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영화로는 첫 수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감독상·최우수작품상

▲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과 배우들.(사진 = KBS TV 화면 캡처)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LA돌비 씨어터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에 올랐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마지막으로 발표된 최우수작품상까지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우리나라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건 101년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이다. 비영어권 영화가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것 역시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1억6000만달러(미국 3000만달러)의 흥행실적을 올렸다.

오스카는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영어로 된 영화에 상을 줘 왔다. 그동안 '외국어영화상'이라고 불렀던 상 이름도 올해 처음으로 '국제장편영화상'이라고 바꿨다.

봉 감독도 지난해 10월 미국 매체 '벌처'와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오스카상에 입후보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스카 상은 국제적인 영화 축제가 아니다. 그저 (미국의) 지역 축제일 뿐"이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사진 = KBS TV 화면 캡처)

'기생충' 제작자인 바른손필름의 곽신애 대표는 "상상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너무 기쁘다"면서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투자사이자 배급사인 CJ의 이미경 부회장은 "감사하다. 나는 봉준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트레이드 마크인 헤어스타일, 광기, 특히 연출 모두 좋아한다. 그의 유머감각을 좋아하고, 그는 정말 사람을 재미있게 할 줄 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 감사한다. 내 남동생 이재현(CJ 회장)에게도 감사하다. 한국영화 보러 가주시는 분들 모두가 영화를 지원해준 분들이다. 또한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주셨다. 감사하다. 그런 의견 덕에 저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것도 64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왼쪽) 감독과 한진원 작가.(사진 = KBS TV 화면 캡처)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