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저씨같은 인상… “역세권시장 재생사업은 마무리해야죠”

▲ 김해기 매산시장 상인회장이 카메라 앞에 포즈를 잡았다.

【수원=서울뉴스통신】 대담=김인종 편집위원장/글·사진=김동초 대기자 =

올해 5월이 임기... 주변상인들 연임 원해
누가 회장돼도 정리된 체계 만들어주고파
단함,화합 통해 쇼핑몰에 맞서 살아남아야
큰딸 공무원,둘째딸은 대학원생…한숨 돌려
회장직 마치면 시골 오가며 휴식 갖고파

수원시 22개 전통시장 중 수원역세권에 위치한 시장들이 꽤 많다. 상인회 사무김회장은 물건을 하나도 건지지 못해 망연자실상태로 한 동안 절망에 빠져있었다고 했다.

그때 구원의 손길이 뻗어온 것이다. 김해기 상인회장과 그 동안 거래했던 거래처 신발도매업체에서 아무 담보도 없이 물건을 계속 공급해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김해기 상인회장이 얼마나 신의를 지키고 성실하게 살아왔나 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해기 회장은 이를 악물고 한 10년간을 죽기 살기로 장사에 매달렸다고 했다. 하루는 새벽에 동대문으로 물건을 띠러 올라가 한 자루는 지고 한 자루는 들고 전철을 타고 내려오다 잠이 들었는데 수원역에 도착해 깨어보니 마대자루 하나가 없어졌었던 사실을 알고 몹시 속상하고 슬퍼했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렇게 한 15년 최선을 다해 장사를 해서 빚도 갚고 조금만 빌라도 하나 마련 할 수 있었다며 담담하게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에선 전 후 베이비부머 시대의 여느 아버지들처럼 희생과 고통의

숙명을 공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운송수단인 차량이 필요했고 드디어 중고소나타를 구입 할 수 있었다며 어린이 같이 좋아하는 표정도 스쳐갔다.

당시 매산시장은 1기 상인회장을 이용채씨가 맡고 있었고 김해기 상인회장은 주거지역에서 통친회(통장친목회)회장을 한 5년 맡으며 주변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며 매산시장 감사직을 맡고 있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당시 매산시장의 상인들과 점포들을 파악하고 정리한 자료로 2011년 1월, 수원시에 수원시 인정시장으로 등록을 했고 나름대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리고 2017년 5월 3기 매산시장 상인회장으로 취임했고 지금은 4기를 연임 중으로 2020년인 올해 5월에 임기가 끝난다고 했다.

본인은 그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힘도 들고 해서 이젠 회장직에서 내려오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상인들은 현재 역세권시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인 ‘도시재생 별도 활성화사업’을 마저 마무리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위의 두 사업은 80억 원의 예산으로 5년간 진행되는 사업이다. 앞으로 역세권시장들의 전망이 좌우될 정도로 중요한 사업으로 그 비중이 남다르다고 했다.

그래서 김해기 상인회장은 한 번 더 상인회장직을 맡아 2022년까지 하면 어는 정도 사업의 윤곽이 정해지고 자신도 큰 부담 없이 물러설 명분과 시기가 될 것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매산시장 상인회의 총무가 자신 밑에서 시장업무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있고 아직 50대 초반이라 젊음과 의욕이 자신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또한 2022년 5월까지 앞으로 2년 이상 시장업무를 배우면 충분히 상인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나름대로의 앞날을 예정하기도 했다.

본인은 앞으로 매산시장의 후임 회장들이 좀 더 정리된 체계 안에서 시장업무를 볼 수 있도록 기본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 게 가장 시급한 임무라고 했다. 그리고 시장상인들이 화합과 단합을 통해 대기업의 거대 유통과 쇼핑몰에 맞서 최대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과 기반을 마련하는 게 사명이라고 했다.

회장직을 그만두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엔 강원도 영월에 작은 부지를 하나 구입해 놓았고 그 곳에 농막을 하나 설치해 놓았다고 했다.

컨테이너 식이라 기본적인 식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있어 아주 내려가 생활을 할 수는 없지만 가끔씩 내려가 한 두 달 정도는 지내다 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 곳의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에서 전원적인 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강원도 영월에만 내려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영혼이 편해진다고 했다. 언젠가 영월에 가면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고 소탈한 웃음으로 사람들을 반겨주는 김해기 회장을 그 곳에서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김해기 상인회장에게 좌우명을 묻자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하면 “가는 길에 뜻이있다”라고 했다.

바람직한 삶을 묻자 “웟 사람을 공경하면서 살면 모든 게 평화로워진다”는 말을 했다. 다 맞는 말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 중에 부러운 인물을 꼽으라면 아마도 나는 김해기 수원시매산시장상인회 회장을 꼽을 것 같은 푸근하고 부러운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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