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전체 일자리 809만 명 감소 … 중간숙련 513만 명 감소 저숙련 261만 명 감소

▲ (자료 = 해외경제포커스)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은 산업 및 인구구조가 유사한 대부분 선진국에서 공통되게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한 보고서가 나왔다.

1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배경 및 시사점(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김상우 과장·조광래 조사역)'에 따르면 이같은 분석과 함께 가계소득의 주요 원천인 임금의 불균형적 분포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소득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도 지적했다.

최근 미국 노동시장 상황은 고용과 임금간 관계가 약화됐다. 기존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면 전반적인 고용 개선에도 불구하고 임금상승이 제한된다(Sherris 2018, Bloomberg 2018 등)", "미국 취업자수의 2/3를 차지하는 중임금 부문 취업자수 비중 감소가 중임금뿐만 아니라 저임금 부문의 임금상승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Cortes 2016, 뉴욕연준 2012 등)" 가 나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노동시장은 실업률이 1969년(3.5%) 이후 최저수준인 3.9%(2018년)까지 하락하는 등 고용개선이 이어지고 있으나 임금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인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3.3%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4%로 떨어지는 등 고용과 임금간 관계가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 양극화란 중임금 부문 취업자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고임금 및 저임금 부문의 비중이 확대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2000년대 들어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진행속도가 빨라지면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취업자수 증가(연평균, 0.6%)를 고임금(1.8%) 및 저임금(1.7%) 부문에서 주도한 반면 중임금 취업자수는 같은 기간중 0.2%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반영하여 취업자수 비중이 2008~17년중 고임금(20.3%→22.6%) 및 저임금(17.4%→19.2%) 부문은 상승하고 중임금 부문은 하락(62.3%→58.2%)하는 'U'자형 임금분포(비중변화 기준)를 형성했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업종내에서도 중임금 부문이 고임금 부문과 저임금 부문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고임금일수록 임금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부문간 임금격차 확대를 통해서도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됐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임금상승률: 하위 25% 1.5%, 중위 1.7%, 상위 25% 1.9%였다.

(자료 = 해외경제포커스)

미국 노동시장 양극화의 배경에는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일자리 구조조정을 들 수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전체 일자리 감소(-809만명)의 대부분을 중간숙련(-513만명) 및 저숙련(-261만명) 부문이 차지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약화에 직면한 기업들이 자동화, 오프쇼어링 등을 통해 중간숙련 일자리를 전략적으로 감축하였고 이에 따라 중임금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 비중이 낮은 서비스업으로 대규모 노동이동이 초래되었다.

다음으로 디지털 혁신 등 정보통신 기술발전에 따라 전문인력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고숙련 노동수요가 증가한 것도 양극화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취업자수 증가율은 고숙련 2.0%, 중간숙련 1.4%, 저숙련 1.8%였다.

세부직종별로는 전문인력 직업군인 이른바 'STEM'(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Mathematics·수학)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고숙련 취업자수 증가는 관리직종(기여율, 25.2%) 이외에 사업·금융직(29.1%), 의료전문직(14.2%), 컴퓨터·수학 관련직(13.7%) 등에서도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STEM 직업으로 2010~17년중 고숙련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기여율 (13.7%)은 동 직군이 고숙련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2010년 8.5%)을 크게 상회했다.

고숙련 노동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중·저숙련 수요는 부진을 보이는 현상이 대부분의 산업에서 나타나는 산업내 양극화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고임금 및 저임금 부문의 비중이 높은 의료 및 요양 서비스업이 고령화 진전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의료 및 요양 서비스업의 GDP비중이 2007년 6.5%에서 2017년 7.5%로 확대되었고 취업자수 비중은 12.2%에서 14.2%로 확대됐다.

김상우 과장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가 구조적 요인에 의해 비롯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단기적 해결보다 중장기적 대응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사점을 통해 "향후 디지털 혁신 등 산업구조 변화가 소득 불균형 심화로 나타나지 않도록 양질의 중간숙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긴요하며, 저임금 취업자들에 대해 기술교육 등을 지원하는 한편 정부보조, 사회보험 등 사회안전망 보강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 해외경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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