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창업1세대 막내려…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이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고인은 식민지 시대에 일본 유학 중 '풍선껌' 사업을 시작으로 롯데를 한·일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를 망라한 재계 서열 5위의 대기업으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고인은 1922년 10월 4일 경남 울산 삼남면 둔기리에서 농부의 5남5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42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에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이후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그는 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건 1967년이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그 해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롯데제과에 이어 롯데그룹은 1970년대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시켰다.

현 롯데백화점 본점인 '롯데쇼핑센터'를 1979년 12월 문열었고, 1984년에는 세계 최대 실내 테마파크인 잠실 롯데월드 사업을 추진했다.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유통, 식품, 호텔, 화학, 금융 등 93개 계열사를 둔 롯데그룹 창업 신화를 일구었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일본 롯데 경영을 맡은 신동주와 한국 롯데를 맡은 신동빈 사이에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3년 간 이어졌다.

총수일가 등의 횡령·배임 혐의 사건으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3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고령을 이유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졌고,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해 형식적으로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고인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과 벌금 35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유족으로는 1940년 동향 출신인 노순화 여사(1951년 별세)와 결혼해 낳은 장녀 신영자 전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 1952년 일본에서 결혼한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여사와 사이에 낳은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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