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에 찬 결단'...비겁한 정치 않는 평소 소신과 성격으로 봐달라"

▲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강재규 기자 = 28일 현재, 문재인 대통령 새 정부가 출범한지도 20일을 넘겼다.

취임과 함께 폭넓은 소통과 파격, 탕평인선으로 여야를 뛰어넘는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총리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비롯한 조각과정에서 주춤거리는 가운데 여전히 지난 대선 뒷얘기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야 각 당은 새 정부 각료에 대한 인사청문전략에 나서면서도, 새로운 정치 분위기에 맞춰 각자 변신을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주도하기 위한 당내 혁신과 향후 정치적 주도권을 잡거나 일정 캐스팅보트를 쥐기 위한 전략마련에 골몰하는 분이기인 것이 사실이다.

마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충남 홍성 예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국회 상임위 공식 일정으로 여야 상임위원들과 함께 핀란드와 러시아에 대한 공식 방문길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만, 지난 19대 대선에서 중요한 포인트의 하나였던 '비문(非文) 연대' 곧 안철수-홍준표-유승민 연대의 중심에서 자유한국당 탈당과 복당을 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홍 의원에겐 의원외교활동 그 이상의 소중한 순간이 있을 법했다.

대선이 끝나고 일부 야당간에 합당 혹은 연대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권력을 쥐지 못한 측에선 후폭풍이 적지 않은 실정인 가운데, 외유를 앞둔 것을 구실삼아,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인 홍 의원을 만나 대선 기간중에 '롤러코스트'를 탄 순간들을 듣고싶었다.

'새누리당 탈당-바른정당 창당- 그리고 이후의 자유한국당 복당'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 예상한 대로 그의 답변은 명료했다. '기다렸다는 듯' 머뭇거림이 없었다.

"누구에게도 일일이 말도 못하고 사실, 답답하고 괴롭긴 합니다. 하지만, 지역구 의원으로서, 욕을 먹더라도 '진실한 양심'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일부 야당간에 이제야 합당애기도 나오지만, 당시로선 1위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절박한 제안이었으니까요."

대선 캠페인 중반무렵, 한때 안철수 후보가 선두 문 후보와 박빙으로 흐를 당시로부터 추락하기 시작하던 기간에 보수후보 단일화를 위해 유승민 후보를 사퇴시기 위한 '압박용'으로 바른정당을 탈당, 자유한국당행으로 '복당' 선언을 하고 나선 13인 의원(당초엔 15인)들 가운데 좌장격인 홍 의원의 당시 심경은 '지금도 똑같다'는 것이었다.

"정치인으로서 도의적으로 미안함은 있으나 욕을 먹더라도 '진실한 양심'에 비춰 조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과거 신민당 유진오 박사와의 인연으로 인해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단 한번도' 소속 정당을 옮긴 적이 없는 그였기에, 자신에 대해 '당리당략' 차원에서 당을 옮긴것이 아니냐는 오해아닌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 몇차례 언론 발표도 있었지만 속시원히 누구에게 '탈당후 복당'에 대한 명분과 이유를 설명할 기회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에게는 정과 신의, 의리가 소중하지만 정치인에겐, 국민과 국가에서는 그걸 중요시할 순 없지요. 최순실이라는, 알지도 듣도 못한 여자가 나타나 국정을 농단했으니요. 나라를 위한 용기와 결단이란 점에서 (당시 새누리당) 탈당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 결과는 탄핵을 이끌었고, 그 또한 한 역사가 됐지요."

◆ 유진오 박사와의 인연으로 정계 입문...단 한번도 개인 영달 목적 탈당 없어

당시 탈당은 이대론 안된다는 몸부림이었고, 과거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때 처럼 아픔을 공개하면서 최순실 사태를 극복하고 나서자는 취지에서 사실상 당에서 '쫒겨난 신세'였다는 것이다. 탈당후 만든 바른정당 후보로 유승민 후보를 세우고, 자당 후보가 잘 되기를 바라고 바랬으나 현실적 벽에 부닥치면서 좌파정권엔 정권을 넘길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복당 역시 결정한 결단이었다는 논리다. 그리고 그것은 설령 대선에서 지더라도 강한 야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최선책은 아니었지만, 좌파를 막기위한 차선책이었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말하자면, 홍 의원은 과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한 새누리당의 개혁과변화에 대한 요구가 좌절에 부닥치면서 탈당을 결행한 이래, 바른정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 결코 자신의 인생 궤적처럼, 그리고 '우직하되 비굴하지 않는' 성격 그대로, 결코 비겁한 정치를 하지 않는, 행동하는 양심에 따른 과정이었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보수 분열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촛불민심으로 후보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였음을 감안하면 자연스런 것이었으나 대선은 또다른 문제였다는 논리다.

특히, 당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후보 사퇴로 방향을 잃은 보수층이 오죽 갈곳을 잃었으면 다른 당 안희정 경선후보, 안철수 후보 등으로 부평초처럼 떠돌았을까.

홍 의원은 그런 점에서 반 전 총장의 후보 사퇴를 간접적으로 몰아세운 충청권 보수쪽 의원들이야말로 내면적으로 '배신의 정치'의 전형이라며 무척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그의 양국 방문은 산림 선진국과 한-러철도연결 프로젝트에 대한 협의를 주요 일정으로 잡아놓은 까닭에 매우 의미있는 순방이 될 것으로, 방문단의 출발 이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뿐만 아니라 이번 양국 방문은, 지난 17대 이래 3선에 오른 홍 의원이 줄곧 농해수위 소속 상임위 활동을 해오면서 실질적인 자원외교에 나서는 것이어서 국익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홍 의원의 방문에 앞서 긴급 인터뷰를 통해 이번 방문에 담긴 뜻과 그간 대선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적지않은 정치적 격변을 겪은 저변의 정황 등에 대해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 먼저, 국회 농해수위원으로서 중요한 외유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들이고,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지 설명해주실까요?

"네.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핀란드와 러시아를 방문하고 올 겁니다. 산림강국인 핀란드의 살림 및 임업활성화 정책의 추진방향을 살피고, 이와 함께 생산되는 산림자원의 80%이상을 수출해 국가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목재수출 정책 추진 과정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항만시설에 대한 시청를한 뒤, 현지 거주 교민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교민들을 격려하게 됩니다. 그곳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근로자들과 면담도 가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어 한-러간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한-러철도연결(유라시아이니셔티브)을 위해 직접 한-중-러-유럽간 철도연결망지도를 가지고 의회 관계자를 만나 철도연결사업의 추진에 대해 러시아 당국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 3선 국회의원을 해오시면서 줄곧 농해수위에서만 활동해오셨는데, 나름 전문성을 갖고 계신 걸로 평가받습니다. 방문을 통해 향후 의정활동에 더욱 큰 보탬이 될 것같군요.

"그렇습니다. 핀란드가 산림과 바이오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임업산업이 너무 경쟁력이 없지요. 64%가 산림지역인 우리나라는 목재의 8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거든요. 자원화해서 사용할 재목이 턱없이 부족하고, 경제림도 형편없는 수준이지요. 산림선진국들을 벤치마킹해서라도 대한민국을 산림선진국화해가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기왕 말 나왔으니, 이미 제작해놓은 맞춤형 산림지도에 맞춰 수종갱신을 해가는데도 힘쏟겠습니다."

▷ 주요 일정가운데 한 곳인 러시아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추진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들일 수 있을까요?

"지금 교착상태인 남북 대화에 어느정도 물꼬가 트이거나, 추진되고 있는 한-러철도연결사업인 유라시아이니셔티브로 인해 북한 내 사업추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된다면 우리에겐 어마어마한 국가프로젝트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유라시아산업철도의 종점이 홍성이 되는데요, 이미 30만평규모의 국제하역유통센터 구상이 현실화하게 될 것입니다."

▷ 다시 정치얘기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야당 정치인으로서, 문재인 정부 보름간을 평가하신다면?

"보여주기식 정책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직후 '전봇대' 뽑기로 6개월동안 지지율 88%까지 이어지던, 극적인 효과를 지켜봤었지요. 제도와 예산, 그리고 당사자간 이해합의 등이 뒤따르는 정책으로, 단기적으로만 박수받는 일은 안됩니다."

▷ 3선 의원이자, 예결위원장과 최고위원 등 당내 중진의원으로서 많은 역할 을 해온 의원로서, 기왕에 다시 자유한국당 복당을 한 마당에 오는 7.3전대나 이후 당내 주요 역할을 위래 준비하는 것이 있는지?

"대선에서 패해 정권을 내준 야당이 된 마당에 더 이상 당이 분열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친박-비박 갈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가능하다면, 이번 전대에서는, 좀 못마땅해도, 추대 형식으로 마무리돼 당을 추스려갔으면 하는 바램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당은, 문재인 정부에 맞설 인재를 찾는데 더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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