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12월호'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최근 반도체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경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자료가 나왔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12월호'에 따르면 그동안 IT기업의 메모리 구매 지연요인으로 작용해 온 단가 하락세가 상당폭 둔화됐으며,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내년 상반기 중 단가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평가했다.

D램(8Gb) 고정가격이 금년 8월 이후 하락폭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낸드(128Gb) 고정가격은 7월 이후 상승했다.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둔화됨에 따라 그간 반도체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서버부문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서버용 D램 설계업체의 실적이 최근 들어 개선되는 모습이다. 또한 지난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온 전세계 PC 출하량도 금년 2/4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했다. 2017년 –0.6%→2018년 -0.6%→2019년 1/4분기 –3.0%→2/4분기 +4.2%→3/4분기 +3.0%이다.

메모리 경기 관련 선행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로 주요 반도체 제조용 장비업체 매출액이 최근 개선되고 있으며, 북미 반도체장비 출하액도 지난해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도 메모리업계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여 상승했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감안할 때 최근 반도체 경기둔화는 그간의 투자 및 공급 증가에 따른 조정 과정으로 평가되며 메모리 수요처의 구매지연과 같은 전략적 행동이 반도체 경기의 하락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메모리 단가 및 전방산업 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메모리 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방산업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여 공급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지 못하면서 주기적으로 경기가 변동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라인 조정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어 2000년대 이후 전세계적인 메모리 수요가 감소하는 기간에도 수요 확대기에 늘어난 공급이 상당기간 유지되면서 단가를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증가에 대응한 투자 확대 → 수요 감소 → 경직적 공급 조정에 따른 단가 하락 → 매출 감소'의 과정을 반복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경우 1~2년 내 전세계 D램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올 들어서도 2017년 이후 투자 급증의 영향으로 상반기 중 큰 폭의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심화됐다.

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과점을 형성하여 가격변동폭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대규모 수요처와 제조업체의 전략적 행동에 따라 수급 여건이 결정되는데, 수요과점은 가격 하락기에, 공급과점은 가격 상승기에 각각 가격변동폭을 확대시키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수출물가는 자동차, 기계류 등 여타 품목의 수출물가에 비해 큰 폭으로 등락했다. 2018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단가하락 기대가 확산되면서 대형 IT업체들이 전략적으로 구매를 지연한 결과 단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한편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19년 12월호'는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부터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했다.

통화신용정책 운영과 관련하여 집필대상기간 중 세 차례(8월, 10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결정 배경이 상세하게 드러나도록 작성했다.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있어 주의깊게 살펴볼 주요 고려사항으로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및 금융안정 상황에 대해 최근 변화 위주로 간명하게 기술했다.

주요 참고 자료로는 반도체 수출 회복 가능성 점검말고도 우리나라 자본유출입의 특징,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여수신금리 변동 평가,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 배경 등을 수록했다.

보고서상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 가계대출은 정부정책 등으로 둔화 추세가 이어졌으나 10월 중에는 주택관련 대출수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되었으며, 개인사업자대출도 9월 이후 증가율이 소폭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앞으로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대출은 정부정책 등으로 증가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대출잔액이 누증되어 있는 데다 주택가격 상승, 대출금리 하락 등 대출 증가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관련 대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