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 국제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저유가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회복 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돌발악재가 나타난 것이다. 이번 달 국제유가가 갑자기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급락하면서 정책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유가 내림세가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줄 지가 주요 포인트다.

유가가 내리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하락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가격이 하락해 수출이 둔화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실제 유가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 당시 수출도 고꾸라졌고, 우리 경제 전반이 둔화됐다. 무엇보다 중동 및 남미 산유국의 산업수요가 줄어 가뜩이나 흔들리고 있는 우리 수출전선에 더욱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크다. 수출감소는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려할 만하다.

이처럼 저유가가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유국들이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신흥국 금융위기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를 암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의 경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경제가 심각한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원유시장에 복귀해 생산을 확대하면 공급 과잉 심화로 유가 하락 속도가 더 빨라져 배럴당 10달러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물론 위기요인만 있는 게 아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유가 하락의 긍정적 측면이 적지 않다. 기업들은 생산비용이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특히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가 하락을 소비 활성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저유가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저주나 축복이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와 업계가 저유가 시대에 국민경제가 활로를 열어갈 지혜 모으기에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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