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후, 7번째 연속 금리 동결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한국은행이 1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10월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7번째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기간으로는 11월째 기준금리가 연 1.50%로 유지됐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융 안정을 강조하면서 여러 차례 연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해 금융시장에서는 10월이냐 11월이냐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지만 동결이다.

올해내 한은의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상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은 11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다.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주요 경기지표 전망치를 모두 하향조정하며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연 2.9%에서 연 2.8%, 혹은 연 2.7%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와 취업자수 증가폭 전망도 하향조정했다. 수출은 호조세가 지속되지만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치중됐고, 설비투자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용 지표는 '참사' 수준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아직 한은 목표(2%)와는 차이가 난다.

대외 불확실성도 큰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추세에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고 중국 경제 문제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런 경기 여건에서 경제주체들에게 고통스러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부작용이 클 우려가 있다. 9·13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일단 멈칫한 점도 한은이 한숨을 돌릴 여유를 만들었다.

또, 이달에 금리를 올리면 정부 뜻대로 움직였다는 오해를 사고 중립성 논란이 커진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앞선 두 차례의 회의에서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주열 총재도 최근 잇따라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연내 인상 의지를 밝혔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를 비롯한 금융불균형과 한미 금리차 등 금융불안 요인을 우려하며 대응 필요성을 지적했다.

특히 12월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한은이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연말엔 한미 금리역전폭이 1%포인트로 확대된다. 내외금리 차가 확대될수록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 자본 유출의 위험성을 높이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로 확대된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내년에도 세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집값을 잡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여권의 압박도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6% 그대로 유지하거나 1.5%로 0.1%p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되었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소폭에 그치는 등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은 지난 7월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하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가격 상승세 확대, 전기요금 한시 인하 종료 등으로 오름세가 1%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 수준을 지속하였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후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주가 급락 등으로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당폭 상승하였다. 장기시장금리는 주요국 금리의 움직임 등을 반영하여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다소 축소되었으나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다. 주택가격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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