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기업에 대해 다른 나라가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 …보복관세 예고

▲ (자료 =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1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주요국 경제이슈'에 따르면 일부 투자은행(IB)들이 EU 국가들의 디지털세 도입으로 미국-EU간 무역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달 16일 유럽연합(EU)에 제출한 2020년 예산안 초안에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내용을 포함한 디지털세(web tax 또는 digital services tax)를 도입 방안을 담았다.

내용은 전세계 연매출 7억5000만유로(약 9600억원), 이탈리아내 연매출 550만 유로(약 70억원)를 초과하는 IT 기업을 대상으로 과세대상 매출액에 3% 세율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국가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주로 인터넷 광고 수익, 인터넷 상거래 매출 수익 등이 과세대상이다.

이는 2020년으로 예정되어 있던 부가가치세 인상을 철회하는 대신 추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이같은 조치로 세수가 연간 6억 유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EU 차원의 디지털세 부과 논의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며 일부 국가별로 도입을 추진되면서 글로벌 IT 기업을 다수 보유한 미국과 EU간 무역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유럽국가 중에서는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이미 도입해 시행중이다. 영국, 오스트리아 등은 2020년 도입을 목표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보고서는 "일부 투자은행(IB)들은 미국이 프랑스의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면서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7월 10일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썼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16일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EU 국가들의 디지털세 부과와 관련해 "미국 기업에 대해 다른 나라가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주요국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3분기 지표가 국가별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미국 경제는 고용 호조에 힘입어 소비를 중심으로 3분기중 1.9%(전기대비 연율)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민간투자는 전기대비 연율 -1.5%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호조(+2.9%)를 보이며 기여도 1.9%p로 성장세를 견인했다.

(자료 =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반면 유로지역은 전기대비 0.2%(속보치)로 전분기와 동일한 낮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는 자동차, 화학제품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이 부진한 데 주로 기인한 영향이다. 2분기 -0.7%에서 7~8월 -1.0%로 낮아졌다.

일본의 경우 3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기대비 0.6% 감소(전년동기대비 -0.9%)하였으며 전년동기대비로는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수송장비(-2.8%, 전기대비), 철강·비철금속(-2.9%), 전자기기(-1.6%) 등이 부진했다. 향후 제조업 생산은 중국의 경기둔화,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10월중 제조업 PMI는 48.4로 지난 2016년 7월(49.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료 =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중국인민은행은 경기 둔화에 대응하여 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edium-term Lending Facility) 금리를 3.2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201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중기유동성지원창구는 중국인민은행이 은행권에 담보대출 형식으로 중기 유동성(3개월·6개월·1년물)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는 현재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 책정시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로 시중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한다. 대출우대금리는 상업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최저 대출금리로 중국인민은행이 매월 20일 발표한다.

'주요국 경제이슈'로는 취업자수, 임금상승률 등 미국의 10월중 주요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전월 3.5% 대비 소폭 상승한 3.6%나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12만8000명 증가하고 시간당 임금도 전년동기대비 3.0%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일본의 경우 9월중 소매판매액이 전월동기대비 9.1%(전기대비 7.1%) 늘어나며 2014.4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달 1일 소비세율이 10%로 인상 직전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가계의 선수요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 향후에는 선수요에 따른 기저효과,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 등의 소비세율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며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四中全會)가 지난 달 28일부터 31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사회주의 제도 개선, 당 중심의 국가 통치 및 통치체제 현대화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선정했으며 경제 정책의 경우 향후 개최될 제5차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칠레에서는 지난 달 16일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그동안 누적되어온 소득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지난 달 18일 대규모 시위로 표출됐다. 정부의 지하철 요금인상 철회와 소득불평등 완화를 위한 일련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원유시장에서는 글로벌 석유생산이 3분기중 감소 전환했다. 글로벌 석유생산은 OPEC의 초과 감산이행, 미국 원유생산 증가세 둔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등으로 3분기중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글로벌 석유생산은 비OPEC 국가들의 증산 등에 힘입어 내년 이후 증가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나 OPEC의 감산 연장 및 확대 여부,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가능성 등이 원유생산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자료 =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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