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5월호', "글로벌 경기 흐름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향후 글로벌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9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5월호'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흐름이 최근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둔화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3월 하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3개월물 금리) 등 주요국의 장단기금리차가 일시 역전됐을 때 이를 글로벌 경기침체의 신호로 보는 견해가 있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를 살펴보기 위해 과거 경기 수축기의 특징, 향후 경기상황과 관련한 논의, 그리고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들여다봤다.

먼저 글로벌 경기 변동을 1990년 이후 총 7번의 수축기로 나누었다. △1990년~1993년 걸프전 및 유가상승 △1995년 유럽 통화 위기 및 일본 자산버블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0~2003년 닷컴버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2016년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및 자원수출국 경기부진.

이중 걸프전 및 유가상승, 유럽 통화 위기 및 일본 자산버블, 유럽 재정위기,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및 자원수출국 경기부진 때에는 글로벌 성장률이 완만하게 하락했다.

그러나 아시아 외환위기,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상대적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보고서는 급격 수축기의 경우 대내외 부채 누적과 자산 가격 거품 등이 경기 둔화의 폭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급격한 수축기 이전 정책금리를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인상했다가 수축기에 진입한 직후 정책금리를 큰 폭 인하하며 통화정책 기조를 빠르게 전환했다.

향후 글로벌 경기 흐름을 보는 견해가 두 편으로 나뉜다. 급격한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쪽과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이다.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부채 누적, 정책 대응 여력 부족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 부채 총량이 상당 폭 증가했다. GDP 대비 글로벌 민간 신용 비율이 2008년 9월말 139%에서 2018년 9월말 151%로 올라가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상회했다. 이렇게 누적된 부채가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국의 기업부채, 신흥시장국의 대외채무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다. 주가,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의 버블 가능성이 과거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급격한 경기 둔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책 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점도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글로벌 무역분쟁, 브렉시트,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 전망 등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 국면 전환 시 중앙은행의 대응여력이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러나 다수의 견해는 선진국의 양호한 고용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 등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둔화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성장세가 약화되겠으나 소득 여건 개선으로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과거 급격한 수축기 직전에 비해 완화적인 데다 최근 주요국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종전보다 완화적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이런 견해를 뒷받침했다.

또한 이들은 부채 문제, 글로벌 무역 분쟁 등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경험 등으로 주요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개선되었으며 미 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협상 등도 관련 국가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영향을 고려할 때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 =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5월호)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등을 활용해 추정한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다소 높아졌으나 과거 경기 수축국면 직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발간하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통화신용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 향후 정책방향 등을 정리하여 국회에 제출하고 일반에게도 공표함으로써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2회 펴낸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부터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시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했다.

주요 내용으로 통화신용정책 운영 여건 및 운영 그리고 향후 방향을 담았다. 운영 여건에서 세계경제, 실물경제, 물가, 금융 및 외환시장을 살폈다. 운영에서 기준금리, 금융중개지원대출, 금융안정을 보았다. 향후 방향에서는 성장 및 물가 전망, 주요 고려사항, 향후 정책운영 방향 등을 다루었다.

(자료 =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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