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기준 DVI 지수 0.18,디플레 위험 '매우낮음' 평가…내년엔 1%대 수준 회복

▲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한국은행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로 전월(0.6%)에 비해 상당폭 하락한 것과 관련해 디플레이션(상품·서비스 가격의 전반적 하락)의 징후로 단정하긴 곤란하다고 3일 밝혔다.

아울러 최근 기조적 물가 오름세가 1%대 초중반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이후에는 공급측 물가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통계청이 8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한 직후 한국은행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 점검'이라는 자료를 통해 소비자물가 동향 및 전망을 내놨다.

앞서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0%의 상승률을 보였으며,이는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발표했다.

한은은 저물가 기조의 원인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8월에는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수산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공급측 요인의 물가 하방압력이 더욱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당분간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후 연말 경에는 이러한 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은 우선 디플레이션에 대한 정의을 BOK이슈노트 제2019-2호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 리스크 평가(방홍기·안동준·한채수 공동 집필)'를 참조해 "통상적으로 물가수준의 하락이 자기실현적 기대 경로를 통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지속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정의를 감안하면 최근 현상은 물가 하락이 광범위한 확산을 보이지 않고 자기실현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공급 측 요인과 제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가세한 결과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징후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은 물가하락의 △광범위한 확산성 및 △자기실현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공급측 및 제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가세한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중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품목수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품목별 가격변동을 보면, 2016∼17년중 상승품목의 상당수가 최근(2018~올 2분기)에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자기실현적 물가하방압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일본의 사례를 보면 1995년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기 이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동조하며 빠르게 하락했다.

최근의 낮은 인플레이션은 수요측 요인보다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약세 등 공급측면에서의 일시적 요인과 정부 복지정책 강화와 같은 제도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지표는 1%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가 예상 밖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경기상황, 자산시장 여건 등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DVI)를 산출해보면 상반기중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음' 단계에 해당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DVI 지수는 지난해 0.14를 나타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0.18을 나타냈다. 이 지수가 0.2보다 낮으면 통상 디플레이션 위험도가 '매우 낮음'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물가상황과 경기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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