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조리장 꿈꾸던 정 중사, 급양관리관 되어 장병 입맛 매료시켜…"장병들은 계란찜보다 스크럼블을 더 좋아해요"

▲ 조리중인 정미희 중사(사진 제공 = 육군)

【서울=서울뉴스통신】 조필행 기자 = 단호박시리얼샐러드, 치즈시즈닝 핫도그, 참치마요덮밥, 생크림크로와상, 너비아니, 치킨너켓…

유명 뷔페에서나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메뉴지만 최근 육군102기갑여단 충마대대 장병들이 병영식당에서 식사한 메뉴다.

10일 육군에 따르먄 추석을 앞두고 장병들의 식단 개선에 힘쓰고 있는 부사관이 있어 화제다. 한때 유명호텔의 조리장을 꿈꾸던 정미희 중사(35, 여)는 대대 급양관리부사관으로 근무하며 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군은 기존에 가공식품을 중앙(방위사업청)에서 계약해 각 부대에 보급해 왔다. 올해부터는 부대 여건에 맞게 일부 재료를 추가 구매할 수 있도록 전 대대급에 연간 최대 1,800만 원의‘자율 부재료 구매예산’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일선부대 장병들의 반응이 좋다.

정 중사는 이 예산을 활용해 표준식단을 유지한 가운데 장병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추가하고 재료를 첨가해 음식의 맛을 풍부하게 낼 수 있는 방안을 항상 고민한다.

정 중사가 지난 6개월 간 장병들에게 선보인 50여 가지 메뉴 중에서 우거지감자탕, 볼케이노치킨, 참치마요덮밥, 단호박시리얼샐러드 등은 호응이 높아 매달 식단에 편성하고 있다.

더 나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정 중사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매월 표준식단에 편성된 메뉴 중 설문을 통해 비선호 메뉴로 식별된 것은 조리방법을 달리해 장병들이 맛있게 먹고 영양도 보충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계란찜과 슬라이스햄 찜의 경우, 스크럼블과 슬라이스햄 튀김으로 조리법을 변경하자 장병들이 선호하는 메뉴로 바뀌었다.

비선호 메뉴에 지속 선정된 식재료는 부식 청구량을 줄여 효율적인 잔반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이전과 비교했을 때 대대 병영식당의 잔반 양이 약 30% 감소했다.

또 정 중사는 한 끼의 식사를 통해 장병들에게 기쁨을 주자는 취지로 분식데이(day), 브런치데이 등 이벤트데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 추석에는 새우부추전, 소떡소떡, 파스타샐러드 등을 장병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정미희 중사는 “조리병과 함께 추가 메뉴선정, 레시피 개발, 시장조사를 하며 장병들의 의견이 반영된 메뉴를 편성하고 있다”며 “장병들이 잘 먹어야 잘 싸울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양질의 급식을 제공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육군은 각 군단의 급양대를 통해 자율메뉴 편성결과를 확인해 급식안정성을 검증하고 우수사례를 전파하는 등 자율 부재료 구매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리병(사진 제공 = 육군)
장병들(사진 제공 =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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