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은 '정책 변화의 정도와 타이밍'등을 차별화시키는 요인"

▲ 임지원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은행)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과 차별화돼야 한다"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냈다.

임지원 위원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환율 변동과 통화정책간 연관성'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통화정책의 작동과정이 개별 경제의 금융·경제 구조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과 글로벌 경기와의 상관관계가 차별화되는 특징만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통화정책이 상이한 움직임을 보여도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양국의 경기 흐름이 동조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은 대개 양국 간 통화정책의 방향보다는 "정책 변화의 정도와 타이밍"등을 차별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치는 글로벌 경기 하강기에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움직임 자체는 경기하강 위험을 완충하는 역할로 작용한다"면서 "만일 특정 신흥국의 대외건전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될 경우 대외부채 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와 자본유출로 인해 통화가치 하락 정도가 크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전반적인 국내 금융상황을 긴축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실물경제와의 부정적 상호 작용으로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위원은 "이런 흐름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신용위험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률이 기대되어야 하는 바, 이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정책이 경기에 추가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원화가치 추이는 달러대비 환율이나 실효환율 모두 세계경제 성장률의 움직임에 동조화되는 이른바 경기순행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상승국면에서는 경기개선 정도를 제어하고, 하강국면에서는 하방 위험을 완충하는 등 통화정책의 경기안정화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 달러화와 같이 통화가치가 경기역행적으로 움직이는 경우 통화정책의 경기안정화 효과가 일부 상쇄된다"며 "다른 모든 여건이 동일하다면 통화가치가 역행적으로 움직이는 국가의 통화정책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선제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흥국 금리와 주요 선진국 금리는 어느 정도 격차가 유지되도록 요구되고 있다"며 "이는 당장 자본 유출을 우려해서라기보다는 미래 어느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불안정 리스크를 염두에 둔 일종의 헤지(위험회피) 또는 사전적 건전성 확보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원 위원은 지난 달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내릴 당시 이일형 금통위원과 함께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동결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