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갭이어(Gap year) 도입 제안 등 '눈길'

【서울= 서울뉴스통신】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이 매달 5·10·15만원을 2~3년 저축하면 본인저축액의 100%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매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급하는 '청년수당'.

이들 두 가지 청년 정책은 각각 '15년과 '16년 '서울 청년 의회'를 통해 제안돼 실제 서울시 정책으로 반영됐다.

서울시는 '13년부터 서울에 거주하거나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 19~39세 청년들이 직접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청정넷 회원 중 3인 이상의 추천을 받은 자는 청년의원으로 선발된다.

올해도 청년의회가 23일(일) 14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2017 서울 청년 의회’를 열어 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은 10대 정책을 제안한다.

이번 청년의회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와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제안된 10대 정책은 청정넷 회원들이 지난 4월부터 17개 분과에서 토론해 도출해낸 과제다.

청년들이 일정기간 새로운 환경에서 진로를 모색할 때 지원해주는 ‘서울형 청년 갭이어 지원사업’, 심리상담을 받을 때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청년마음건강 바우처 사업’이 대표적이다.

제안된 10대 정책은 이날 청년의회에서 일차로 논의를 한 후 각 실·국·본부에서 간담회를 거쳐 정책 반영 여부가 결정된다.

청년의회는 실제 의회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 청년 의회 의장을 맡는 김희성 청년 명예시장의 개회선언 이후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위 이신혜 부위원장이 인사말을 한다. 이어서 박원순 시장이 청년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후 청년의원이 시정질의의 형식으로 박 시장과 각 실·국·본부 간부에게 정책제안을 하고 답변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끝으로 청년대표가 연설을 통해 서울시의 지난 성과와 남은 과제를 짚고 ‘청년 대상 사업 성과 지표 개선’, ‘실행 단계에서의 당사자 권한 강화’, ‘서울시 위원회 청년 위원 할당’, ‘청년정책 강화를 위한 중앙정부 역할 촉구’ 등을 주문한다.

청년의회에서 제안한 10대 정책은 ▴일자리 뉴딜 ▴갭이어 ▴마음건강 ▴시민교육 ▴부채 ▴교통 ▴장애인 ▴주거 ▴수당·니트다.

서울형 청년 갭이어(Gap year) 지원 사업은 적성과 무관한 저소득 단기 일자리에 매몰되는 청년들이 일정기간 동안 여행, 봉사, 인턴, 창업 등 새로운 환경에서 활동하면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시간동안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도록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서구 지역의 나라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1년간 갭이어를 가진다. 엠마 왓슨, 해리 왕자, 말리아 오바마(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딸) 등이 갭이어를 가졌다.

서울시 청년마음건강 바우처 사업은 청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불편한 현실에 기반을 둔다. 사회 구조로 인해 ‘마음의 감기’를 앓는 청년들이 민간에서 상담을 받고자 하지만 높은 비용의 문턱으로 포기하게 된다. 청년의원들은 이러한 감정 자본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상담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바우처 제공을 요청한다.

그 밖에도 학자금 대출 탕감, 미취업자 학자금 이자 지원 확대, 대중교통 조조할인제 시간 확대 등 청년들이 눈여겨볼만한 정책이 제안된다.

청정넷 관계자는 “이번 제안은 오롯이 청년의 삶에 집중한 정책이다. 갭이어 지원 사업 도입은 서울시 청년 정책의 기존 분류 체계로 담기 어려운 지점에 있는 신규 정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 일자리 정책의 하위 범주에 머물렀던 청년 정책을 사람 중심의 종합적이고 사전 예방적인 정책을 촉구하는데 주력했다. 칸막이로 나뉘지 않는 청년 시민의 삶을 서울시가 어떻게 조정해서 담아낼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시장은 비영리 공유기업 ‘열린옷장’의 옷을 입고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청년이 운영하거나 청년들이 갈 법한 청년가게를 방문해 청년의 삶과 청년 감수성에 다가갈 수 있는 세미정장을 입고 와달라는 청년 의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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