‘지동 따복안전마을 조성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지동 따복안전마을센터’ 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사업을 진행할 ‘지동 주민협의체’가 만들어졌다.

박란자 지동장은 “안전한 지동, 깨끗한 지동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동을 사람 향기가 가득한, ‘사람 사는 동네’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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