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요 확대, 교역조건 악화 · 경제성장률 상승…원유 공급 축소,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 모두 하락

▲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자료 = 조사통계월보)

▶반도체 공급 축소, 교역조건 개선·경제성장률 하락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글로벌 충격별로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이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글로벌 충격이 교역조건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조사국 국제무역팀 조동애 과장·유기한 조사역 집필)'을 보면 이 같이 분석하면서 "교역조건 악화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거나, 교역조건 개선시 경제성장률이 상승한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유가, 반도체가격 등 주요 수출입 품목의 가격이 크게 변동함에 따라 우리나라 순상품교역조건 변동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이 보고서의 집필 배경이다. 순상품교역조건은 수출상품 1단위 가격과 수입상품 1단위 가격간의 비율로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말한다.

과거 교역조건과 국내 경제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기간별로 관계가 달라졌다. 교역조건과 우리 경기가 동시에 악화되는 시기도 있었지만 반대로 교역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기는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1990년대 초 경제성장률과 교역조건은 동시에 악화되었으나, 2000년대 중반에는 교역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2014년부터 2016년에는 교역조건이 개선되었으나 경제성장률은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이 보고서는 교역조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제유가, 반도체 수출물가, 세계 경제성장률 등을 이용해 세계 수요충격, 원유 공급충격, 반도체 공급충격 등 글로벌 충격을 식별했다. 현상 설명은 부호제약 SVAR모형 분석을 이용했다.

실증분석 결과 세계 수요 확대 충격 발생시 교역조건은 악화된 반면 경제성장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수요 확대로 수출입가격이 모두 상승했으나 상대적으로 수입가격이 더욱 크게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됐다. 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우리 수출이 증가하면서 상승했다.

원유 공급 축소 충격 발생시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이 모두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됐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생산비용 증가,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공급 축소 충격 발생시 교역조건은 개선되나 경제성장률은 하락했다. 공급 감소로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지만 수출증가율이 낮아지면서 경제성장률은 하락했다.

한국은행 조동애 과장은 "교역조건과 국내 경제성장의 관계가 글로벌 충격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교역조건 변동에 따른 우리 경제의 움직임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내재된 근본요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격별 반응 및 상관관계.(자료 = 조사통계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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