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을 함께하는 극단, 내년 시즌 더욱더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들 펼칠 것"

▲ 경기도립극단 윤재웅 단원.
【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경기도립예술단은 ‘2020 시즌제’돌입을 앞두고 한창 무대를 준비하는 중이다. 이에 관한 경기도립예술단 단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릴레이 인터뷰의 세 번째 주자인 경기도립극단 윤재웅 단원이 경기도립극단 분장실에서 관계자들과 만나 간략한 자기소개와 함께 시즌제를 맞이하는 소감을 밝혔다.

▲ 첫 시즌제 준비 중인데 극단에서 시즌제에 대한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설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시즌제 라는 것이 행위 하는 예술가의 좋은 공연을 만들고자하는 욕구와 관객들의 좋은 공연을 보고자하는 예술적 욕구에 대한 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에서는 내년 3월에 선보일‘브라보 엄사장’을 준비중입니다. 제목만 보면 엄사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응원 같지만, 실제로는 한때 이슈가 되었던 미투사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엄사장은 가해자구요. 보통 이런 이야기는 피해자 중심인데 이 작품은 가해자를 중심에 두고 가해자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자기 잘못 정당화 시키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이야기입니다.
시대상의 이야기를 풍자, 비판합니다.

▲ 기존의 방식과 새로 도입된 시즌제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작품의 횟수와 종류가 많아지니까 준비할 게 정말 많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전에는 한 작품이 끝나고 다음 작품 준비했는데, 지금은 1년 동안 이루어질 작품을 미리 준비해야 하니까 거기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집니다. 공연과 공연사이 물리적으로 연습시간이 최소 2개월 정도가 필요한데, 지금은 부담감 커졌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며 또 다른 공연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즌제 라는 것을 많은 전세계 공연장에서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속단체가 있는 극장에서 시즌제를 시행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기도 하구요. 그나마 국립극장이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국립극장은 전통이라는 주제가 있어서 거기에 맞춰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즌제는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갈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기대도 있지만 걱정도 되는 거죠.

▲ 연극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극단과 함께한지는 2008년도에 입단해 11년이 되었습니다. 연극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관객과 소통해야 됩니다. 그러려면 시대상황과 같이 흐름을 해야 합니다.
지금 현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구하고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다른 분야와 차이가 있다면 연극은 말로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 직설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막대기 하나를 두고도 행위 하는 사람이 말로도 변화시킬 수 있고 비행기로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관객들을 설득시키고…. 그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신가요?

가능하다면 외부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게 되기 마련입니다. 여기와는 다른 외부의 분위기를 느껴보면 자극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립극단에도 외부배우들이 함께 하는 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들 간의 환기도 되고 도립극단의 장점을 그분들이 나가서 얘기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도립극단에 10년 넘게 있었는데 나아가야 할 방향 및 관객들에게 어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시즌제가 자리를 잡으려면 5년, 10년을 내다 봐야 합니다.
또 연극이란 것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가야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공감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흐름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작품이 창작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시즌제에서 저희들은 좋은 공연을 레퍼토리화 시킬 것이고 발전시킬 것입니다. 연극이 순수예술이라 공감을 얻기 힘든데. 도립극단이 과도기를 맞이하고, 시즌제를 통해 큰 전환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관객과 떨어진 연극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작품활동 하면서 시대흐름을 함께한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배역이 있으신가요?

탈북민을 연기했을 때입니다. 탈북자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탈북 루트가 쉽지 않고, 좌절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과정 속에서 좌절되는 분들의 이야기를 연기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객석 출입문을 열고 와서 관객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며 탈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고 탈북자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살도 뺐었습니다.

▲ 경기도민들 입장에서 극단에게 바라는 게 무엇일까요?

사명감입니다. 사실 경기도는 넓은데 공간은 한정적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 드리고 싶은데 환경이 제대로 안되어 있으니 공연의 형식을 제대로 못 갖춘 곳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도민들이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있지만, 좋은 공연이라는 것에 대한 열망을 가진 예술가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더 좋은 곳에서 더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소외됐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 시즌제에 대해 도민들에게 홍보를 한다면?

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는 단계에 있는데 도립극단의 역사가 오래됐지만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관객분들께서 인내심을 가지고 바라봐주시고 관심 가져주신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극단이 될 것 같습니다.

■ 프로필

- 윤재웅(현)경기도립극단 차석단원
- 출연작 : 매화리 극장, 날숨의 시간, 끌 수 없는 불꽃, 윤이상; 상처입은 용, 태양을 향해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