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 문재인 대통령이 ‘격의 없는 소탈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 권위다. 직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줘 신선함을 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선 첫날인 10일 오후 춘추관에서 직접 브리핑을 갖고 국무총리·국가정보원장·대통령비서실장·대통령경호실장 인사를 발표했다. 취재진 질문을 문 대통령이 아니라 각 직별 지명된 이들이 받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인선과 배경 설명에 나선 일은 이례적이다. 거리감 없이 소통하고 설득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인선이 주로 청와대 홍보수석이나 대변인을 통해 발표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청와대 바깥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 내용에도 밀어붙이는 데 초점이 있었을 뿐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소통 의지는 일회성이 아님을 예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모습은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을 결단하겠다는 의지로 익혀진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돼 정치적 정통성이 확고한 대통령 가운데 성공 또는 실패한 사례를 반추해보면 어렵지 않게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실패한 대통령들은 명품 국정 과제 즉 '대형 업적'에 집착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임기5년의 단임 대통령으로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큰 프로젝트, 과다한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불필요한 조직과 금전 동원, 이에 따른 과도한 권위의식과 불통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밖에 인사 실패와 약한 입법 리더십 등도 실패 이유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다.
21세기 열린사회에서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경직된 권위를 벗어던진 과감한 소통 자세, 비정치적 여유와 편안함, 선택과 집중, 시대정신 이해 등을 기초로 취약한 정치력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여론으로부터 호의적 반응을 얻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엄숙하면서도 탈권위적인 게 잘 보여주고 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식에 일반 시민들도 모여 박수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참모들과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고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며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격의 없이 국민과 대화하겠다”고 했다. 이 약속은 임기 말까지 철석같이 지켜야 한다. 언론과 수시로 만나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과 쌍방향 소통을 하는 것은 국민을 섬기는 태도다.

문 대통령이 지지자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찍지 않은 국민을 소외시키면 국정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소통해 국정 동반자로 함께하는 자세로 할 것”이라며 취임 전 야당당사 방문 등을 통해 소통의 실천의지를 보였다. 하긴 취임하면서 야당과의 협조를 약속하지 않는 대통령은 없다. 관건은 임기 내내 지속적 실천의지다. 문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을 국정의 한 축으로 대우하며 수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정국을 논의해야 한다. 야당은 물론 온 국민이 동참하는 국민대화합 시대를 열어 선진민주국가를 구현하는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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