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갈등 심화 · 주요국 심리지표 부진"으로…원유 수요 둔화 우려 확산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 주요국 심리지표 부진 등으로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큰 폭 하락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국제원자재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59.6달러로 지난 4월말(72.1달러)보다 12.5달러(-17.4%) 하락했다.
미·중간 추가 관세 부과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부각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불법이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6월 10일부터 5% 관세를 부과하며 이후 7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매월 5%p씩 관세율을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요국 경기 관련 심리지표가 부진을 나타내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 5월 유로지역과 중국 제조업 PMI는 각각 47.7 및 49.4로 기준치(50)를 하회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원유 선물시장의 투자자금 유입 규모도 축소됐다. WTI선물 비상업 순매수포지션은 4월 23일 5.5억 배럴에서 5월 28일 4.4억 배럴로 축소됐다.
미·중간 추가 관세 부과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부각됐다. 아울러 주요국 경기 관련 심리지표가 부진을 나타내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인해 원유 선물시장의 투자자금 유입 규모도 축소됐다.
향후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측면에서의 불안정 요인도 적지 않게 상존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OPEC 감산 연장, 이란 및 베네수엘라 공급차질,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 피습, 사우디 등 연합군과 예멘반군간의 무력충돌, 이라크 미 대사관 인근 로켓포 공격 등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 등이 공급측면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또 '최근 주요국 경제지표' 동향에 따르면 미국은 소비심리 호조, 독일은 1분기 성장세 확대, 일본은 1분기중 설비투자 지표 부진, 중국은 기업 수익성이 악화됐다.
미국의 5월중 주요 소비심리지표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 1월 크게 하락했던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지수도 5월에는 기준치를 회복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소비심리 개선은 노동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양호한 성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데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판단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된 5월 중순 이후 상황이 소비자심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을 소지가 있어 지속여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독일은 1분기 GDP 성장률이 민간소비, 고정투자 등 내수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전기대비 0.0%)에 비해 확대된 0.4% 성장을 기록했다. 소비, 고정투자 등 내수지표의 증가율이 전기대비 1~2% 수준으로 크게 확대됐다. 1분기중 성장세 확대에는 올 1월부터 적용된 중·저소득층 소득세 감면 및 아동세액공제 확대 등 정책적 요인 외에도 일시적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에는 일시적 요인의 영향 약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1분기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1분기중 설비투자 관련 주요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국민계정의 설비투자가 지난해 4분기 10.3% 증가(전기대비 연율)에서 지난 1분기(속보, 실질, 계절조정 기준) 1.2% 감소로 전환했으며,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민간기계수주도 1분기중 전기대비 3.2% 감소했다. 최근의 설비투자 부진은 반도체경기 하락에 따른 IT 부문의 설비투자 조정압력, 제조업 경상이익 감소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은 금년 들어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금년 1~4월중 공업기업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4% 하락하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전체 공업기업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제조업(-4.7%)이, 기업유형별로는 국유기업(-9.7%)이 하락을 주도했다. 향후에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수·출입 감소 및 매출 부진이 기업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