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분업체제 약화 대응, "중간재 수출 중심 낮추고 …신제품 일괄 생산하는 시스템 확충 필요"

▲ (자료 = 해외경제포커스)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2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조사국 국제종합팀 박병걸 과장·노민재 조사역 집필)'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이 위기 이전보다 둔화된 가운데 두 변수간 연계성이 약화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의 경우 위기 이전(2002~2007년중) 평균 4.8%에서 위기 이후(2012~2018년중) 3.5%로 완만하게 둔화된 반면 세계교역 신장률은 비교 대상 기간중 7.7%에서 3.5%로 낮아져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성장에 대한 교역 증가의 비율을 뜻하는 교역탄성치가 금융위기 전 1.6배에서 이후 1.0배로 줄었다. 산포도 및 연관관계 분석을 통해서도 두 변수간 연계성 약화가 관측되는데, 세계 성장률과 상품교역 증가율 변동의 선형밀접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도 위기 이전 0.75에서 위기 이후 0.62로 하락했다. 인과관계 검증 결과도 상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이 약화된 요인으로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 지식집약화 진전, 서비스산업 성장 등 구조적 요인들이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보호무역주의 확대의 영향을 직접적인 제약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선진국과 신흥국간 수직분업 유인이 신흥국의 임금 상승, 기술 향상, 소비 확대 등으로 약화됨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교역신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또한 지식집약화 진전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비교역 분야인 무형자산을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이 성장을 견인하게 되면서 성장의 교역 유발효과가 축소됐다.

아울러 제조업에 비해 교역 비중이 낮은 서비스산업의 비중 상승 또한 성장과 교역간의 연계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한편 미·중간 관세율 인상 등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강화되면서 세계교역을 직접적으로 제약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은 글로벌 공급망 및 가치사슬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의 영향으로 당분간 약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식집약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교역의 진전 방식과 속도에 의해 연계성의 약화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병걸 조사국 과장은 "대외부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에 대응해 중간재 수출 중심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스마트 공장 조성 등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성이 높은 신제품을 일괄 생산하는 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식집약화의 진전에 부응해 업스트림(디자인, R&D 등) 및 다운스트림(마케팅, 유통 등)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는 것도 긴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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