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우리 사회의 커다란 숙제는 일자리다. 백약(百藥)이 무효랄 정도로 일자리 정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주소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현황판 을 보며 직접 챙기겠다고 할 때 일자리 문제가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었다.

하지만 국정과제 1호 일자리 성적표는 바닥이다. 최근 통계청의 근로형태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년 사이 정규직은 35만여 명 줄고, 비정규직은 86만여 명 늘었다.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억지로 만드는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이거나 자투리 업무다. 경제 침체 국면에서 재정투입은 필요하다. 우물을 파려면 물이 나올 만한 곳을 파야 한다. 경제의 어려움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세상은 전과 다름없이 흘러가고 있어 걱정이다.

수원시가 100세 시대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신중년들에게 맞춤 일자리와 재취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주 ‘신중년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개관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전용면적 500㎡에 가까운 규모의 센터는 사무실, 강의실, 회의실, 상담실, 동아리실 등을 갖췄다.

앞으로 중장년층에게 적합한 일자리 발굴과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한다. 이를 통해 퇴직 후 제2의 인생설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센터가 주도한다.

청년층이나 노인층이 다 힘들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신중년세대 일자리 문제 해결은 시급한 과제다.

수원시에는 신중년층인 50~64세 인구가 26만35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노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는 낀 세대이자 힘든 세대다. 아직 자신의 노후도 준비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신중년층을 위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 정책도 노인과 청년에 집중돼 있어 신중년세대는 사각지대에 놓인 처지이기에 그렇다.

5060세대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자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는 든든한 기둥이 아닌가. 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평균 퇴직연령이 49.1세다. 손을 놓고 쉴 수 없는 세대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신중년세대가 현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자 ‘인생이모작센터’를 설립했다”면서 “오로지 신중년만을 위한 공간에서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져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개관 취지를 밝혔다.

그동안 수원시는 사회공헌활동 지원 사업을 통해 87개 기관에서 540여 명의 신중년이 사회서비스 분야 봉사를 겸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경력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에도 144명의 신중년층을 연계한 디딤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의 복지는 일자리의 제공이다. 일자리는 정치인들이 모여 경제를 살리자고 합의하고 무슨 대책기구를 만든다는 식의 구호적 접근을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인생이모작지원센터가 성공하려면 신중년층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장 시급히 풀어야 할 것들은 어떤 것인지 등을 상담이나 설문지 조사를 통해 알아야 한다.

그저 탁상에서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는 충족을 시킬 수 없다. 일자리 희망 신중년층의 인력풀을 구축하고 신중년층이 지닌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일자리 발굴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준비하기위해서는 인생재설계 교육, 직업능력 개발, 적성탐색 등이 뒤따라야 한다.

혹시 은퇴로 인해 축 처질 수도 있다. 한 신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가 자칫하면 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 계층하락의 불안 속에 현재를 살고, 미래에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는 절망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신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심리상담 컨설팅이나 건강관리 사업도 필요하다. 인생이모작센터가 신중년층에게 즐겁고 활기찬 삶을 위해 취미를 살리고 혼자보다는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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