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은행과 일부 비은행금융기관 간 기대손실액 연계 더욱 강해…전이지수도 상승

▲ 금융업권간 대출금액 및 기대손실액의 상호연계성(2017년 6월말 기준)(자료 = BOK 경제연구)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과 일부 비은행금융기관(농·수·축협, 비카드 여전사)간 기대손실액 연계가 더욱 강해지며, 전이지수도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1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BOK 경제연구 '금융업권별 소비자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스템 리스크 분석'을 보면 금융업권별 대출액 및 기대손실액 네트워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가계부채가 초래하는 시스템 리스크는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했다.

시스템 리스크를 나타내는 전이지표는 2012년 1분기 ~ 2013년 2분기 동안 상승한 다음 최근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2017년 이후에는 소폭 상승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가계부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금융기관과 고객 간 네트워크, 특히 여러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고객(이하 복수기관 거래차주)의 채무불이행이 유발하는 시스템 리스크를 파악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금융기관 간 대차거래 네트워크 분석과 비교해보면 이 보고서의 분석은 보완적인 성격을 가지며, 가계부채가 초래하는 직접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하는 측면에서는 비교우위가 존재했다.

분석방법으로 먼저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패널자료(2012년 3월 ~ 2017년 6월)를 이용해 복수기관 거래차주의 금융업권별 대출을 파악하고 이들 대출이 형성 하는 금융업권별 대출액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금융업권은 은행,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농·수협 단위조합, 보험사, 카드사, 비카드 여전사, 종금·투신·창투·증권사, 보증기관 및 우체국 등 총 10개로 분류했다.

다음으로 복수기관 거래차주의 채무불이행 확률 및 기대손실액을 차주별로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대손실액이 금융업권별로 어떻게 얽혀있는지 나타내는 금융업권별 기대손실액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또한 시스템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이 네트워크상에서 특정 금융업 권과 거래하는 복수기관 거래 차주의 채무불이행이 여타 금융업 권에 미치는 손실 정도를 표준화된 지수로 나타내는 전이지표(contagion index, 2012=100)를 분석기간에 걸쳐 도출했다.

분석 결과 금융업권별 대출액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은행이 단독으로 동 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 대출규모 측면에서는 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임을 알 수 있었다.

금융업 권 간 연결선의 굵기로 표시되는 대출액 연계성을 보면 은행에서 대출받은 복수기관 거래차주가 주로 비카드 여전사, 농·수협, 카드사 등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리스크를 감안한 금융업권별 기대손실액 네트워크를 보면 은행 외 저축은행도 네트워크의 중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출 규모에 비해 저축은행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했다.

기대손실액의 연계성 측면에서는 은행은 농·수협 단위조합 및 보증 기관을 중심으로 대부분 금융업 권과 높은 연계성을 보이고 있으며, 저축은행은 카드사 및 비카드 여전사와의 연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수기관 거래차주를 자영업자와 비자영업자로 나누어 살펴보면 비자영업자와 달리 자영업자의 전이지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2015년 3분기 이후 상승세를 시현했다.

정호성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네트워크 모형을 이용한 시스템 리스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만 기존 연구에서는 금융기관 간 대차거래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이 이루어짐에 따라 금융기관과 고객 간 대출 네트워크가 유발하는 시스템 리스크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해 이 보고서를 가계부채를 중심으로 분석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차주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시스템 리스크가 2015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업권별 기대손실액 네트워크상에서 저축은행이 은행과 함께 중심을 이루고 있음이 밝혀진 만큼 은행 외 저축은행의 건전성 추이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네트워크상에서 저축은행과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의 건전성 변화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이지표 추이(자료 = BOK 경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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