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내 손 잡아당겨 성기 주변 문지르게 강요"

▲ (사진=JTBC 뉴스룸 화면)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오구'의 연출가 이윤택(67)씨가 10년 전 단원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후, 자신이 연출을 맡은 공연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또 연극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인 겸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활동중인 이윤택씨는 최근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노숙의 시'를 연출하고 있다. 연희단거리패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날을 반성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근신하겠습니다"-이윤택.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5일까지 공연 예정이었던 '수업'과 예정된 모든 공연을 중단합니다."라고 올렸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Me Too·성추행 피해 고발 캠페인) 해시태그를 달고 10년 전 지방공연 당시 이윤택 연출가에게 당했던 성추행 당한 일을 공개한 직후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페이스북.

김씨의 폭로에 따르면 "'오구' 지방공연에서 전 부치는 아낙으로 캐스팅 됐다. 여관방을 배정받고 후배들과 짐을 푸는데 여관방 인터폰이 울렸다. 이윤택 연출이 나를 호출하더니 누운 채 안마를 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리더니 성기 주변을 만지라고 강요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그는 당시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면서 강하게 저항하지 못한 채 그저 이윤택을 피해 살아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무섭고 끔찍했다”며 "그가 연극계 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성추행 가해 연출가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으나 연극 '오구'의 연출가라는 대목과 '밀양'이라는 지명으로 당사자가 이윤택 감독이라는 것이 금세 드러났다.

성추행 가해자가 이윤택 연출가임이 밝혀지자, 연극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는 시, 시나리오 등을 쓰는 작가이면서 뮤지컬, 무용, 축제극, 이벤트 연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온 연극계 대표급 인사다.

이윤택씨는 1979년 부산일보 편집부 기자 출신으로 1986년 34살의 나이에 연극계에 입문했다. 단원들이 함께 먹고 자는 연극공동체인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하고, '가마골소극장'을 열었다.

이윤택씨는 1994년 '청부' '길떠나는 가족'으로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에서 수상했다. '오구' '문제적 인간, 연산' '시골선비 조남명' 등 히트작을 통해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경남고 동기동창으로 50년 친구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텔레비전 찬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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