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청년의 가치를 먼저 깨닫는 나라만이 살아남는다. 나라만이 아니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수원은 다른 지방정부보다 청소년정책지원 시책이 월등하여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랑스럽다.

이번에는 수원에 살면서 서울 소재 대학이나 대학원에 다니는 대학생들에게 기숙사 원룸을 무료지원 하는데 수원시가 나섰다. ‘수원의 숙(宿)’이라는 이름의 장학 사업이다. 수원시가 수원이 모태(母胎)인 사회복지법인 백암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추진하는 기숙사 무료지원 프로그램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서울로 진학할 때 고민이 머물 숙소가 제일 걱정이다. 운 좋게 대학기숙사에서 생활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학교 근방에 전세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경제가 깊은 불황에 빠져들어 학자금 부담도 큰데 숙소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가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학부모 입장에서 얼마나 다행인가. 물론 학생들도 학교와 가까운 곳에서 편안히 학업에 몰입할 수 있어 좋다. 경쟁을 뚫고 올해 수혜(受惠)를 입은 수원거주 30명의 대학생들이 새 학기에 입주해 생활하게 됐다.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A고교를 졸업한 19살 장모 군은 수시모집에서 서울의 한국외대 국제통상학과에 합격했다. 입학 전까지 쉴 틈 없이 운전학원도 다니고 취미활동을 하면서 고교 말미를 즐겁게 보냈다.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을 정도였다. 하지만 입학시기가 다가오자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수원집에서 통학해야 하는 형편인데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대학기숙사로 들어가거나 학교 근처에 방을 얻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때 ‘수원의 숙(宿)’ 입주 대학생 모집 광고가 눈에 띄었다.

수원시가 지역 내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기숙사를 지원하는 장학 사업에 응시해 합격통보를 받았다. 당사자인 장모 군이나 학부모의 고민이 말끔하게 풀어졌다. 수원시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 오는 장학사업이다. 장모 군처럼 비슷한 처지의 대학생들에게 가뭄 끝의 단비다. 이보다 더 좋은 시책이 어디 있을까. 대다수 경제주체들이 너나없이 모든 것을 줄여나가는 축소지향형 대열에 들어섰지 않은가. 이러한 때 수원시의 앞선 장학 사업은 ‘행정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 일이다. 가계부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서울에 있는 ‘수원의 숙(宿)’장소는 모두 3곳이다. 제1장학관은 관악구 신림동에, 제2장학관은 동작구 사당동에, 제3장학관은 중랑구 묵동에 위치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학교와 가까운 거리의 장학관에 입주한다. 시설도 완벽하다. 1인1실인 ‘수원의 숙(宿)’은 냉장고와 세탁기는 물론이고 욕실과 싱크대에서부터 인터넷 등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다.

공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배우는 것이다. 대학생활은 학업도 중요하지만 인격도야, 배려, 나눔 등을 몸에 익히는 활동도 중요하다. 공부의 종착점은 행동이자 실천이다. 배우고 생각한 것을 자신의 삶에서, 나아가 세상 속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것으로 배움은 끝난다. 이럴 때 인간의 고귀함이 빛나고 세상은 좀 더 밝고 따뜻하게 변화할 것이다.

먼저 입주했던 ‘수원의 숙(宿)’에서 생활하는 대학생 대부분이 이구동성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숙소가 근거리 탓에 학교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다, 선후배가 한 공간에 머물고 있어 모르는 것은 물어가면서 공동체 생활까지 배울 수 있어 1석3조다” 라고 장점들을 열거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의 숙(宿)에서 젊은이들이 학문탐구에 집중하며 훌륭하게 성장해 훗날 사회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학생들은 수원시로부터 수혜(受惠)를 입었다.

세계는 얼마나 좁으며 네모난 책은 얼마나 넓은가. 공부가 없으면 발언권도 없다. 모든 공부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쓸모가 있어야 한다. 대학생활이 쓸모 있는 시간이 되도록 공부에 전념하길 바란다. 그것이 수원시민이 보내는 응원의 소리다.<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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