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 대·중소기업 상생은 우리 경제를 튼실하게 하는 시대적 과제다. 달리 말해 경제민주화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는 재벌 개혁과 맞물려 있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 경제민주화를 내걸었지만 되레 재벌과의 노골적인 정경유착으로 파국을 맞았다.

이런 현실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이 23일 회동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율로 이뤄지는 이번 만남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공약과 맞물려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삼성, 현대, SK, LG 4개 그룹과 진행하게 될 이번 만남에서는 신임 위원장과 재계의 인사에 더해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제기된 재벌 개혁 문제와 관련 정책, 기업 간의 특수 상황 등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현안이 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를 비롯해 부당한 내부거래 문제, 하도급 거래 및 가맹점과의 관계 등 이른바 갑을관계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은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맞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공정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 협력하는 의지를 나타내야 하고, 정부는 밀어붙이기식 개혁이 자칫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급진적인 과잉규제가 아닌 불공정한 시장 경쟁환경을 개선하면서도 성장의 온기를 지피는 정책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김상조 공정위’는 부의 양극화, 권위주의가 나날이 심해져 갑질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 사회적 불평등과 부의 양극화 같은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 신장을 기하는 정부 정책 및 시민의식 제고가 시급하다. 김 위원장은 오랫동안 기업들을 연구해 왔고 대화하며 합리적 대안을 찾으려 노력했던 학자다. 오늘 4대 그룹과의 만남이 경제민주화의 기틀을 다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한국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귀한 시간이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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