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선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서울=서울뉴스통신】 조필행 기자 = 한국 대표 여성기수인 김혜선 기수가 지난 11일 ‘코리안오크스’(GII, 제5경주, 1800m, 국OPEN)배를 통해 첫 대상경주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2009년 기수로 데뷔한 이후 8년 만에 거머쥔 대상경주 우승이자, 여성 기수 최초의 대상경주 우승이었다. 또한, 2008년부터 시작된 서울․부산 통합 오픈경주에서 여성기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리안오크스배 우승마인 ‘제주의하늘’은 몸무게가 420~430kg대로 작아 당초 우승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았었다. 실제로 경주 당일 단승률 56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제주의하늘’은 데뷔 후 김혜선 기수와 총 6번 호흡을 맞춰, 3번이나 우승한 마필이다.

동물을 좋아해 기수라는 직업을 택했다는 김혜선 기수는 ‘제주의하늘’과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교감’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수는 ‘제주의하늘’은 승부욕이 강한 마필인데, 초반에 힘을 쓰면 나중에 걸음이 나오지 않아, 경주 막판에 힘을 쓰도록 유도했다고 한다.

김혜선 기수는 여성기수로서 상대적으로 남성기수에 비해 체력적인 면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마필을 이해하는 게 자신의 무기라고 말했다. 기수로서 자신의 최대의 목표였던 대상경주 우승 비결에는 ‘말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기수로서 드디어 인정받은 것 같다”는 김혜선 기수, 여성 기수 최초로 거둔 대상경주에 벅차올라

김혜선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혜선 기수는 “이제 진짜 기수 같다”고 답했다. 300승을 바라보고 있는 기수지만, 대상경주 수상 경험이 없어 늘 아쉬웠다는 김혜선 기수는 비로써 인정받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상경주 우승 전 김혜선 기수는 매번 반복되는 경주에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기수로서의 최종 목표인 대상경주 우승을 이뤘다는 사실에 허탈하기도 했다. 막상 꿈꾸던 목표를 이루고 나니, 기수로서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도 됐다.

그러나 이내 존경하는 선배 문세영 기수 이야기에 그녀에게서 새로운 목표가 생긴 듯 했다.
지난 5월 경마 선진국인 싱가포르에 진출해 해외 무대를 누비는 선배를 보며, 자신 역시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대상경주 우승 후 문세영 기수에게서 “자랑스럽다”는 문자를 받고 감격했다는 김혜선 기수. 올해 1월 문세영 기수와 함께 한국 남녀 기수 대표로 마카오 이벤트 경주에 출전한 것이 자신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고 한다.

향후 문세영 기수처럼 해외에 진출하며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는 김혜선 기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본다.

한편, 우승마 '제주의 하늘'은 부경의 '아이스마린'을 제치고 국산 최우수 3세 암말에 등극했다. ‘아이스마린'이 5위만 했더라도 최우수 3세 암말로 선정될 수 있었으나, 경주 초반 늦은 출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5위마와 1마신(2.4m) 차이로 7위를 기록했다.

김혜선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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