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 발표…소비지출 43.9%, 경조금 24.6% 사용

▲ (자료 = 한국은행)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5월말 기준 시중에 유통 중인 은행권 중 5만원권은 금액으로는 84.6%(98.3조원), 장수로는 36.9%(19.7억장)로 금액과 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을 보면 금액 기준으로는 발행 이후 2년만인 2011년에, 장수 기준으로는 2017년에 비중이 가장 높아져 4개 은행권 중 만원 권을 대신해 중심 권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한국은행이 2009년 6월 23일 발행한 5만원권의 용도로는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를 사용했다.

(자료 = 한국은행)

한은이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발행초기 유사한 황색계열이 사용된 5천원권과 색상이 혼동되고 환수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노출빈도 확대로 국민들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관련 우려가 사실상 종결된 상태다.

아직까지 대량 위조나 일반인이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정밀한 위조사례가 발생한 바 없다. 5만원권 위폐 발견 장수는 최근 10년 동안(2009년 7월~2019년 3월) 총 4천447장(2건 대량위폐 제외시 1천84장)에 불과해 이 기간중 전체 발견 장수의 9.2%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 10년의 평가로 '화폐이용 편의 증대', '화폐관리비용 절감', '자기앞수표 대체', '도안인물 다양화'를 꼽았다.

경제거래에 필요한 은행권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거래시 수수, 은행에서의 입출금, 휴대목적의 소지 등에 편의가 증대되고 시간도 절약했다.

5만원권 1장이 만원권 5장의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제조, 유통, 보관 등 화폐관리 비용이 대폭 감소했다.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을 1천억원 이내로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만원권을 제조할 경우와 비교하면 한국은행의 은행권 제조비용은 연간 약 600억원 내외 절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유통물량 축소 효과로 금융기관, 유통업체 등의 운송 및 보관 등 현금 관리 비용이 직·간접적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5만원권 발행 전 고액 현금처럼 사용되던 정액(주로 10만원) 자기앞수표를 대부분 대체해 자기앞수표 사용에 따른 비용과 불편을 해소했다.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3억장에서 2018년 0.8억장으로 대폭 축소했다.

여성이면서 예술가인 신사임당이 도안인물로 채택됨에 따라 남성들로 구성되었던 우리나라 은행권 도안인물의 다양성 확보에 기여했다.

이 밖에 식별성이 높은 첨단 위조방지장치가 처음 적용된 것도 성과로 꼽았다.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의 화폐이용 편의 증대 및 사회적 비용 절감 등 당초 기대하였던 정책효과가 대부분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 설문조사에서도 5만원권은 전통적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만원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료 = 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이 지하경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도 과도했다는 평가다. IMF 연구(2018.2월, Working Paper)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2009년 GDP의 23.1%에서 2015년 19.8%로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과 관련해 최근 세계적인 고액권 폐지 움직임이나 '현금 없는 사회'로의 이행과 상충된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테러 및 범죄은닉 자금 등으로 빈번히 사용된 500유로권 등 해외 고액권과 비교하면 5만원권은 액면가치가 매우 낮고 상거래 및 일상생활에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5만원권의 액면가치는 2018년말 기준 OECD 회원국의 20개 최고액권중 4번째로 낮고, 전체 평균값(16.2만원)의 31%, 중위값(7.8만원)의 6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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