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1945~1948년 서울지역 사건과 시위를 조사한 '미군 방첩대 문서' 번역 발간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에서 최근 다양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한 서울 근현대사 자료집 시리즈 제4권 '국역 미군정 방첩대 서울 문서'를 발간했다고 8일 전했다.

제4권은 1945년부터 1948년까지 주둔했던 주한미군 방첩대에서 작성한 각종 사건과 시위 등에 관한 조사보고서 중 서울지역에 관한 문서를 발췌하여 국역한 사건 조사보고서다.

이 책은 크게 시위 관련 보고, 첩보 보고, 일반 사건 관련 보고, 학교 관련 보고, 여론조사 등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책에 수록된 문서들은 조사담당자가 현장에 나가 관련자들과 인터뷰하고 직접 사건 경위를 조사하여 작성한 1차 자료로, 다른 자료보다 더욱 생생하게 당시 서울의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번 자료집에는 신탁통치 문제나 국립서울대학교 설립안을 둘러싸고 좌우 정치세력이 벌인 각종 시위 전개 상황을 관찰하고 조사한 보고서가 상당히 실려 있어 정치 문제에 관심이 쏠렸던 당대의 분위기를 잘 포착했다.

뿐만 아니라, 해방 직후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 절도사건이나 학교에서 일어난 화재, 미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사고 등 정치와 관계없는 사건에 관련된 조사보고서들도 포함되어 당시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가감없이 전해주고 있다.

특히 이번 자료집에 수록된 문서들은 공산주의 활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군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문서가 작성된 1940년대 후반은 아직 국제 냉전이 본격화되기 이전이었으나, 이미 이때부터 미국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을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이는 어린 학생들이 벌인 불장난에서 시작된 화재사건이나, 거주지를 요구하는 피난민들의 시위에 대하여 일단 그 배후부터 의심하는 조사 방식에서 드러난다.

또한 미군정 공보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내용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주로 서울지역에서 오가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정치적 성향, 물가를 비롯한 경제적 문제, 미국과 소련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 등 다양한 주제로 설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서울 근현대사 자료집 제4권 발간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현대 서울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청 지하 1층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판매하며, 1만 5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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