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성장은 이례적 요인 탓…금리인하 고려 안해”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풀만(Pullman)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 제공 =한국은행)

【피지 난디 = 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우리나라는 반도체 의존도가 굉장히 크다.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외 변화에 대한 취약성도 높아진다. 해당 산업에 경기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부진할 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1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찾은 이주열 총재는 한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통 주력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모든 기업의 투자를 높일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오면서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기업이 적극적으로 한발 앞서나가지 않으면 경쟁력 유지는 고사하고 서바이벌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기업 투자 촉진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높이는 기업 투자는 어떤 분야, 특정분야가 아니고 "모든 기업, 모든 산업에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밖에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이례적 요인이며 호전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물가전망과 금융안정을 감안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간담회 일문일답.

Q1.=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는 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 된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가. 성장률 낮은 시점에서 금융 불균형 빼고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 미치는 게 아닌가 싶다.

A1. = 장기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발생했다. 저희들이 지난번에 통계 발표하면서 GDP 설명했지만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나타난 거 이례적인 요인이 있었다. 앞으로는 글로벌 여건도 점차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회복되고, 물가 상승률도 1%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가 경기 물가도, 금융안정에서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낮아지고 있지만 높은 증가에 대한 경고음 울려진 상태다.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금리 역전되는 일이 나타나서 보면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Q2. = 어제 통계청에서 나온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 설비, 투자 지표가 반등했다. 언론에선 전달 대비 기저효과와 반도체 생산이 증가한 영향이라 분석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하는가.

A2. = 3월 산업 활동 동향에서 대부분 지표가 반등했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잘 들여다 보면 지난 2월에 지표가 설 연휴 영향으로 대부분 부진해진 데 따른 기저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3월 지표 반등 하나만 놓고 경기 흐름에 큰 변화가 있었느냐 평가하기에는 저희가 조금 조심스럽다. 앞으로 이후 발표되는 지표 봐야겠다.

4월 전망 때 말한 거처럼 정부의 재정지출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수출, 투자가 부진했었지만 차츰 완화되지 않겠냐. 그래서 성장률도 높아지지 않겠나하는 스탠스 유지하고 있다.

저희는 매달, 아니면 간헐적으로 발표되는 모든 지표들 눈여겨 점검할 생각을 하고 있다. 심리지수 호전은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지표와 심리가 엇갈린다는 이야기 있지만 심리지수가 나아졌다는 것은 내막이 어떻든 간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Q3. = 원 달러 환율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외환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더불어 환율 상승이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기준금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3. = 환율 상승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원달러 환율이 금년 들어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1110원에서 1130원과 1140원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4월 들어 달러화가 강세로 좀 바뀌었다.

4월에는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 송금이 있다. 그건 일종의 계절적 요인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 배당금 지급에다가 최근에 경기지표가 좀 안 좋게 나오던 와중에 특히 1분기 GDP가 마이너스로 나온데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더해져 며칠 사이 큰 폭 상승해 1168원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있느냐. 일차적으로 CDS프리미엄, 외화차입 가산금리 등 외환건전성 지표로 볼 때 상당히 안정적 움직임이다. 우리 경제 펀더멘털 우려는 지금 현재로서는 감지할 수 없다.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 높아져 수출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는 게 환율 이론이다. 그러나 최근에 3월말 기준으로 30원 정도 올랐다. 이 정도 오른 거 같고 당장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하는 계량적 평가는 이르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증가에 도움을 주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 맞다.

최근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잘 분석해보면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보다는 고품질경쟁이 치열하다. 환율이 수출가격에 미치는 영향 옛날보다 크지 않다. 우리 수출 구성이 과거 가격경쟁 추구처럼 저가품 구성이면 가격경쟁에 유리하나 전체적으로 보면 환율 상승이 수출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Q4. = 추경 규모나 사업 내용면에서 경기 대응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시는지. 시장에서는 부족하다는 견해도 많다. 추경 국회통과가 늦어져 효과가 떨어지게 되면, 다른 정부 정책으로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A4. = 올해 정부 예산이 이미 확정적으로 편성됐다. 총지출 증가율이 9.5%로 10% 가까운 높은 수준이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짜여 있다. 예산은 확정적인데 여기에 추경이 더해진다면 성장률을 높이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의회 정치일정으로 인해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는 우선 기존 예산의 지출 계획이 예정대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중기적으로 봤을 때 재정은 어떻게 되느냐. 정부의 적극적 재정역할 필요하다. 경기대응도 중요하다, 다만 생산성 제고하고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잠재성장률을 높이는데 역점 두고 재정을 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른 나라의 생산성도 상당한 과제고 화두다. 영국의 예를 들면 생산성 관련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 국가생산성투자 기금이라는 것을 설립했다. 규모도 1200억파운드, 한화로 180조원 규모다. 주로 디지털 인프라, 교통 시스템, 연구개발 쪽에 우선 순위 두고 투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도 사실상 제조업 분야에서 앞서가는 나라지만 미래형 교통시스템 구축, 기후변화 관련 투자, 궁극적 목표는 생산성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국가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Q5. = 한은은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예상보다 괜찮은 중국 경제 지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 될까. 이것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까.

A5. = 전반적으로는 중국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 갖고 있다. 여담이지만 유로 경제가 좀 안 좋고 특히 독일 경제가 최근 주춤하는 주된 이유는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영향이다.

독일 또한 우리와 비슷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특히 자본재 수출이 아주 많은데 주 수출 대상국이 중국이다. 중국 경제가 이렇듯 세계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를 면밀히 모니터링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얼마전만해도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통상 갈등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 겪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이다. 1분기 GDP도 낮아지지 않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경기대응 정책 영향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관심이면서도,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제 발표된 4월 제조업 PMI는 시장 예상 밑돌아서 또 우려가 있다. 한 두개 지표로 판단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을 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미중 무역 분쟁 타결 가능성이 높은 점, 중국 정부의 경기 살리겠다는 의지 덕분 그렇게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 없다는 진단이다.

불확실성 높은 미중 협상이 5~6월쯤 타결되는지 조심스럽게 지켜보다는 판단이다. 당연히 중국 경제가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면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 줄 것이다.

Q6. = 경제 성장률에 대한 국내외 시선이 부정적이다. 민간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까지 낮추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2.5%보다 크게 낮은 수치인데, 왜 시장과 인식차가 나타나는지.

A6. = 기관마다 성장률 전망이 달라지는 것은 변수 때문이다. 거기엔 어느 정도의 전제와 시나리오를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반도체 경기는 어떻게 될 거냐, 괜찮을 거다, 하반기다. 어떤 것을 전제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중분쟁은 어떻게 될 거냐, 유가는 어떻게, 미 달러는 어떻게 될 거고, 우리경제에 대한 우리 나름대로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 개별요인에 대한 시각이 기관마다 다르기에 전망치가 달라진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너무 1분기 마이너스에 너무 경도되지 말고 2분기 이후 지표들 지켜보자. 지금과는 또 약간 다른 분위기다.

Q7. = 별관 신축공사 관련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달청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신지.

A7. = 원론적으로 조달청 입장을 봐야 한다. 속에 있는 말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다 할 수 없다. 여러 가지 검토 했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씀도 있지만 여기서 답변 드릴 수도 없다.

1년 이상 표류하고 있어 제 한 쪽을 억누르고 있던 큰 현안이다. 내년 한은 설립 70주년 기념식을 거기서 치르기로 하고 플랜을 짰는데. 지금은 총재 퇴임 때까지 할 수 있느냐는 말을 듣고 있다. 감사원이 6개 월 가량 심혈을 기울여 감사를 한 결과를 존중한다.

조달청이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서 타당한 방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장 손배 청구한다는 것은 아니고 이 건 관련해서 우리 중앙은행이 의당 당연히 해야 할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

조달청 손해배상 청구까지 신경 쓸 고민 사안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감사원 지적에 충실하게 안을 내놓으면서 그 안이 공사가 자꾸 지연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게 관심사다. 조달청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Q8. = 국회에서 한은이 시의성 있는 연구를 내놓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연구 중점 주제가 뭔가.

A8. = '한은사'라는 지적도 하고 쓴소리도 하라고 하는데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기자님들이 해석을 붙여서 “돌직구 날렸다”. “작심발언”이라는 기사 제목 달아 오해를 샀다. 제가 하는 말을 다른 뜻으로 해석돼 전달되는 것에 신경 안 쓸 수 없다.

경제연구원 염두에 둔 말씀인가. 조사국은 현안 스터디 많이 한다. 중장기 과제는 경제연구원이 맡아서 이번에도 연구원에 몇 가지 시켰다.

그 중에 하나 소개하면 우리 경제가 해결할 과제는 뭐니 뭐니 해도 날로 떨어지는 성장잠재력 높이는 거만큼 중요한 게 없다.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는 원인 분석하는 것. 첫 번째는 인구구조 변화다. 노동자본생산성을 정하는데. 급속한 노령화에 따라 생산 활동 인구 줄었다. 

그래서 2017년에 인구구조와 고령화를 1년 연구해 발표했다. 작년에는 연장선상에서 노동시장 고용구조 연구했다. 올해는 생산성 향상에 관련한 것이다. 산업 구조조정이나 우리 경제에 가장 큰 과제는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풀만(Pullman)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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