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역 '담박' 대표 변호사로 취임…"의뢰인의 애로사항 경청에 힘쓰며, 권리구제 위해 최선 다할터"

▲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보호에 더욱 힘쓰겠다"는 조희진 변호사.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조 변호사~. 30년 가까이 검사로 불리다 직함 호칭이 바뀌니 낯설기는 하네요. 저보다 저를 아는 분들이 호칭에 더 어색해 하세요. 여전히 검사장으로 부르는 분들도 계시고요. 차차 익숙해 질 것으로 생각해요"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 9월 서울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14일 오후 5시 개업 소연을 가진다고 11일 전했다.

"변호사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평소 아껴주시던 검찰 선·후배, 동료, 친지 여러분을 모시고 조촐한 소연을 마련하고자 해요"

소연이 진행될 변호사 사무실은 서초역 1번 출구 노상에 있는 '담박'(淡泊·서초구 서초대로 250 스타갤러리브릿지 11층)이다. 변호사 13명 포함하여 직원은 모두 22명. 조희진 전 검사장은 대표 변호사다.

조 변호사는 지난 6월 22일 28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민간인으로 돌아왔다. "퇴임 후, 많은 분들이 그동안 고생했으니 충분히 쉬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나름대로 독서와 여행, 친구도 만나면서 휴식을 취했어요. 법학 박사과정을 밟으려고 9월부터 모 법학대학원에 입학 신청도 했어요. 공부도 하고 집필도 해볼까 했지요. 그러나 법조 현장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더 컸어요"

그래서 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는 조 전 검사장은 1962년 충남 예산 출신. 서울 성신여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캠퍼스 대학원에서 법학과 석사를 마쳤다.

1987년 제 2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사법시험에 합격한 전체 정원 300명 중 여성은 단 8명. 그때부터 조 전 검사장은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1990년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임관 후 그가 움직일 때마다 늘 '여성 1호'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법무부 과장(여성정책담당관, 98년),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4부 부장검사(2004년~2005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공판2부·형사7부장, 2007~2008년), 고양지청 차장(2009년), 천안지청 지청장(2010년). 이어 2015년 국내 최초의 여성 검사장이 되어 제주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던 2017년 7월, 여검사로서는 국내 최초로 검찰총장 물망에까지 올랐다. 그 해 미국 LA에서 개최된 '세계한인검사대회'에서 '선구자상(Pioneer Awards)'을 수상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17년 8월부터 퇴임직전의 마지막 부임지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봉직했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 변호사의 수는 대략 7천여 명. '여성 1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조희진 전 검사장은 많은 여성 변호사 중 한 명이 됐다. 공직 바깥 세상으로 나온 조 변호사는 다른 여성 변호사가 이미 다져놓은 기반을 딛고, 그들 뒤를 따라가야 한다.

'검찰의 누님'으로 불렸던 조희진 변호사는 "그동안 검사로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사명감을 단 한 번도 잊어버린 적 없었어요. 검사와 변호사가 목표를 향한 실천 방법은 다르겠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가겠습니다"

조 변호사는 검찰 재직시 일반 형사사건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환경, 조세, 금융, 사이버 범죄 등 다양한 전담을 거쳤다. 특히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 시절 전국 검찰에 가정폭력 전담을 신설해 성폭력, 아동학대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많은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그간 처벌에만 집중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의뢰인의 어려움을 살피고, 경청해 권리구제에 신경 쓸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최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을 가진 조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보호에 더욱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4일 오후 5시 개업 소연을 연다"는 조희진 대표 변호사의 사무실 '담박(淡泊)' 오픈식 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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