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가정의 행복은 몸부림치며 구한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늘 기뻐하는 마음을 길러 즐겁게 살아감으로써 행복을 불러들인다. 어느 가정이고 저마다 행복을 갈망하며 서성댄다. 5월 가정의 달이다. 나뭇잎이 싱그럽다. 요즘 수원의 은행나무 가로수가 암나무에서 숫나무로 교체되고 있다.

은행이 달리면 고약한 냄새가 시민들의 민원대상이 된지가 오래다. 꽃과 나무들의 아름다움과 푸름이 절정에 달해 황홀지경인데 은행나무가 수난을 당하는 것도 자연의 섭리일 게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유독 많은 달이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그렇다. 소중한 인연을 기리는 그야말로 사랑이 충만한 달이다.

“야영(野營)을 준비하려면 남자 백 명이 필요하지만 가정을 이루는 데는 여자 한 명이면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여자는 집의 기둥이기에 그렇다. 좋은 아내는 빈집을 가득 채운다. 자기 가정보다 더 즐거운 곳은 없다. 가정에서는 벽(壁)도 내 편이 되어 준다. 소설 대지(大地)의 작가 펄벅은 말했다.

“가정은 나의 대지다. 거기서 나는 정신적 영향을 섭취하고 있다.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공간이다”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 가정이다.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는 가족들 마음을 안온하게 만든다.

가족은 훈훈함의 다른 이름이다. 가족은 집 밖으로 나설 때,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올 때도 걱정이 없다. 눈보라가 쳐도 걱정이 없다. 황사가 불고 짓궂은 날씨라 해도 그들의 머리 위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우산’이 있기에 걱정이 없다. 소설가 최인호는 “가정이야말로 신이 주신 축복의 성소(聖所)다. 가정이 바로 교회요, 수도원이고 사찰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가정이 무너지는 일이 주변에서 자주 벌어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가정에 애착을 갖지 않는 것이 우리네 가정의 풍속도다.

가정을 사회생활 준비를 위한 숙식 제공의 공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안타깝다. 가정은 사회를 이끌고 갈 자녀들을 교육하는 장소이며,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사회적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다. 가정의 따뜻함과 엄격함 속에서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자녀들이 지배하게 될 미래사회는 희망이 없다. 가정의 달에 우리 모두가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봐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대는 예전과 많이 변했는데 무슨 잠꼬대냐는 목맨 소리가 있을 수 있다. 전통가정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통가구가 서구식 아파트 거실에 잘 어울리듯이 전통의식의 어느 부분도 현대사회와 기막히게 잘 어울릴 수 있다. 가정의 확립이 국가의 이해와 직결된다는 인식 위에 가정을 재발견해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가족이 옆에 있으면 위로가 되고 기운이 솟는다. 가정은 사회생활의 기초단위다. 부부가 만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여 양육하는 곳이다. 경제활동의 핵심단위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정은 인성교육과 사회교육이 시작되는 곳이자 세대를 이어주는 고리역할을 하는 곳이다.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나라가 건강해 진다. 건강한 가정의 필수조건은 꼭 물질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 우리가 지켜야 할 영원한 가치라는 인식이다. 오랜 인류 역사상 가정을 대신할만한 것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으로 인한 극심한 인간소외, 경제적 불안정으로 가정에 이상이 생겼다.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막상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도 많다. 출산율 0.97로 저출산 문제를 넘어 절대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시대를 맞고 있지 않은가. 과거엔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절대빈곤에 허덕이면서도 가정의 모습은 그래도 건강했다.

수원시민의 가정은 형편이 나을까. 냉혹하기 그지없는 이 시대에 가정의 따뜻함을 되찾아야 한다. 거기에서 건강하고 건전한 자녀들을 키워내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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