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시장 축소 및 RP시장 확대…신예대율 도입, 단기금융시장에 영향 미쳐…공개시장운영 결과, 금융시장의 안정도모

▲ (자료 = 한국은행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캡처)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30일 한국은행은 2019년중 우리나라 단기금융시장(콜, 환매조건부매매, 양도성예금증서, 기업어음, 단기사채)의 현황 및 주요 이슈에 대한 분석을 담은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355조원으로 2018년(302조원)에 비해 17.5%(+53조원) 증가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세이다.

시장별로 보면 기업어음(CP) 및 환매조건부매매(RP) 시장 규모가 2018년에 비해 각각 24조1000억원(+15.2%), 17조2000억원(+22.8%) 증가해 단기금융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단기사채 및 양도성예금증서(CD) 시장의 규모도 각각 8조8000억원(+19.1%), 4조5000억원(+51.7%) 증가했다.

특히 CP시장은 신예대율 준수를 위한 은행의 정기예금 조달수요로 인한 SPC의 정기예금 ABCP 발행 확대 등으로, RP시장은 채권형 헤지펀드와 증권사의 채권투자 확대 등으로 증가폭이 2018년보다 크게 확대됐다.

한편 콜시장은 은행의 규제비율 준수 및 금리 메리트에 따른 RP 운용 확대 등으로 전년(-2조8000억원, -17.3%)에 이어 1조8000억원(-13.3%) 감소를 기록했다.

(자료 = 한국은행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캡처)

콜시장 규모는 2010년 시작된 비은행 금융기관의 단계적 콜시장 참가제한 조치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RP시장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시장으로 자리잡으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콜시장은 2015년까지는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감소했으나 제도 개편 완료 이후에는 은행의 콜거래가 꾸준히 줄어들어 전체 콜시장 축소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콜론 한도 도입으로 은행의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제약된 데다, LCR 규제 등이 은행의 단기자금조달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콜머니 거래가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이 일시 여유자금을 금리 메리트가 높은 RP로 운용하는 규모를 확대한 점도 콜론 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

한편 RP시장은 레버리지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헤지펀드 성장세 지속과 증권사의 자산확대 등으로 RP매도를 통한 자금조달을 크게 늘리면서 큰 폭 확대됐다. 또한 RP가 비은행 금융기관의 여타 자금조달수단보다 조달비용이 낮은 것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가세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간의 단기금융시장 개편은 콜시장의 신용리스크 완화 및 은행 자금조절시장으로의 성격 강화, RP시장의 비은행 자금조달시장으로의 자리매김 등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향후 콜거래 축소가 지속될 경우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 저하 등 규제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 = 한국은행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캡처)

지난 1월부터 가계대출 억제 및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시행된 신예대율 규제는 국내 단기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2019년중 신예대율 규제에 대응하여 대출금 축소보다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예수금 확대 노력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콜차입보다는 CD,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렸다. 이에 따라 2019년 국내은행의 콜차입은 일평균잔액 5조원으로 2018년(6조6000억원)보다 축소됐다.

CD 발행량은 2019년 30조1000억원으로 2018년(21조3000억원)보다 41.5% 증가하였다. 또한 은행의 대규모 정기예금 조달수요로 SPC의 정기예금 ABCP 발행이 큰 폭 확대됐다.

2019년 일반은행 정기예금은 2018년에 비해 56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40%인 22조1000억원이 정기예금 ABCP 형태로 조달됐다.

한은 관계자는 "2020년에는 신예대율 규제가 단기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2019년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이 이미 신예대율을 준수하고 있어 CD 발행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정기예금도 고비용성 수신인만큼 2019년과 같은 증가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 한국은행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캡처)

2019년중 공개시장운영은 신축적인 유동성 조절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도모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중 유동성 조절 필요규모(평잔 기준)는 187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발행, RP(순)매각, 통화안정계정 예치 규모 등을 축소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했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세출입 등 일시적인 지준공급 변동이나 시장 내 채권수급 상황 등 시중 유동성 사정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유동성을 조절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정례적인 공개시장운영 및 비정례 RP매입 등을 통해 분기말이나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내 일시적인 초단기시장금리의 급변동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2019년말에는 미국의 RP금리 급등 사례 등에 유의해 12월 중순 이후 총 10.5조원 규모의 단기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여 국내은행들의 자금공급 여력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연말 MMF 환매 증가, 대규모 정부여유자금 회수 등에도 불구하고 RP시장에서의 자금수급 불일치가 상당 부분 완화되고 금리 변동성도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으로 2019년중 콜금리와 RP금리는 각각 기준금리 또는 기준금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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