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 감소폭 더 커진 '불황형' … 9개월만에 지난해 동월보다 증가 전환

▲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2018년 11월 흑자 규모(51억3000만달러)보다 8억4000만달러 늘어나 지난해 2월 이후 9개월 만에 전년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출과 수입 모두 두 자릿수 동반 감소해 '불황형 흑자' 기조를 나타냈다. '불황형 흑자'는 수입 감소분이 수출 감소분보다 커져 흑자를 내는 것을 말한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전보다 다소 늘어난 것은 상품수지가 지난해 11월 급감한 데에 따른 일종의 '기저효과'다. 지난해 11월은 반도체 단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출 부진은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월 반도체의 수출물가지수를 보면 반도체가 전년 동월 대비 33.0% 하락했고, 화공품과 철강이 각각 10.0%, 13.9% 하락한 바 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73억9000억달러로 전년 동기 75억 달러에서 1억1000만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 흑자 축소세는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상품수출은 465억달러로 1년 전 같은달보다 10.3%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째 내림세다. 한은은 글로벌 교역량 및 제조업 위축, 반도체, 화공품 등 주요 수출 품목의 단가 하락을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수입은 391억1천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1.7% 줄어들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원자재 위주로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각각 19.2%, 6.0%, 5.3%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행수지의 개선 등으로 전년 동월 21억9천만 달러에서 18억9천만달러로 축소됐다. 이는 중국인과 동남아인 위주의 입국자 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여행수지 적자는 9억5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13억5천만 달러 적자보다 4억 달러가 축소됐다.

11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51만명, 동남아인 입국자 수는 41만명으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5.0%, 7.5%씩 늘었다. 일본인 입국자 수는 2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8%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4%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9억7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전년 같은 달 대비 흑자 폭이 6억3천만 달러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직접투자 기업의 해외에 대한 배당금 지급 감소 영향으로 배당 소득 수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9천만 달러 적자다.

11월 금융계정은 53억4천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1억5천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1억4천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29억5천만달러 증가해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주요국 증시 호조 등 영향이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중 주식 투자는 44억2천만 달러 증가해 지난 2016년 3월 이후 4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18억8천만달러 감소해 지난 10월 증가한 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외국인 주식투자는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 축소 등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고, 외국인 채권투자는 해외발행 채권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2억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32억8천만 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19억1천만 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19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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