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도시는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발명품이다. 도시는 그저 바라만 보는 작품이 아니다. 맥박이 뛰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

수부도시-수원, 도심 곳곳이 활기를 띠던 다운타운이 노후화되고 정주(定住) 인구마저 감소하는 등 지역침체가 악화됐다. 급기야 수원중·고교 주변인 매교동, 인계동, 교동, 세류동 등 4개 구역 660,236㎡가 재개발된다. 칙칙한 도심의 미관이 바뀐다. 반가운 일이다. 성공적인 도심 재개발을 꾀하고 있는 수원시다.

지역발전을 기반으로 시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일이기도 하기에 그렇다. 첨단 IT와 새로운 도시공학이 접목된 U-City로써 새로운 도시의 패러다임을 실현해야 뜻이 깊다. 이 역시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도시는 인간 스스로의 의지를 만들어 낸 인공 환경이다.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자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터전이다. 우리 헌법에는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존에 살던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는 작업에 들어가면서 9,062세대 22,836명이 시내 다른 동이나 인근 지역으로 이주했다. 아직도 철거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새로 들어설 신규아파트에 11,799세대 29,733명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도시의 도심 공간은 사람이 꼬이는 활력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도시 공간은 단지 물리적 장소만 조성하는 게 아니다. 공공 공간에 걷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장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운 도시가 돼야 한다.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해 건강한 녹색도시를 실현해야 한다. 녹색은 생명의 색이다. 넓은 근린공원이 여러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공간도 복지의 대상이다. 시민의 삶은 거주하는 공간과 분리될 수 없다. 사람 중심의 생활 SOC를 확충한다. 모든 세대와 계층에게 필요한 시설과 서비스를 지역의 요구에 맞춰 적절한 공간으로 공급한다. 공공시설도 알차게 들어서야 한다.

어린이들이 책과 함께 꿈을 키워가게 하기 위한 어린이도서관, 노인들의 여가장소인 노인정, 전시장과 체육시설 등 생활SOC가 중요하다.

도시는 일터다. 일자리 창출과 자족도시 기능을 높이는 주거단지가 돼야 한다. 더 이상의 베드타운은 안 된다. 사람 향기 품은 지속 가능한 도시 재개발이어야 한다. 지속가능발전은 끝이 없는 무한한 성장은 아니다. 자연환경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발전하자는 것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복한 발전을 뜻한다. 도시의 열악한 물리적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재개발사업이다.

도심 공간변화다. 유엔 해비타트(Habitat)가 결의한 신도시 의제의 핵심주제가 '도시에 대한 권리와 모두를 위한 도시'가 아닌가. 도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회와 서비스를 도시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랜드마크(Landmark)는 도시의 상징이다. 문화와 쇼핑, 오락과 교육 기능을 부여한 복합단지를 조성하여 랜드마크를 부여하고 삶의 질을 높여가야 한다.

도시민들이 즐겁게 놀기, 운동하기, 새로운 지식의 바다로 항해하기 등을 실현할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서서 시민들의 행복체감을 높이게 해야 한다. 또한 교통은 도시의 혈액이다.

도로망이 어디로든 자유롭게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지상주차장을 최소화하고 지하주차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수원은 개혁군주 정조가 탄생시킨 개혁도시로 220여년이 지났다.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도시가 아닌가. 물론 화성 4대문 안 도심은 특정한 목적에 건설된 계획도시다.

하지만 도시화로 뻗어나간 4개 구역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가장 인접한 지역이다. 도심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오랜 세월 흘러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해지고 외관도 눈에 거슬렀다.

산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인류는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끊임없이 도시를 건설해왔다. 아무쪼록 수원시승격 70년만의 대단위 재개발지역이 역사에 길이 남을 도시로 재탄생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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