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상부 8일 '서울마루'로 개장…옛 건물 콘크리트 기둥 역사적 흔적으로 남겨

▲ 위치도.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일제가 지은 조선총독부 체신국(당시 조선체신사업회관) 건물이 있던 장소가 82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18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1층이자 옥상에 해당하는 약 800㎡ 공간에 휴식·여가 공간인 '서울마루'로 정식 개장한다고 17일 밝혔다.

옛 국세청 별관 부지는 원래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황귀비의 사당(덕안궁)으로 사용되다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를 건립하면서 덕수궁, 성공회성당과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이 막히게 됐다. 1978년부터는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사용됐다.

시는 국세청 별관 건물 철거를 위해 당시 소유자였던 국세청과 협의, 2014년 2월 국세청 별관 부지와 청와대 사랑채 내 서울시 부지 교환을 결정했다. 이후 2015년 5월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서울시는 광복 70주년인 지난 2015년 일제강점기의 잔재였던 이 건물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시민문화공간을 조성, 일제에 의해 훼손된 대한제국의 숨결과 일대의 역사성을 회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마루'는 '비움을 통한 원풍경 회복'이라는 조성 취지에 따라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기존 광장이 가지고 있는 이념적 공간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소박한 삶과 일상의 소소한 기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서울마루' 한 켠에는 기존 건물의 콘크리트 기둥 잔해 일부를 역사적 흔적으로 남겼다. 건물이 세워졌던 일제강점기부터 조국 광복과 한국전쟁, 민주화운동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역사의 흐름을 묵묵히 지켜봐온 곳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했다.

위치도.

개장식 행사는 박원순 시장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서해성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총감독,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의 개장 선언을 시작으로 '서울마루' 동판 제막식이 열리며, 서해성 총감독이 '서울마루'의 조성의의를 설명한다.

식전행사로는 '새로운 공간의 설렘과 상상'을 주제로 일러스트레이터 밥장(Bob Chang)이 서울마루와 함께하는 시민들이 어우러져 공간을 채워나가는 그림이 그려질 예정이다.

'서울마루의 탄생, 풀밭 위의 첫 발자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2부 행사에서는 인생의 새로운 첫 발을 내딛는 다양한 시민들과 함께 한다. 첫 돌을 맞이한 아기 아빠, 갓 결혼한 신혼부부, 첫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첫 취업한 신입사원,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신중년 등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서울마루'의 첫 출발을 함께 축하한다.

이어 진행되는 축하공연에서는 '새로운 탄생과 시작'을 주제로 싱어송라이터 이랑, 소리꾼 이희문과 프로젝트 그룹 놈놈이 무대를 선보인다.

아티스트 이랑과 첼로연주, 소리꾼 이희문과 놈놈은 락·재즈를 결합한 신선한 음악과 신명나는 춤사위를 통해 과거 역사적 공간이 '문화와 쉼이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되었음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서해성 총감독은 "82년 만에 시민에게 돌아온 서울마루는 역사와 일상이 하나로 만나는 광장이다. 이 자리에 서면 남쪽에 대한제국(덕수궁), 북쪽에 4·19혁명(서울시의회, 옛 국회), 서쪽에 6월 시민항쟁(성공회 본당), 동쪽으로 2002년 월드컵(서울광장)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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