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조원태, 공동 경영 유훈과 다르게 그룹 운영"…'한진가 불화설'수면 위로

▲ 사진 왼쪽부터 조현아, 조원태.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식입장 자료를 내고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영승계 관련 한진가(家) 가족간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한진그룹 측도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향후 '한진그룹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면서 "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면서 "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여 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23일 입장자료를 통해 "한진그룹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국민과 고객 및 주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및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곧 고 조양호 회장의 간절한 소망이자 유훈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하여 행사되어야 한다. 최근 그룹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변화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금번 논란으로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 전 부사장의 입장발표가 조 회장 경영체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5.31%,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6.47%다.

조 회장이 3남매 중 근소하게나마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명희 고문이 조 전 부사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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